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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주간지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각국의 대응을 비교해본 결과 “일본의 정치가 최악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일본정치인의 문제로 “자신의 언어로 말하는 것을 못한다”고 꼽았다.
그는 자신의 언어로 유권자와 소통하려 노력한 정치인으로는 전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 와 전 일본 총리 다나카 가쿠에이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과 배교 하면 지금 많은 일본 정치인은 어떻게 봐도 자신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 서툴다”며 “지금 총리(스가 요시히데)도 종이에 쓰인 것을 읽고 있지 않나 “라고 말했다.
내 생각에는 “종이에 쓰인 것을 “읽는다는 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언어로 말하는데 담을 쌓은 대표적인 정치인들 중에서 한 사람이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중 “정치적인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에 구애 받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한다는 관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표현에 능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분류하고 싶다.
“정치적인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란 사회통합적 소통이 과제였던 198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된 사회운동으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성별, 인종, 종교 그리고 국가 등에 편견과 차별이 드러나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에스키모” 대신에 각각의 민족을 뜻하는 “이누이트, 유픽, 알류트”등으로 로 바꾸어 부르고 성경을 번역 할 때 “형제”를 “형제 자매”로 호칭하는 것 등을 말한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 어원이라는 혐오감 때문에 그리고 “형제”는 남성 우월주의를 표현하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형제 자매”로 고쳐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불법체류자(illegal aliens)”를 “미등록 외국인(undocumented foreign national” 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치적인 올바름”에 속하는 언어이다.
일본사람을 “쪽바리” 또는 “왜놈” 이라고 부르거나 중국사람을 “떼놈” 또는 “짱꼴라”라고 부르는 것도 “정치적인 올바름”을 거부하는 언어이다. 좀 귀찮더라도 말을 골라서 쓰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뜻이 함께 전달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을 “어르신” “절름발이”를 “장애인”이라고 고쳐 부르는 것도 예를 들면 “정치적인 올바름”에 속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의 나라에서 유색인종을 차별하고, 미등록 이민자를 모욕하고, 공정한 기회의 나라에서 경쟁에 뒤 처진 사람을 조롱한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겨 성적 매력이 넘쳐야 훌륭한 여성이라고 말한다. 약자를 보호하는 전통을 무시하고 장애인을 조롱한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이슬람 신자들을 등록시키고 관리 해야 한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정치적인 올바름”을 전면 거부했다. 비록 대중적 호감은 떨어지지만 위선적인 사회 규범을 비난 함으로서 “속이 후련하다”는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했다. 트럼프의 품위 없는 언행과 무례한 막말이 “정치적인 올바름”이라는 위선을 격파하는 모양새를 띄게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을 할 때 A4용지에 의존하는 현상은 “정치적인 올바름”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비록 A4용지를 보고 읽지는 않았지만 지난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처분을 재가하면서 “법무부 장관이 징계 제청을 하면 대통령은 재량 없이 징계 안을 그대로 재가하고 집행하게 된다”고 청와대 참모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 대표적인 것이다.다시 말하면 서울 행정법원이 윤석열총장 “정직 2개월”징계처분집행정지 신청을 받아 들여 윤총장의 총장직 복귀 결정을 내리더라도 문대통령은 법무장관의 제청을 가감 없이 재가 했으므로 문대통령 자신은 아무 책임이 없다라는 포석을 깔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국가 위기 관리 센터에서 “코로나 19 수도권 방어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 후 나흘이 지난 지난 13일 중앙 방역대책 본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 19 신규 확진 자 수가 103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확진자 수로 최다 기록이다. 이 경우에는 그렇다고 A4를 써준 사람의 핑계를 댈 수 가 없다. 왜냐하면 A4의 내용을 읽는 사람은 최소한 A4를 써준 사람의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A4읽기에서 최근 자신의 허점을 드러냈다. 앞으로 문대통령 자신의 판단력이 A4에 반영 되지 않으면 문대통령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은 임기 내내 A4를 써준 사람이 시키는 대로 대독 하는 대통령의 수준을 벗어 날 수 없을 것 같다.
