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영화는 이제
영화관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연극은 아직
부산에서 공연하고 있고
4월부터 시작하는 서울
공연을 앞두고 예매가 이미
시작된 만큼
레미제라블 열기는 한
동안
계속
될
것
같다. 15년 간격으로 연극을 두
번
본
후에
나중에 영화를 보게
된
나는
아무래도 이
둘의
내용을 비교하게 된다. 영화와 연극
사이의 차이를 조금
설명하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연극에 비해
영화에서는 에포닌과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줄었다는 점이다. 이는 원작에 더
가깝게 하려는 의도인 것
같지만 그
가운데 아름다운 노래
말들이 많이
빠진
것이
아쉽다.
어느 신부님이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은 에포닌이라고 할
만큼
연극에서 에포닌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에포닌의 노래
부분을 많이
줄임으로써 에포닌의 역할을 축소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레미제라블 대표
곡
중
하나인 On My Own의 (레미제라블 한국어 공연 홈피에 들어가면 이 노래를 들려준다) 도입부를 없앤 것이다. 에포닌이 코젯을 기억하고 하는
독백이나 바리케이드를 세울
때
마리우스와 대화하는 노래, (이 노래에서 에포닌은 자신의 마음을 비추지만 마리우스는 전혀 눈치를 못챈다), 그리고 에포닌이 장발장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부분도 (영화에서는 원작대로 가브로시가 편지를 전한다) 빠진 부분에 들어간다. 또, 에포닌이 죽은 후 학생들이 에포닌을 위해서 싸우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을 생략한 것도 에포닌의 역할 축소에 한 몫 했다. 마지막으로, 장발장이 죽을
때
연극에서는 판틴과 함께
에포닌이 그를
천국으로 인도하는데 영화에서는 주교가 대신
나온다. 이 부분은 참
잘
바꾼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실지로 장발장은 에포닌과 거의
관계가 없는데 에포닌이 나오는 것보다는 주교가 나오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학생들의 역할의 축소는 나에게 더
아쉬운 부분이었다. 연극에서는 바호렐을 제외한 ABC 멤버들이 모두 나오고 모두 자기만의 대사가 있다. (왜
바호렐을 뺐는지는 모르겠다.) 특히, 술주정뱅이이고 혁명에는 관심
없지만 안졸라가 좋아서 혁명에 가담한 그란테르나 안졸라의 부관격인 콘버페레, 그리고 ABC 멤버 중 유일하게 학생이 아닌
직장인인 퓰리의 대사들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안졸라와 그란테르 만 독창 부분이 있고 다른 학생들의 대사는 생략하거나 합창으로 대체되었다. 특히
레미제라블의 대표
노래로 꼽히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에서는 안졸라, 콘버페레, 쿠페르야치, 퓰리가 한 부분씩 독창을 하는데 영화에서는 모두 합창으로 했다. 그러나, 제일 아쉬운 부분은 Drink with Me이다. 원래 이 노래는 4절로 되어 있는데 영화에서는 끝에 두 절만 불렀다. 특히
그란테르가 부르는 2절은 죽음을 앞 둔 학생들의 슬픔을 너무 잘 묘사하는데 이것이 생략된 것이 아쉽다. 또, 혁명이 끝난 뒤 여인들이 부르는 Turning도 한 절만
불렀는데 그
결과로 그
노래의 절망적인 가사들이 가려졌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레미제라블의 대표
곡들
중
네
개가 (I Dreamed a Dream, Star, Do You Hear the People Sing, On My Own) 극
중
위치를 바꾸었다는 점이다. 특히 Star는
연극에 비해서 10년 더 먼저 부른 것이 되었다. 위치를 바꾸다 보니
노래
끝에
잠깐
나오는 가브로쉬의 대사도 생략되었다.
일반적으로 영화가 연극에 비해서 원작에 더
충실했다. 그러나, 장발장이 죽는
장면에서는 연극이 오히려 원작에 가까웠다. 원작에서는 장발장이 자신의 집에서 죽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영화에서는 수녀원에서 죽는
것으로 그렸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하고
싶다. 영화를 보기
전에 One Day More를 어떻게 화면 처리할 지 궁금했다. 연극에서 이
장면은 아역
일부를 제외한 출연진 전원이 무대에 오르는 가장
웅장한 장면이다. 그러나, 영화의 특성
상
영화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런데, 영화에서 장면을 수시로 바꾸며 묘사한 것은
탁월한 기법이라고 생각된다. 덕분에 그
웅장함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잘
묘사했다. 반면, 마지막 장면은 영화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사용해서 연극보다도 더
웅장하게 묘사했다.
영화와 연극 다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둘 다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이다. 특히 노랫말들 속에 담겨 진 사람들의 아픔과 그 가운데서 하느님을 바라보는 마음은 우리 그리스도인 들이 충분히 묵상할 필요가 있는 내용들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