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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0주년/한국서점가를 달구는 화제의 책
중국에게 묻다
중국 지도자 집체학습 싱크탱크 강사 17명에게 물어본
21세기 초강대국의 DNA
지은이: 이광재, 김태만, 장바오윈 펴낸곳: 도서출판 학고재
[저자소개]
•이광재: 강원평창 출생, 연세대 졸업,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17, 18대 국회의원 역임, 제35대 강원도지사 역임
•김태만: 1993년 베이징대학 중문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한국인 최초로 중국 현대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 취득
•장바오윈: 중국 산동대학교 한국어학과 졸업, 2007년 서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중국 산동성 옌타이 루둥대학교 한국어학과 조교수로 재직, 현재 베이징 대학 박사과정 재학
지금 세계의 커다란 관심은 중국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8월 30일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광화문 교보문고를 갔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책을 보면 사람들이 제일 관심 갖는 것이 무엇인지 알수 있기 땜누이다.
2012년 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4월 11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치러졌고, 오는 12월 19일엔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지금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지는 때이기도 하다. 서점가에는 이들의 자서전이나 분석하고 소개하는 책들이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시되어 있다. 정치일반 코너이다. 기자는 이 곳을 보고 놀란 게 있다. 중국과 관련된 책이 더 많이 나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읽다」, 「중국의 미래 10년」, 「중국 공산당 비밀」, 「용과 춤을 추자」 그리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중국에게 묻다」 등 중국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중국의 미래를 점쳐보고자 하는 책들이 한국 정치일반 서적코너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이것은 한국사회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반증이자. 중국을 모르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는 한중수교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 12월달엔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10년 임기를 마치고 차기 지도자 시진핑에게 물려준다. 원자바오 총리도 내년 3월이면 퇴임한다. 한중수교 20년을 맞은 지금 후진타오 체제 과거 10년과 차기 지도자의 10년이 그리게 될 중국을 아는 것이 한국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기자는 중국과 관련된 서적을 하나 골라보기로 하였다. 눈에 쏙 들어온 책은,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내며 실세 중에 실세로 꼽혔고, 제35대 강원도지사로 민선으로 당선되었던 이광재 전 도지사가 2011년 중국 청화대학에 방문학자로 있으면서 공저한 책 「중국에게 묻다(학고재)」였다.
이 책은 후진타오 체제하의 중국 최고 지도부가 2002년 12월에 시작해서 현재까지 무려 76회에 걸쳐 집체학습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소개해 중국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지침서 같았다. 또한 집체학습에서 강의를 한 중국의 최고 브래인(싱크탱크) 학자 17명에게 묻고 답하는 식의 인터뷰 형식으로 내용을 묶었다. 매우 도전적인 직격인터뷰여서 그런지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 서두에 소개된 <중국에 묻다> 결론적인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G2로 부상하는 중국에게 국가흥망성쇠의 DNA가 무엇인가?
난징대학의 첸청단 교수는 강대국의 DNA로 단연코 경제력, 리더십, 혁신하는 사회, 기술혁신 능력 등을 꼽았다.
-미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은 “강력한 미국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 학습하고 열심히 미국을 따라가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고, 하나같이 미국을 꿰뚫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중국지도자를 교육하는 기관인 중앙당교 교수에겐 중국 국가통치 리더십에게 물었다. 자오후지(조호길) 교수는 “공부하는 지도자, 아울러 중앙당교 등을 통해 전국의 모든 당원들을 끊임없이 교육시키고 간부들의 혁신 능력을 배양한다”고 말하였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란?
이 물음에 “중국은 아직도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를 둘러싼 논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2012년 가을 새 지도부 등장을 앞두고 노선 투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의 커다란 당면과제는 2억5천만에 이르는 농민공 문제이다. 이들은 농촌을 떠나 제3지역으로 이동해 공장노동자나 도시 하층민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광둥과 충칭에서 실험하고 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농민공 문제는 급격한 도시화 문제로 직결된다. 그래서 중국은 도시화 속도조절을 통한 내실있는 성장 전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남을 것인가?
지금 세계 각국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해외에 투자했던 기업들을 본국으로 다시 불러들여 자국 내 투자를 촉진하는 유인책을 쓰고 있다. 중국도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만들지 못하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중국의 싱크탱크들은 노동력과 기술혁신을 문제 해결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과연 기술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산업혁명이 왜 15세기 이후 나침반, 하약, 종이, 인쇄술 등 선진기술을 발명한 중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일어났을까?
중국 과학기술발전전략연구원의 왕위안 부원장은 “이 문제에 관해 중국의 많은 학자들이 연구했다”고 하면서 결론적으로 “시장이 있느냐 없느냐가 기술혁신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사상의 자유와 기술발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었다. 서구역사에서 산업혁명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계몽주의의 등장과 더불어 일어났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왜 세계적인 대학이 없는가?
