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김미화의 세계는 우리는>에 설은주 선생님

☎ 김미화 / 진행  :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 10월 치른 일제고사에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유도했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소속 교사 7명에 대해서 파면과 해임조치를 내렸죠. 1999년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에 교사 7명이 한꺼번에 해임 파면된 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서울시 교육청은 교사들이 해당지시를 성실하게 하지 않아서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복종의무를 어겼다, 이런 거구요. 해당 교사들하고 전교조에서는 학생하고 학부모의 지시의사를 따른 게 명령불복종은 아니다, 이런 입장입니다. 이번에 해임조치를 받은 서울 유현초등학교 설은주 선생님 연결해서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설은주 선생님 안녕하세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네, 안녕하세요. ☎ 김미화 / 진행  : 아이들 방학이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해임조치를 받으신 거면 언제부터 아이들을 가르치지 못하게 되는 건가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어제 보도 자료로만 알게 됐고 아직 통보는 받지 않은 상태고요. 곧 통보가 나오겠죠. ☎ 김미화 / 진행  : 마음이 많이 착잡하시겠어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네, 아직 좀... 계속... 많이 좀 착잡합니다. ☎ 김미화 / 진행  : 해임이나 파면은 상당히 무거운 징계조치라던데 구체적으로 왜 어떤 근거를 들어서 해임조치를 내렸다고 하던가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두 가지 건이요. 그러니까 성실의무위반이랑 명령불복종인데요. 일단은 이게 법적으로 근거가 없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봐야 한다 라는 지침이 떨어졌고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명령을 복종하지 않았다 라는 것 때문에 지금 저희가 징계가 됐고요. 징계 대상이 됐고, 복종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저희가 참 할 말이 많은데 시험감독도 다 하고 저희가 채점도 다 하고 그런 것까지 다 하고 학부모와 학생이 선택한 체험학습에 대해서 체험학습을 저희가 학부모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 보냈다는데 지금 시험 거부를 유도했다, 이렇게 지금 얘기가 나오니까 그게 징계사유가 됐고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다들 이건 정당한 근거가 없는 정말로 정치적인 징계다. 그렇게 지금 주위에서 보고 있습니다. ☎ 김미화 / 진행  : 자, 그러면 선생님 하나하나 좀 여쭤보겠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교사들이 학교장의 결재를 받지 않은 가정통신문을 보낸 게 일제고사에 불참을 유도한 거다, 이렇게 보던데 궁금한 게 이 가정통신문에 어떤 내용이 담겼던 건가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일단 지금 가정통신문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그런데요. 저는 일상적으로 학부모님들한테 당연히 우리는 일상에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랑 편지나 알림장이나 학급통신신문 등을 학급신문 등을 만들어서 부모님들께 보내 드리는 거고 그 과정에 하나였고요. ☎ 김미화 / 진행  : 편지를 보내셨어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예, 예. 편지를 보냈습니다. ☎ 김미화 / 진행  : 어떤 내용으로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저는 그랬어요. 이게 지금 학교에서는 당연히 시험을 보니까 가정통신문이 나갔고 학교 가정통신문과 제가 편지를 같이 보내드린 데는 이렇게 시험을 국가수준으로 한번 봤을 때 아이들이 나중에 자세하게 제가 얘기를 드릴 수가 없는데 아이들 줄세우기를 하고 그럼으로써 더 사교육이 조장이 되고 이런 현실이 너무나도 제가 어른으로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런데 이제 학부모의 선택권이 사실은 가장 중요하고 또 국가수준이니까 우리 국가가 뭘 한다고 그러면 얼마나 어마어마해요. 그런 데에 대한 부담되는 마음도 있고 그래서 이 걱정하고 이거 안타까운 마음만이라도 공유를 했으면 좋겠다, 저는 뭐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내 드렸어요. ☎ 김미화 / 진행  : 그러니까 체험학습 신청서도 받으셨어요? 학생들한테?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체험학습 그 이후에 어머님들이 이제 이 상황을 이렇게 언론에 더 먼저 탔잖아요. 이 문제는. 일제고사에 대한 논란은 이미 언론에서 먼저 터져 있었고 어머님들이 그걸 보시고서는 체험학습을 보내는 게 좋겠다 라고 하셔서 신청서를 보내 오셨죠. ☎ 김미화 / 진행  : 몇몇 분들은.