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에
느와르 문패가 걸려 있는 집
나는 그 집에서 태어났어요
회색 구름과
먹구름이 서로를 품어
낳은 작은 빗방울
그 사랑의 결실이
바로 나였지요
어느날, 폭풍은 나를
햇빛 쏟아지는 낮선 하늘로
밀어 보냈지요. 나 홀로
어둠의 집을 떠나
빛의 세상에 들어선 나는
먼 산에 걸린 무지개를 보았고
물비늘 찰랑이는 강물과
숨죽인 들녘에 아지랑이를 보고
감탄하여 눈물이 났어요
햇볕을 머금은
새털구름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뭉게구름은 숫눈처럼
뭉글뭉글 하늘을 떠다녔어요
둥근해는
뜬구름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다
마침내 작은 별 하나 되어
하늘 끝에서 반짝였어요
신비로움에 젖어 들어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고
있는데 모르고 있었어요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당황하여 도망갔어요
마치 새침한 여우가 꼬리를
감추고 재빠르게 달아나듯
싸한 여운만을 남긴 채
어둠을 품고 때어났지만
빛을 만나 아름다워진 비
그래서
나의 이름은 느와르가 아닌
여우비로 불리게 되었지요
카페 게시글
시 창작교실
여우비
조현주
추천 0
조회 49
26.06.22 09:4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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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느와르......
몇번을 읽어 보고서야 어렴풋이 무슨 내용인지 짐작 비슷한 것을 하게 됩니다.
감탄~~~
심오한 표현에
한참을 풍덩.
감탄.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