인류역사에 있어서 세계적인 대학이 있는 곳은 선진국이었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이탈리아에 대학이 있었고, 산업혁명시기에는 영국, 프랑스,독일에, 그리고 지금은 초강대국인 미국에 세계일류대학의 60%가 있다. 그래서 중국은 교육에 대대적인 투자와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국학자들은 “중국에서는 민주주의도 좋지만 그보다 안정이 중요하다. 분열이 오면 나라가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민족과 종교, 그리고 빈부격차의 문제, 인구문제 등 중국이 안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많다. 눈을 이젠 밖으로 돌려보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복귀와 중국 시진핑 시대의 개막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역시 2012년이 대격변의 해가 될 것이라는데 공감했다. 2012년 10월 푸틴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토크 APEC 정상회담 개최, 중국 지도부 교체 및 한국와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정세변화, 북한 김정은 체제의 등장은 한반도 전체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 한반도 통일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인터뷰에 응한 중국학자들은 북한이 개혁과 개방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보았고, 대체로 남북통일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급격한 통일보다는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하였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인터뷰 학자 17명 중에는 조선족학자도 3명이 있었다. 중국을 이해하고자 저자들이 도전적으로 던진 질문에 이들은 어떻게 답변하였을까? 인터뷰의 주요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자오후지(趙虎吉)와의 인터뷰
중국공산당 고위간부 교육과 생각을 묻다
-중앙당교에 대해서
“한 정당이 오래 생존하는 비결은 정책의 연속성과 인재개발에 있다. 사실상 이 역할을 중앙당교가 맡고 있다. 고위공무원들이 동일한 교육과정을 통해 사상적인 동질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통적인 과거제도와 유사한 기능을 지닌다.”
-중국간부들은 한국에 가서 주로 무엇을 보았는가?
“우선 경주를 보여달라고 했다. 신라 고도의 깊은 역사가 느껴지는 곳이다. 삼성전자 등 발전된 기업들도 봤다.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파트 단지의 노인정을 보며 다들 놀라고 감격해 했다. 중국에서 사라지고 있는 경로사상을 한국이 잘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래 청사진을 보려면 어디를 가야하나?
“충칭시와 광둥성을 보면 중국의 미래를 볼수 있다. 보시라이가 이끌었던 충칭시는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잡으려고 했고, 왕양이 총책임자로 있는 광둥성은 분배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이끌고 있다. 이 둘을 보면 중국의 당면한 고민을 알 수 있다.”
-서구식 민주주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서구식 선거를 하면 돈 있는 사람들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된다. 현재 마을 촌장 선거에도 금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차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아직 중국에서 선거는 이상적인 제도가 아닐 수 있다”
-중국이 글로벌 시대에 풀어야 할 숙제는?
“중국 내부에 안고 있는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화적으로 무엇이 중국의 핵심 가치인지 명확히 하고, 경제적으로는 토지 제도 문제를 해결하며, 정치적으로는 정책 결정구조를 좀 더 민주화하면서 참여범위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중국민족이론민족정책연구원 원장 진빙하오(金炳鎬) 인터뷰
남북한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묻다
-동북공정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을 설명해 달라
“동북공정은 베이징에 있는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연구중심’에서 추진했으며, 지금까지 약 17년 정도 되었다. 남북한이 통일되면 언젠가는 중국에 역사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남북한과 중국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그 신뢰는 북한과 중국, 한국과 중국,그리고 남북한 사이에 모두 필요하다. 중국 국적을 갖고 있어 북한 방문이 비교적 수월한 우리 조선족 동포와 북한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남한에서는 북한이 중국에 의존한다. 심지어 북한이 중국화된다는 우려가 많은데?
“한국과 북한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어려울 때 한국보다 중국이 더 많이 도와주지 않았는가. 남한은 북한 사정을 모른 체하고 북한과 협력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커진다고만 비판한다. 남한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남북한 양쪽과 관계있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동포로서 처신이 곤란할 수 있지 않나?
“조선족이라고 처신이 곤란한 건 없다. 물론 한중관계, 북중관계에 관련된 인물들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얘기가 언론 보도를 통해 흘러나오기도 한다.”
- (한국이) 중국처럼 큰 나라를 상대할 때는 고정적으로 일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큰 나라이다.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중국 전문가라고 하지 않는다. 베이징 전문가, 상하이 전문가라고 말한다. 한국도 중국 연구를 좀 더 세부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민족문제도 그렇고 다른 문제도 그렇다.”
▶베이징대학교 외국어대학 교수 진징이(金景一) 인터뷰
한반도 통일과 조선족동포의 생각을 묻다
-한반도 통일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민족에게 통일은 당위성을 지닌다. 그렇지만 통일은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킨다. 그 충격은 예측불가능하다. 통일 기피증은 결국 그 충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래의 시각에서 보면 통일은 한반도가 세계적인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의 한반도 통일에 어떤 입장인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중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평화통일이 아니라 다른 형식의 통일이다. 통일 과정이 무력이나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 결국 통일을 양국 모두에게 이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오늘의 우리가 해야할 역할이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무엇인가?
“한반도 통일은 전 세계 한민족과 주변국 모두에게 축복이 될 것이다. 한반도가 통일 되면 중국의 조선족이 동요할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 조선족은 중국공산당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하며 오늘날 거대한 중국 건설에 응분의 기여를 했다. 지금 현재 주류민족과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중수교 20년 동안 대한민국에 대한 중국동포의 생각은?
“일각에서는 한국 때문에 중국조선족 공동체가 무너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균형 잡힌 견해가 아니다. ... 오히려 한국과 접하면서 중국 조선족은 여느 소수민족도 할 수 없는 경험을 쌓고 있다. 현대화와 민족문화가 결합된 한국 문화를 통해 조선족은 자신의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았다.”
-남북통일에 대한 조선족동포들의 생각은?
“남북관계 개선은 중국 동포 사회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북한이 문을 열면 최대 수혜자가 조선족이 될 수도 있다.”
정리=김용필 동포세계신문 편집국장
@동포세계신문 제276호 2012년 9월 21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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