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꽃민들레(Taraxacum coreanum)는 한반도, 일본 등에 분포하는 토종식물입니다. 요즘은 민들레를 재배하여 이용하기도 합니다. 전남 고흥군 과역면에서 토종 흰꽃민들레를 무농약으로 10여년간 재배해온 정정신 농가로부터 토종민들레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꽃받침이 위로 향하면 토종민들레
국내에서 흔히 보게 되는 노란꽃 민들레는 귀화하여 토착화한 "서양민들레"가 대부분이며, 들판에서 토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노란꽃 민들레 중에도 토종은 있지만, 흰꽃민들레는 토종만 존재하고, 토종과 귀화종의 가장 큰 형태적 차이는 꽃받침에 있습니다. 꽃받침이 완전히 젖혀져 있으면 서양민들레이고, 토종민들레는 꽃받침이 거의 대부분 위쪽으로 서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형태적인 차이는 뿌리인데, 토종은 뿌리가 몇 갈래로 갈라져서 자라며 귀화종 서양민들레는 직근성으로 곧은 뿌리가 하나인 것이 보통입니다. 민들레는 다년생 식물인데, 6-7년이 넘은 흰꽃민들레를 보면 꽃대와 뿌리가 굵고, 뿌리는 3-4가닥으로 갈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토종민들레만이 일편단심
서양민들레는 겨울철만 제외하고 연중 꽃이 피고 열매가 만들어져 번식이 강합니다. 씨앗도 발아율이 높아 종자번식이 잘 되는 특징이 있지만, 토종 민들레는 고흥군 기준으로 4-5월에 대부분 꽃이 피고, 토종민들레끼리의 꽃가루만 받는다고 하여 "일편단심"이란 말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양민들레 꽃가루를 받거나 토종 꽃가루를 받지 못한 씨앗은 형태는 갖추었지만 발아율이 상당히 낮으며, 토종 흰민들레만 재배하는 밭에서 채취한 종자의 경우에도 수정률이 낮아서 발아율이 20%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토종민들레는 잎채소로 재배할 수 있어
흰꽃민들레는 종자 번식률이 대단히 낮아 다양한 번식방법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종자는 휴면성이 있고, 빛이 있는 곳에서 싹이 트는 광발아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종자발아를 시도하려면 냉장고에 보관하였다가 파종하고 흙은 깊게 덮지 않는 것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번식 방법 중에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포기를 나누어 심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옮겨 심을 때는 뿌리 위쪽의 잎을 잘라주고 옮겨 심어야 활착이 잘 됩니다.
토종민들레의 재배 중 가장 어려운 점은 6월경 발생하는 흰가루병과 진딧물인데, 무농약 재배에서 흰가루병에 대해 효과적인 것은 유황합제였다고 합니다. 잎을 베어 수확한 뒤 거름을 주면 다시 잎이 나오는 특성이 있어, 이를 이용하면 연 4회 수확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면 뿌리채로 수확하지 않고 민들레를 잎채소로 기를 수 있다는 것도 다년간의 시도 끝에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양하게 이용되는 민들레
뿌리는 약제로 이용하고 환을 만들기도 하며 차를 끓여먹을 수도 있습니다. 잎은 나물로 먹어도 되고 녹즙으로 이용하거나 쌈을 싸서 먹어도 좋습니다. 고흥군농업기술센터(소장 신한호)에서는 토종 흰꽃민들레의 무농약 재배법 확립과 활용법을 찾기 위해 2년 전부터 현장연구지원을 해오고 있으며, 토종민들레의 성분도 조사하였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서양민들레가 당분은 높지만 다른 유용한 성분들에서는 토종민들레가 더 우수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토종 민들레 잎의 타우린성분은 귀화종에 비해 무려 3.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한의학적 활용법은 흙살림신문 2009년 4월호 최승 교수의 글을 참고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