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원 및 변천
국제결혼이 한국사회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해방 이후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미국인 병사와 한국인 여성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부터이다. 당시에는 미군 기지촌 주변에서 성매매를 계기로 이뤄진 국제결혼이 대다수였는데, 이것이 곧 국제결혼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이후 1970∼1980년대를 거쳐 해외 유학, 해외 근무 등의 경험 속에서 외국 남성이나 외국 여성과 결혼하는 국제결혼이 대두되면서, 기존 미군과의 국제결혼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는 다소 완화되었다.
그 후 1980년대 말부터 농어촌 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한계 계층 남성의 결혼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 추진되었고 재중 동포인 조선족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국제결혼은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1년 현재 전체 혼인의 10%를 넘어섰다.
내용
199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한 국제결혼은 계층의 양극화와 농촌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주변부화와 깊은 관련성이 있다. 그리고 국제결혼은 국가(특히 지방자치단체), 종교(통일교), 시장(결혼중개업체) 등 다양한 주체들의 역동적인 개입과 정상가족(normal family) 이데올로기 등 사회문화적 장치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급증한 사회 현상이다.
결혼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도시 중하류층과 농촌의 남성들은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국가의 외국인 신부를 맞이하는 국제결혼을 통해 가족재생산을 도모하게 된 것이다. 한국인과 결혼하기 위해 국내로 이주한 결혼이민자 대부분이 여성으로, 주로 가난한 국가 출신의 여성들이 보다 잘사는 국가로 결혼이주를 하는 글로벌 상향혼(global hypergamy) 경향을 보인다.
현재 한계 계층 남성의 국제결혼만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유학과 여행 및 취업 등으로 외국인과의 접촉이 활발히 전개되어,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들이 사회 계층 면에서 자신과 유사한 지위의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사례도 일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동남아 남성과 한국 여성이 결혼하는 추세 역시 드물지 않다. 이는 결혼이 개인주의화 되면서, 국적이나 인종보다는 개인간 친밀감이 중요 요소로 부각되는 데 따른 결과이다.
현황
한국 전체 결혼 대비 국제결혼 비율은 1990년 1.2%에서 2009년 10.8%(총 309,759건 중 33,300건)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적별 결혼이민자의 현황을 살펴보면, 2008년 5월 기준으로 중국(조선족 포함)이 89,456명(61.9%)으로 절대적 다수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베트남 21,150명(14.6%), 필리핀 7,826명(5.4%), 일본 (4.4%) 순으로 나타났다.
국제결혼의 급증과 동시에 국제결혼의 이혼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2010년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은 11,200건으로 전체 이혼 중 9.6%를 차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