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요법/줄기세포요법/인공망막의 현황과 전망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의사들은 전대미문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그것은 유전자, 줄기세포, 인공망막 등을 이용하여 망막장애 환자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단,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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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출처: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Macular_degeneration)
오하이오주 애슈터불라에서 사회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타미 모어하우스의 시력은 어릴 적부터 그닥 좋지 않았지만, 10대가 되자 더욱 악화되었다. 책 속의 글자가 가물거리는가 싶더니, 급기야는 회색의 흐릿한 안개가 되어 버리곤 했다. 그녀의 시력을 앗아간 주범은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LCA: Leber's congenital amaurosis)라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망막의 광감지 세포가 죽어서 30~40대가 되면 완전한 실명으로 이어지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모어하우스는 2009년 44세의 나이에 형집행 취소판결을 받았다. LCA의 유전자 치료법 개발을 위한 획기적인 임상시험에 최고령 참가자로 등록된 것이다. 이제 그녀는 자녀들의 눈망울을 또렷이 바라보고, 아름다운 황혼을 좀 더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모어하우스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생을 바꾸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보다 젊은 임상시험 참가자들에 비하면 그녀의 변화는 미미한 편이다. 최연소 참가자인 코리 하스(사내 아이)는 2008년 여덟 살의 나이에 치료를 받아, 이제 흰 지팡이를 버리고 자전거 타기와 소프트볼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나도 하스의 나이에 치료를 받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난 너무 일찍 태어난 것 같아요"라고 모어하우스는 말한다.
2010년 WHO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시력이 손상된 사람은 총 2억 8,500만 명이며, 그중 3,900만 명은 실명자로 추정된다고 한다. 시력손상의 약 80%는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한데,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안(眼)질환에는 백내장도 포함된다. 백내장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실명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반면에 선진국 국민들의 시력을 앗아가는 안질환인 망막변성 장애(예: 노인성 황반변성)의 경우에는 치료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1) 유전자요법
최근 7년 동안 망막장애로 인한 실명을 늦추거나 역전시킬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유전자요법, 세포이식, 망막보철 등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임상시험들(모어하우스와 하스가 포함된 임상시험 포함; 참고 1, 2)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업체들은 망막장애의 치료에 도전하고 있으며, 수많은 업체들이 임상시험을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공한 임상시험들은 대부분 희귀 선천성 질환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혜택(시력보존 또는 회복)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망막장애의 임상적 복잡성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워싱턴 대학교에서 세포이식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토머스 레 박사(신경생물학)는 말한다.
비록 미묘하고 복잡하기는 하지만, 눈(眼)은 실험적 치료법(experimental treatments)의 효능을 검증하는 데 적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눈은 내장(internal organ)과 달리 외과수술을 실시하기가 용이하며, 치료경과를 확인하기도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또한 눈은 염증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적어, 세포이식이나 유전자요법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낮다. "눈은 세포이식이나 유전자요법의 효능을 테스트하기에 안성맞춤이다"라고 메릴랜드주 실명퇴치재단의 최고연구책임자인 스티븐 로즈 박사는 말한다.
2007년 이후, 임상 연구자들은 유전자요법을 이용하여 선천성 망막변성질환(예: LCA)을 치료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그들의 목표는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망막세포에 기능적 유전자(RPE65)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LCA2 환자들의 경우 RPE65에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기능적 유전자가 망막세포를 살려 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시력을 보존하거나 회복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껏 세 가지 상이한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의 결과는 희망적이다(참고 1, 2, 3, 4). 즉 안전한 것은 물론 대부분의 환자들이 시력향상을 경험했으며, 그 효과가 최대 7년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스파크 세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바이오업체)는 LCA2 환자들을 대상으로 좀 더 진일보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인데, 빠르면 2016년 FDA의 승인을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들은 유전자요법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3건의 초기 임상시험 중 한 건(참고 4)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참가자들의 시력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광수용체가 여전히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연구를 지휘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아터 사이데시안 교수(안과학)에 의하면, 환자들의 시력이 회복된 것은 일부 망막세포가 되살아났기 때문이지, 광수용체가 살아났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유전자요법은 망가진 광수용체에 작용하지 못한 것 같으며, 유전자요법을 받은 이후에도 광수용체의 사멸은 계속됐다"고 그는 말한다.
