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장 부락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동네분들과 아름다운 풍경들, 조금 바뀐 것들도 있지만 기본 선들은 그대로입니다
석장은
웃돔,아랫돔,가장굴로 나누어져 각자 평화스러운 마을의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제가 5~7세때에 날이 싸락해지고 알밤이 떨어질 무렵 어김없이 등장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웃돔에서 바람을 가르며 아랫돔으로 노래를 부르며 등장하셨습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청아한 목소리에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듯 온 마을이 들썩 거렸습니다
높다랗게 쌓아놓은 볏단 옆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옆으로 오셨습니다
그 분은 나의 기억속에서 떠나지 않는 할랄루였습니다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그렇게 불렀습니다
할랄루는 심한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고 있었고 신발은 언제나 맹꽁이 운동화라고 중딩때 신었던 디자인이지만 색깔은 북방색, 모자는 인민군 모자 회색이며 옷은 알록달록한 무늬가 없는 군복을 입었고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 분이였습니다 아이들은 할랄루를 중심으로 모여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노래를 배웠으며 찬송인지도 모르고 너도 나도 내 주를 가까이~~열심히 부르고 다녔고 어른들은 내딸이 내아들이 노래를 잘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도 가끔 머리속에서 할랄루가 생각납니다
내가 기억하는 할랄루를 우리 엄마 장영자님도 기억하실까?
그리하여 엄마께 여쭈었더니 간치내에 살고 번듯한 집도 있는데 왜 그렇게 다닌지 알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간치내는 강골의 옛 이름입니다 마치 지동도 못골이라고 부른 것 같이 ...
할랄루 그 분이 날려보낸 민들레 홀씨처럼 우리 8구역은 3집 빼고 다 마천교회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었고 아이들도 자라서 모두 믿음의 가족이 되어 잘 살고 있습니다
여태 좁은 저의 기억 속에 있던 할랄루를 떠나 보냅니다 민들레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해 마다 꽃을 피운다고~~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