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벼루가 열 개
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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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이런 사람을 만났다.
나도 소설이나 한번 써볼까, 나도 수필이나 한번 써볼까, 나도 농사나 한번 지어볼까, 나도 배나 한번 타볼까,
나도 장사나 한번 해볼까, 하고 그 일에 다가서는 사람들.
그래 해보십시오 하며 그들을 지켜보곤 했는데, 그런 사람들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들은 그 일을 너무
가벼이 여기고, 그 일에 빠져 죽을 각오를 하지 않고 나섰던 것이다.
소설을 쓰겠다고 하는 제자나 후배들에게 추사 김정희 선생이 권돈인과 대원군에게 보낸 편지 한 대목을
말해준다.
“내 글씨는 비록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70년 동안 먹을 갈아 구멍난 벼루가 열 개나 되고 몽당붓이
천 자루나 되었소이다.”
“가슴 속에 5천 권의 서책을 담는 일이나 팔뚝 아래 금강석 공이를 휘두르는 일.”
모름지기 글을 잘 쓰는 일은 마음속에 착함과 진실됨이 담겨 있어야 한다. 다음은 글쓰기에 미쳐야 한다.
미친다는 것은 그것이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매진한다는 것이다.
글을 쓰되 그 글을 자기 생명처럼 사랑해야 한다. 한 번 쓴 것을 고치고, 다시 고치고 또다시 고친다.
그것을 오랫동안 묵혀놓았다가 새 마음으로 고치기를 몇 번이든지 거듭해야 한다. 열 번? 그것도 부족할
수 있다. 추사가 구멍난 벼루가 열 개가 되도록 몽당붓이 천 개가 되도록 글씨를 썼을 때 종이는 또 얼마나
없앴을 것인가.
첫댓글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새기고 또 새깁니다~~~^^
아~ 그렇군요 .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썻으니 가벼운 글이 였다는 것 되새겨 보며 반성 합니다. 감사 합니다
깊은 가르침 가슴에 새깁니다.
나도 빠져 죽을 각오로 글쓰기에 임하고 싶다~~~^^
하지만..ㅠㅠ. 새기고 반성하는 이, 여기 한 명 더 추가요! ㅎㅎ
나도
나도
마음만은
나도
나도로 살고픈데
뒷방 늙은이가 돼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