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예, 예. ☎ 김미화 / 진행  : 그러면 이런 문서를 보낼 때에는 반드시 교장 선생님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건가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아닙니다. 학교에 공식적인 업무는 당연히 교장 선생님 이름으로 가정통신문이 나가기 때문에 그렇지만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알림장 쓴다거나 학급에서 문집 낸다거나 편지 쓴다거나 이걸 일일이 결재를 받는다는 건 이건 인권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거죠. ☎ 김미화 / 진행  : 그런데 이제 설은주 선생님의 얘기대로 라면 일제고사를 전면으로 거부한 게 아니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조치를 내린 거고 또 아까 얘기가 시험감독도 하시고 채점까지도 하셨다고 그러고 그런데 시교육청에서는 왜 이런 중징계를 내렸을까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저도 그걸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단지 우리는 하라고 했는데 너희들은 그걸 교육청에서 보기에는 방해를 했다 라고 지금 보고 거부 유도가 핵심인데 유도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저희반 학부모님들과 저희반 학생들이 그 진실만을 알 수가 있죠. ☎ 김미화 / 진행  : 국가에서 추진하는 일이고 또 교사가 공무원이다, 이런 신분이 있고 그래서 일제고사에 대해서 의견을 나타내거나 학생들,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을 했을 때 앞으로 발생할 일에 대해서도 고민도 좀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일단은 저 교사이면서 공무원이고요. 공무원 국민과 학생과 학부모에게 봉사하는 게 공무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 학부모에게 저는 좀 더 자세한 정보, 정확한 정보를 알려 드리려고 노력을 했고 또 하나는 학부모 학생 의견을 저는 가장 존중해야 된다 라고 보았고요. 수능도 저희 지금 응시신청을 하잖아요. 그리고 모든 교육활동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학습을 간다거나 야외활동을 간다고 할 때 모든 활동에는 동의서가 항상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 건에서만은 동의서를 제 편지를 보낸 게 자의적으로 그렇게 명령 불복종으로 해당이 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죠. ☎ 김미화 / 진행  : 정부에서는 일제고사가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서 뒤처지는 아이들도 함께 갈 수 있고 또 학교간에 선의의 경쟁도 유도할 수 있다, 이런 취지로 하자는 건데 이게 현장에서 판단하기에 실효성이 어떻다고 보세요?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일단 제가 현장교사로서 정말 정확한 정보는 저희 24일 날 방학합니다. 그런데 시험 본 통보가 언제 나오느냐 하면 22일에 통보가 돼요. 그것도 4단계 평가, 내가 치른 시험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느냐가 나오죠. 우리 아이들이 지금 시험 뭐가 맞고 틀리는지 그때 시험 치고 나서 한 번도 시험 본 사람 없습니다. 지금 그 시험지 그냥 아이들은 풀어놓고 저희들은 채점한 채로 아이들에게 너 이거 틀렸고 이건 이렇게 틀린 것 같애, 이런 얘기 한 마디도 못하고 지금 교장실 이중잠금장치 무슨 함 안에 보관이 돼 있어요. 이게 어떻게 아이들을 학업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서 방학을 이틀 앞둔 시점에 아이들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알고서는 얘를 어떻게 피드백을 해주겠다는 건지 뒤처지는 아이들을 데려가겠다는 건지 저는 담임교사로서 이 목적은 너무나도 불분명하다, 이런 데 16억 원, 돈은 이만큼 많이 투자를 해서 하기보다는 차라리 저소득층 있는 많은 지역에 교육예산을 더 들여서 우리 아이들이 좀 더 교육적 혜택을 더 받고 그럼으로써 학력이 신장되는 것이 더 좀 빠른 길 아니겠는가 담임교사로서 그런 생각입니다. ☎ 김미화 / 진행  : 시간이 없어서...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신 거죠?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당연하죠. 지금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과 많은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고요. 서울시교육청이 양심이 있다면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진 못할 겁니다. ☎ 김미화 / 진행  : 예, 선생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설은주 / 유현초등학교 교사  : 네. ☎ 김미화 / 진행  : 서울 유현초등학교 설은주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