일부 과학자들에 의하면, "일부 막망손상의 경우, 시각 회복이 불가능한 시점(a point of no return)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한다(참고 6). 상실된 망막의 회복이 불가능한 이유는, 아마도 세포사멸로 인해 망막조직의 구조가 교란되어, 도미노와 유사한 연쇄상실(domino-like decline)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사이데시안 교수는 "(최소한 LCA2의 경우) 망막변성이 일단 시작되면, 설사 유전자요법으로 되살아난 세포일지라도 결국 사멸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LCA2에 관한 초기 임상시험(참고 3)을 지휘했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로빈 알리 교수(유전학)는 유전자요법의 효능을 확신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앞두고 심혈을 기울여 수행했던 동물실험에서,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용량'을 투여할 경우, 유전자요법이 망막변성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요법은 아직 최적화를 모색하는 단계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유전자요법의 핵심과제는 '가장 적절한 치료시기가 언제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결정적 시기’ 참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환자가 젊었을 때(즉, 망막변성이 시작되기 전, 또는 최소한 살릴 수 있는 세포들이 많이 존재할 때) 결손 유전자를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환자들의 경우 시력이 양호할 때 수술을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LCA2 치료를 위한 스파크 세라퓨틱스의 임상시험(3상)은 3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조기수술은 이익이 많은 만큼 위험도 많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옥스퍼드 대학교의 로버트 매클래런 교수(안과학)는 말한다. 매클래런 교수는 또 다른 선천성 실명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요법의 임상시험을 지휘하고 있다(참고 7).
손상된 광수용체의 비율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실질적인 회복 방법이 거의 없어 유전자요법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연구자들은 다른 방법, 측 세포기반요법(cell-based therapy)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 세포요법
배아줄기세포의 의학적 이용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보통 당뇨병이나 척수손상 등을 예로 든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최초의 임상시험 중 하나는 실명(失明)과 관련된 것이었다. 어드밴스드 셀테크놀로지(Advanced Cell Technology: 매사추세츠주 말버러 소재 바이오업체)는 줄기세포에서 유래하는 망막색소상피(RPE: retinal pigmented epithelial) 세포를 실명한 망막변성 환자의 눈에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Nature 481, 130–133, 2012; http://dx.doi.org/10.1038/481130a). 2011년에 시작된 이 임상시험은 내년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학계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RPE 세포는 광수용체의 기능을 지지하므로, 연구자들은 RPE 세포 이식이 광수용체의 상실을 중단시키거나 지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광수용체 자체를 대체하면 RPE 세포를 이식하는 것보다 효과가 더 크지만, 줄기세포에서 직접 광수용체를 얻어 망막에 부착하는 것은 작업이 매우 까다롭다.
연구자들은 RPE 세포의 이식이 효과가 있음을 암시하는 징후를 포착했다. 예컨대 알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간상세포(rod cells: 명암을 구분하는 광수용체)의 전구체를 마우스의 눈에 이식한 결과, 망막의 다른 세포들과 연결되어 시력을 회복시켰다”고 보고한 바 있다(참고 8). 나아가 연구진은 “마우스의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하는 간상세포를 성숙시켜 망막에 통합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참고 9). 이제 연구진은 원추세포(cone cells: 색깔을 구분하는 광수용체)의 생성 및 이식에 도전하고 있는데, 동물실험을 거쳐 첫 임상시험을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어떤 전략을 취하든, 줄기세포요법은 유전자요법과 몇 가지 문제점을 공유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는 “치료가 끝난 후에도 망막세포의 사멸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이 덜 심각한 환자들의 경우 이 문제를 회피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방법이 전혀 없어 줄기세포요법을 적용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게는 좀 더 획기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생체공학적 눈(bionic eye)이다.
