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올레 3코스 출발지점 정자가 보이고 등대모형 조형물이 옆에 위치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레이더돔을 망원렌즈로 당겨서 찍어 봅니다.
바람이 하도 심하게 부니 망원렌즈로 당긴 화면도 흔들리는듯 합니다.
일본을 지나는 태풍 영향인지 파도가 매우 거세게 일고 멀리 레이더돔이 정겹게 서 있습니다.
다리도 배가 고프지만 올레길 걷고 잇는 저도 배가 많이 고픕니다.
9월 말에 3코스를 다녀오고 날씨가 계속하여 좋지 않은 탓도 있고 기상학회를 참석하고오니 그만 4주일이 넘도록 올레 산책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제 2코스에서 느꼈던 실망으로 흥미를 다소 잃은 탓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날씨는 좋았으나 바람이 많이 불던 10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제 3코스를 다녀 왔습니다. 우선 출발지점인 온평포구로 가기 위해 동부순환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하니 이미 시간은 1시가 지나 있고 늦은 출발이라 해지기 전에 코스를 마칠지 의심이 되더군요. 저 혼자라면 속도를 높여서 어두워지기 전에 마무리가 가능한데 모처럼 집사람이 내려와 함께 걸으니 무조건 빨리 걷기도 어렵더군요. 시간되는대로 코스를 마무리하기로 마음을 먹고 출발하였습니다.
출발지점을 찾다보니 다른 골목으로 빠지게되어 멀리 출발지점에 있는 정자를 한번 쳐다보고 올레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옛날에 어부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하였다는 도댓불에 대한 설명이 있고 첨성대 모양으로 만든 조형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남깁니다. 코스는 내륙으로 향하고 있어 시원한 바닷길과는 잠시 안녕입니다. 온통 콘크리트 바닥길이 놓여 있는 홍당무밭, 무우밭, 약간의 채소밭과 조그마한 규모의 귤밭이 연속하여 지루한 올레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이사이에 농약냄새, 거름냄새, 비료냄새 등이 코를 자극하여 무미건조한 올레길에 다소의 긴장감을 줍니다. 다소 높아지는 곳에 이르니 멀리 성산레이더관측소의 앞부분인 전망대 모습이 눈에 잡힐듯 다가오면서 레이더 설립시 어려움이 생각나서 다시금 그 모습을 쳐다보게 됩니다. 5km 정도를 지나니 통오름으로 오르는 길이 이어지면서 약간의 갈대들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높은 지역이라 성산레이더관측소의 뒤쪽 모습이지만 자주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갈대 사이로 멀리 있는 관측소 전경을 망원렌즈로 당겨서 찍어 보는데 카메라가 버젼이 낮다보니 기대한 사진이 안나옵니다.
연이어 나타나는 독자봉을 지나면서 산아래를 내려다보니 해안가는 너무 멀리있고 이어지는 밭들이 별로 멋있게 보이지 않습니다. 독자봉을 내려서며 안내판을 보니 여기가 말방목장이라고 하는데 지나오며 말한마리를 못보았으니 아마 방목하는 시기가 아닌듯 합니다. 말똥으로부터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지나는데 입장료가 삼천원이라고 하는데 시간 관계상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버스길이 나타나서 집사람에게 계속 갈 수 있겠냐고 물으니 이왕 왔는데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는 대답입니다. 바닷가와 가까와지면서 어멍아방잔치가 열린다는 신풍리를 지나고 널따란 신천 바다목장의 사유지를 말똥을 피하면서 걸어 봅니다. 바닷가에 접한 너른 풀밭이 골프장을 생각나게 합니다. 길이는 다소 짧긴하지만 올레길에서 유일하다는 오래전의 바닷 숲길을
걷는데 이미 해는 지면 가까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돌부리를 조심하며 코스를 살피니 앞으로 3km는 더 걸어야 코스가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버스길을 찾아가려도 2km 이상 걸으니 예정대로 올레길 종주를 마치는걸로 결정을 하고 더 어둡기전에 한발이라도 가려고 서두릅니다.
모처럼 집사람과 손을 잡고 걷다보니 등산할때 손잡고 다니면 불륜, 손 놓고 따로 다니면 부부라던 말이 갑자기 생각나 불륜 부부가 된 묘한 기분입니다. 실제는 집사람 눈이 잘 안보인다하여 넘어질까봐 손잡고 가고 잇었답니다. 다리가 고픈 배처럼 쑥 들어간 모양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배고픈다리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한줌밖에 남지 않았고 사방이 어두워집니다. 만조시에는 다리가 잠겨서 우회해야되나 다리가 잠겨 있지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며 건넙니다. 멀리 뒤로는 불빛이 휘황하게 빛나는 표선 해비치해안이 황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표선 백사장에 물이 빠지니 온통 널따란 모래밭으로 보이는데 물이 차면 큰 호수처럼 보인다는데 이밤에 보았으면 더 무서울뻔 했습니다. 약간의 바윗길과 모래길을 어둠속에서 찾아 드디어 제주 민속촌박물관 가는 길로 들어섭니다. 너무 늦기도하고 배도 고파서 주변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섭니다. 오늘 20.7km의 길고도 조금은 험한 일정을 무사히 마쳤음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역시 제주는 해변산책길이 내륙보다는 여러가지 면에서 쾌적한 듯 합니다.
첫댓글 요즘 제주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을 만큼 제주여행이나 아예 터를 잡는 사람들도 많던데 여유롭게 둘레길이며 여행다니시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황혼의 부부가 손잡고 다니시는 모습 참 보기 좋던데요.. ㅎ 남의 눈 의식하지 마시고 즐거운 여행하세요~
애고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여기 와서 들은 얘기인데 취미생활을 한창 할때는 괜찮은데 열이 식어 시들해지면 그렇게 외로울 수가 없고 친구들이 있는 육지가 너무도 그리워 진답니다. 예전에 알던 분의 내자 얘기를 오늘 우연히 들었는데 한창 재미있어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한테 눈물을 흘리며 외로워 못살겠으니 제발 돌아가자고하여 다시 돌아 갔답니다. 각설하고 있는 동안 열심히 재미있게 지내도록 하겠습니다.
등대모형이 어떻게 보면 첨성대 같기도 해요, 그리고 레이더 돔은 이제 성산포의 명물이 될 것 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예 최근에 만든 조형물로 첨성대 모형입니다. 예전에는 돌을 쌓고 깎아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올레코스를 안내하는 설명에도 이 부분이 들어갈 수 있도록 사무국에 얘기해 보겠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주시는 선배님의 노고에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