앞서 윤석열 총장이 서울행정법원에 정직 징계에 대해 징계처분집행정지 신청을 내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말 대통령과 싸움을 할거냐”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문대통령은 아주 무서운 분”이라고 “ 했으며 민주당 의원 모임도 “검찰총장이 대통령에게 항명하는 모습은 비상식적 반발”이라고 규정 했다. 대통령을 옛날 왕조시대 왕처럼 받들고 충성하라는 훈계처럼 들린다.
왕조 시대 임금님의 뜻은 측근들의 충성 경쟁을 통하여 어김없이 이루어 졌다. 열왕기(열왕기상권 21장 1절에서-16절)에 측근들이 임금의 뜻을 차질 없이 구현하기 위해 음모를 음모를 꾸미는 장면이 잘 묘사 되어 있다:
“아즈르엘 사람 나봇이 이즈르엘에 포도 밭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포도 밭은 사마리아 임금 아합의 궁곁에 있었다.아합이 나봇에게 말 하였다.“그대의 포도 밭을 나에게 넘겨 주게.그 포도 밭이 나의 궁전 곁에 있으니, 그것을 내 정원으로 삼았으면 하네.그 대신 그대에게 더 좋은 포도밭을 주지.그대가 원한다면 그 값을 돈으로 셈하여 줄 수 도 있네” 그러자 나봇이 아합에게 말 하였다. ,주님께서는 제가 조상에게서 받은 상속 재산을 넘겨드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아합은 속이 상하고 화가 나서 궁전으로 돌아 갔다.아합은 자리에 누워 얼굴을 돌리고 음식을 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 이제벨이 들어와서 물었다. ,무슨 일로 그렇게 속이 상하시어 음식조차 들려고 하지 않으십니까?, 임금이 아내에게 말하였다 실은 이즈르엘 사람 나봇에게 ‘그대의 포도 밭을 돈을 받고 주게. 원한다면 그 포도 밭 대신 다른 포도밭을 줄 수 도 있네’ 하였소. 그런데 그 자가 ‘저는 포도밭을 임금께 드릴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 한 것이오. 그러자 그의 아내 이제벨이 그에게 말 하였다. ‘이즈라엘에 왕권을 행사하시는 분은 당신이 십니다. 일어나 음식을 드시고 마음을 편히 가지 십 시오. 제가 이즈라엘 사람 나봇의 포도밭을 당신께 넘겨 드리겠습니다’
그 여자는 아합의 이름으로 편지를 써서 그의 인장으로 봉인하고 그 편지를 나봇이 사는 성읍의 원로들과 귀족들에게 보냈다. 이제벨은 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단식을 선포하고 나봇을 백성의 첫 자리에 앉히시오. 그런 다음 불량배 두 사람을 그 맞은쪽에 앉히고 나봇에게 ‘너는 하느님과 임금님을 저주 하였다’ 하며 그를 고발 하시오. 그러고 나서 그를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이시오, 그 성읍사람들, 곧 나봇이 사는 성읍의 원로들과 귀족들이 이제벨이 보낸 전갈 그대로 하였다. 불량배 두 사람이 들어와서 그 맞은쪽에 앉았다. 불량배들은 나봇을 두고 백성에게 ‘나봇은 하느님의 임금님과 임금님을 저주 하였습니다’ 하고 말하며 그를 고발 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나봇을 성밖으로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인 다음, 이제벨에게 사람을 보내어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하고 전하였다.
이제벨은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합 임금에게 말하였다. ‘일어나셔서, 이즈르엘 사람 나봇이 돈을 받고 넘겨주기를 거절하던 그 포도밭을 차지 하십시오. 나봇은 살아 있지 않습니다. 죽었습니다’ 나봇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아합은 일어나 이즈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 밭을 차지 하려고 그곳으로 내려갔다.
민주국가에서는 왕조시대의 절대 왕정과 달리 국가의 기본질서를 정하는 기본 틀은 헌법과 법률이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 12부(부장 홍순욱)이 지난 24일 윤석열 총장측이 추미애 법무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며 “대통령이 신청인(윤석열총장)에 대해 취한 2개월의 정직 처분은 본안 소송의 판결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여권 인사들은 ‘사법의 과잉 지배’ 사법부 쿠테타’ 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김두관 의원은 국회에서 윤석열 총장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 할 것을 공언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정의의 여신 디케(dike)는 두 눈을 붕대로 가린 채 칼과 저울을 들고 있다. 두 눈을 가린 것은 (권력의) 부당한 압력이나 이해 관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상징이고 칼과 저울은 공평하게 법을 집행하겠다는 의미이다. 여당 사람들은 법원의 판사가 눈가리개를 풀고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한 징계 2개월에 대한 집행정지 처분을 인용하지 않았느냐 라고 힐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사의 정직2개월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법과 제시 된 증거에 의해 내린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격려 하고 싶다.