(3) 인공망막
미시건주 리드시에서 주방 일을 하고 있는 56세의 로저 폰츠는 아르구스 II(Argus II implant)라는 생체공학 눈(망막보철)을 이식받았다. 의사들이 생체공학 눈의 전원을 켰을 때, 폰츠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천장에 매달린 전등의 불빛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폰츠는 망막세포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망막세포가 사멸하여, 대부분의 환자들이 40세에 실명하게 되는 질환)이라는 유전질환으로 시력을 잃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제는 벽에 부딪히지 않는 것은 물론, 냉장고를 더듬지 않고서도 손잡이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아르구스 II는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라고 폰츠는 말했다. 아르구스 II는 FDA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망막보철로, 전세계에서 90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세컨드사이트(Second Sight: 캘리포니아주 실마 소재 바이오업체)가 만든 아르구스 II는 2013년 중증 망막세포변성증 치료용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그것은 안경과 소형카메라로 구성되어 있어, 카메라로 촬영한 시각데이터를 (환자가 착용한) 휴대용 컴퓨터로 (유선)전송해 준다. 컴퓨터는 시각데이터를 처리하여 다시 안경으로 (유선)전송하고, 안경은 이 신호를 (눈을 감싸고 있는) 수신기로 (무선)전송해 준다. 마지막으로, 수신기에 잡힌 신호는 망막 에 이식된 칩(chip)으로 전달되고, 이 칩은 전기신호를 발생시켜, 망막의 잔여세포들을 자극한다.
하지만 미화 144,000달러의 거금을 지불해야 하는 아르구스 II는 정상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실명 환자들에게 ‘낮은 시력’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아르구스 II의 임상시험에 관여했던 파리 시각연구소의 호세-알랭 사헬 박사(안과학)는 말했다. 폰츠에 의하면, “눈에 보이는 것은 물체가 아니라 흑백의 점들로 이루어진 대비선들(lines of contrast)이며, 재활훈련을 통해 다양한 패턴(예: 출입구)을 인식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한다. 그는 아직도 흰 지팡이를 이용하며,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가 풍경을 포착하도록 하기 위해 고개를 전후좌우로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
세컨드 사이트사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공망막 기술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사(同社)는 올해 말 노인성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사는 아르구스 II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좀 더 많은 전극을 칩에 삽입해 봤지만, 신통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여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그 동안 이루어진 많은 진보를 감안하여,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설사 망막에 존재하는 소수의 광센서밖에 회복시키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시각을 회복하는 데는 그리 많은 기능적 광수용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알리 교수는 말한다.
유전자요법은 완벽한 시각을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고, 효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어하우스와 같은 환자들은 작은 기술향상 하나하나를 모두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시 찾은 시력이 5~10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거예요”라고 모어하우스는 말했다.
【참고 1】 결정적 시기: 시각 회복에 필요한 결정적 시기는 존재하는가?
1960년대에 신경과학자들은 "생애 초기에 고양이의 한쪽 눈을 가려 두면, 그 눈의 시각을 영원히 잃게 된다"고 보고했다(참고 10). 이는 "시각발달에는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낳았다. 즉, 인생 초기의 특정 시기에 시각회로(visual circuitry)를 사용하지 않으면, 평생토록 시각이 적절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이다(Nature 487, 24–26; 2012; http://www.nature.com/uidfinder/10.1038/487024a). 그러나 최근 시각을 회복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신경과학자들은 '결정적 시기 가설'을 검증하고 '오랫동안 시각신호를 경험하지 못했던 뇌가 시각신호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프로젝트 프라카시(Project Prakash)다. MIT의 파완 신하 교수(신경과학)가 이끄는 이 프로젝트는, 2003년 이래 인도의 농촌에서 1,400여 명의 어린이들에 안과 치료를 제공해 왔다.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450여 명의 환자들이 시력을 되찾았는데, 이들은 유년기에 앓은 백내장 때문에 실명한 어린이들이었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백내장 수술을 받은 시기는 소위 '결정적 시기'를 한참 지난 후였다. 이와 관련하여 신하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어린이들의 시각기능 중 일부(예: 시력(visual acuity) - 두 개의 점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으로, 독서에 필수적이다)는 영구적으로 손상되지만, 다른 기능들(예: 얼굴과 얼굴 아닌 것을 식별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참고 11).
신하교수의 연구결과는 "'결정적 시기'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며, 인간의 뇌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시각신호에 처음 노출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시각을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이들의 시각이 완전히 상실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신하 교수는 말한다.
