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 10,32-39; 마르 4,26-34
+ 찬미 예수님
오늘은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입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은 1815년 이탈리아에서 가난한 집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셨습니다. 두 살도 안 되었을 때 아버지가 급성 폐렴으로 돌아가셔서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가톨릭대사전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스코는 어려서부터 근면한 노동 정신과 의무 수행, 즉 순종의 덕을 길렀으며 하느님 현존 앞에 솔직한 태도 그리고 그 뜻을 감사와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웠는데, 이러한 습관은 훗날 그가 수많은 역경과 반대 속에서도 늘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하느님과 인간 앞에서 솔직하고 용감하게 자기의 소신을 펴는 굳센 인격을 형성하는데 뒷받침이 되었다.”
184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보스코 성인은, ‘가렐리’라는 이름의 소년 벽돌공을 만나 함께 무릎을 꿇고 성모송을 바치며 성호를 긋는 법과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는데, 이것이 성인께서 세우신 주일 학교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성인은 100명이 넘는 소년들과 함께 돈도 거처도 없이 광장과 목초지를 다니며 1년 동안 이동하다가 정착하여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기숙사를 세우고 이 소년들과 함께 생활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도시 하층민 소년들과 농촌 출신의 가출 소년들이었습니다.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해 일생을 바칠 것을 서약한 성인은, 같은 이상을 지닌 사람들을 모아 살레시오 수도회와 수녀회를 설립하셨습니다. 성인은 1888년 73세의 나이로 선종하셨는데, 동료 수도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고 아무에게도 악을 행하지 마십시오. 나의 아이들에게 천국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해 주십시오.”
지난 화요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뜻을 실행한다는 것은 한두 가지 일을 해낸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어쩌면 일생에 걸쳐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겠다는 원의를 품고 그것을 실행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히브리서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약속된 것을 얻으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히브리서는 “여러분이 빛을 받은 뒤에 많은 고난의 싸움을 견디어 낸 때를 기억해 보십시오.”라고 권고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세례를 받고 하느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크고 작은 어려움과 마주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박해가 있던 시기에는 고난과 어려움이 무척 컸습니다.
히브리서는 박해 중에 있는 교우들에게 ‘인내’를 강조하면서 하바꾹서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하바 2,4)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 역시 인내를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중요한 자세가 믿음과 인내라고 합니다. 땅에 씨앗을 뿌렸는데 거기에서 싹이 터서 자라리라는 믿음이 없으면 씨앗을 뿌릴 수 없습니다. 또한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 시기를 우리가 정할 수 없습니다.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합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이 청소년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면서 가졌던 자세가 바로 믿음과 인내였습니다. 성인은 한 사람 한 사람을 키우고 계신 분이 하느님이심을 믿었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일생 기다렸으며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셨습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신 점은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의 인격적 관계였는데, 이를 위해 ‘친교’라는 단어를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들을 수 있게” 비유로 말씀하셨다고 전합니다. 마르코 복음 4장에서 ‘듣는다’라는 동사는 13번 나옵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하느님께 순종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말만 들으면서 자기는 ‘잘 듣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결국 자신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친교를 이루기 위해서 서로의 말에도 귀 기울여야 하지만, 함께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성 요한 보스코, 1880년
출처: John Bosco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