법에 대한 정치적 눈가리개가 풀리면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이현령 비현령을 저지르게 된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총장을 기수를 파괴하면서 검찰총장에 발탁 할 때 문대통령이 쓴 표현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당부 한 것도 준 사법기관인 검찰에서 피의자를 수사하고 기소할 할 때 정치적 눈가리개를 풀지 말라는 뜻이었다.
윤석열 총장은 조국전법무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할 때 정치적 눈가리개를 풀지 않고 엄격하게 수사하여 당시 집권여당으로부터 먼지떨이 식 수사라고 공격과 비난을 받았다.
최근 법원은 조전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 표창장 위조 등 11개 협의를 인정 징역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15개협의중 11개가 유죄가 되었다.
집권여당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태도를 부정적으로 바꾸게 된 계기는 조국 전 법무장관일가에 대한 수사 때문이다. . 1년여의 세월이 흘러 최근 조전장관부인에 대한 1심판결이 난 지금 윤석열 총장의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했음이 입증되었다. 그 동안 협의를 부인하며 “법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공언했던 조 전장관은 본인의 재판은 물론 부인 정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서도 진술을 거부해 빈축을 샀다.
법무부징계위원회회에서 윤총장에 대한 징계사유로 든 8개중 4가지를 인정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징계사유 네 가지는 1)재판부 분석 문건 2) 채널A사건 감찰 방해 3)채널A 수사방해 4) 국감장에서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인한 위신 손상이다.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각각의 사유와 징계과정의 절차에 대한 면밀한 심리를 거친 뒤 결론을 내렸다. 이번 법원의 판결로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가 상당부분 무리수였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지난 24일 윤석열총장에 대한 징계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임명권자로서 국민에게 혼란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한바 있다.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제한할 헌법적 지위를 지닌 법치국가의 원칙들은 정치적인 셈법과 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또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는 개인을 정치적인 희생물로 삼기 위한 정치 사법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를 강행하려다 법원의 제동으로 좌절되자 이번에는 집권여당에서 윤석열 총장의 탄핵을 들고 나왔다. 민주당의 김두관의원과 열린 우리당의 최강욱의원이 그 선봉에 서 있다. 추미애 장관이 추진하려다 실패한 징계도 정직 2개월인데 국회에서 탄핵을 하겠다니 이현령비현령(이(耳)현(懸)령(鈴) 비(鼻)현(懸)령(鈴))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총장을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하여 쫓아내고 검찰의 기소권을 바람개비처럼 자의적으로 돌아가게 하려는 집권여당의 불순한 움직임을 국민들이 언론기관과 연대하여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분쇄해야 한다.
“국가의 목적을 실현하는데 사용되는 강제력은 법에 의해 통제되어야 하고, 그 힘은 스스로 절제되고 또 원리에 입각하여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도록 사주 받은 군중(백성)을 동원하여, 무죄한 나봇을 죽여 그의 포도원을 빼앗은 사악한 사마리아 왕 아합과 왕후 이사벨의 꼴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한국의 법치주의와 정의문제”(김일수 지음, 세창출판사)중에서
오늘은 2020년 12월 마지막 주 월요일 입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불안 속에서 행동을 제약 받는 가운데 전전긍긍하다 한 해가 다 가버렸습니다.. 아직은 변변한 치료재도 없고 백신도 이용할 수 없으며 설상가상으로 수도권에 중환자를 위한 병실도 여유가 없다는 뉴스를 들으며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코로나로 백신이 전국민에게 접종되여 나라 전체의 면역력이 확보 될 때 까지 여러분 모두 조심하시고 건강을 잘 지켜 나가시기 바랍니다. 올 한해 제가 쓴 글을 읽고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2021년 신축년 새새 에 다시 문안인사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