다른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망막의 손상을 복구하기만 하면, 인간의 시각계는 만년이 되더라도 회복력(resilience)을 유지한다"고 한다(참고 12). 펜실베이니아 소아병원의 뇌영상 전문가인 만자르 아시타리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전자요법으로 시각을 일부 되찾은 선천성 망막변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영상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 놀랍게도 심각한 시각손상을 받은 지 최대 35년이 지난 후에도, 환자들의 뇌는 시각에 사용되는 신경회로를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연구진은 "시각신호를 상실한 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뇌의 시각경로는 살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유전자요법을 받은 환자들은 약간의 훈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상의 두 가지 연구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환자의 망막을 치료하기만 하면, 뇌의 시각시스템은 특유의 유연성을 발휘하여 빛 신호를 시각으로 전환시키는 것 같다. |
【참고 2】 일본의 과학자들, iPS 세포를 이용한 노인성 황반변성 임상시험 실시
한 일본인 여성이 세계 최초로 iPS 세포(유도만능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막망색소상피의 수혜자가 되었다. iPS 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이익을 제공하면서도 윤리적 논란이나 안전성 문제를 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아 왔다. 지난 9월 12일 14시 20분, 코베시 메디컬센터 종합병원의 쿠리모토 야스오 박사가 이끄는 세 명의 의료진은 1.3mm x 3.0mm 크기의 망막색소상피(RPE) 세포를 효고현(兵庫縣)에 사는 70대 여성의 한쪽 눈에 이식했다. 그녀는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다.
이식 수술은 리켄(RIKEN) 근처의 첨단의료센터(Institute of Biomedical Research and Innovation Hospital)에서 실시됐으며, 수술의 원리를 제공한 인물은 리켄 발생생물학센터(CDB)의 타카하시 마사요 박사(안과학)다. 그녀는 환자 자신의 피부세포를 채취하여 iPS 세포로 전환시킨 다음, 그것을 RPE로 분화시켰다. 환자는 분출성 출혈(effusive bleeding)이나 기타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리켄 측은 전했다. 쿠리모토 박사는 리켄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환자는 수술 및 치료와 관련된 모든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우리는 그분의 결단과 용기에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마사요 박사(안과학)는 iPS 세포를 이용하여 노인성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iPS 세포는 체내에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다양한 범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iPS 세포는 -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 환자 자신의 성체세포에서 만들어지므로, 개별 환자와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일본 후생노동성의 위원회가 타카하시 박사에게 임상시험을 허용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전격적으로 시행되었다(http://www.nature.com/news/next-generation-stem-cells-cleared-for-human-trial-1.15897, 한글번역: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ont_cd=GT&record_no=250506). 타카하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 동물(원숭이와 마우스)을 대상으로 안전성 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 iPS 세포는 이식 거부반응을 일으키거나 종양을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http://www.nature.com/news/stem-cells-cruise-to-clinic-1.12511).
"우리는 iPS 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의 발전을 위해 커다란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임상시험을 계기로 하여, 좀 더 많은 환자들이 iPS 세포 기반 재생의학([iPS cell-based regenerative medicine)의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라고 타카하시 박사는 말했다. ※ 출처: http://www.nature.com/news/japanese-woman-is-first-recipient-of-next-generation-stem-cells-1.15915 |
※ 참고문헌
1. Maguire, A. M. et al. Lancet 374, 1597–1605 (2009). 2. Maguire, A. M. et al. N. Engl. J. Med. 358, 2240–2248 (2008). 3. Bainbridge, J. W. B. et al. N. Engl. J. Med. 358, 2231–2239 (2008). 4. Hauswirth, W. W. et al. Hum. Gene Ther. 19, 979–990 (2008). 5. Cideciyan, A. V.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10, E517–E525 (2013). 6. Cepko, C. L. & Vandenberghe, L. H. Hum. Gene Ther. 24, 242–244 (2013). 7. MacLaren, R. E. et al. Lancet 383, 1129–1137 (2014). 8. Pearson, R. A. et al. Nature 485, 99–103 (2012). 9. Gonzalez-Cordero, A. et al. Nature Biotechnol. 31, 741–747 (2013). 10. Hubel, D. H. & Wiesel, T. N. Naunyn-Schmiedebergs Arch. Exp. Pathol. Pharmakol. 248, 492–497 (1964). 11. Sinha, P. & Held, R. F1000 Med. Rep. 4, 17 (2012). 12. Ashtari, M. et al. J. Clin. Invest. 121, 2160–2168 (2011). ※ 출처: Nature 513, 160–162 (11 September 2014) http://www.nature.com/news/curing-blindness-vision-quest-1.158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