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가을장마도 그쳐, KTX 열차 차창을 스치는 파란 하늘, 흰 구름, 노란 들판들이 한층
선명하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빛사냥이 매년 봄 가을로 추진해 온 일박이일은 2015년 속초를 시작으로 부산 인도네시아
군산 경주 목포 강릉 울릉도 안동 고군산군도 통영 백령도 대마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
영향으로 잠시 쉰 기간 외 13차례의 원정출사를 해 오면서 빛사냥의 꽃으로 자리매김 하여
왔습니다.
이번 일박이일은 처음으로 여행사가 주관하는 KTX 남도웰니스여행을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17명 외 15명이 참가해 인솔자를 따라 남도 여행에 나섰습니다. 일행의 면면을
보면 젊은이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60대 이상의 여성들이었고 이 중에는 85세의 노모 손을
꼭 잡고 다녔던 효녀도 있었습니다.
용산역 출발 2시간 만에 도착한 남원역에서 연계버스에 탑승해 산청으로 이동하여 점심식사
후 동의보감촌을 둘러 보았습니다. 한방을 테마로 다양한 시설을 갖춘 관광지로서 박물관과
각종 대형 조각품 등 어마어마한 시설을 갖추어 놓았으나 기대 이하의 관람객으로 걱정이
쌓인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버스는 우리를 산 중턱에 내려주고 내려가고 우리는 무릉교 앞에서
단체 촬영을 마치고 흔들다리 아래 언덕에 꽃 무니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구절초의 아름다운
풍경을 향해 셔터를 누릅니다.
산 중턱에서 바라보는 아래 시골 마을, 멀리 겹겹이 쌓인 산들과 둥실둥실 떠다니는 흰 구름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버스는 1시간을 달려 남원을 지나 지리산 뱀사골에 닿았고 여기서부터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오는 길 주변의 식당 어디를 쳐다봐도 뱀탕 파는 집은 눈에 띄질 않았습니다.
석 달 전 일정을 잡을 때 만해도 예년 기준으로 지금이 단풍 절정기라 생각했는데,
올해는 늦더위 때문인지 뱀사골은 아직 초록입니다. 최근 계속된 비로 인해 계곡은 수량이
넘쳐나고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바위에 부딪혀 물보라를 일으키는 물빛은 희다 못 해
푸른색을 띄고 있습니다.
계곡 상류에서 와운마을의 천년송을 찾아갑니다. 자동차 없인 오르 내리기 힘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니 마을이 나타나고 여기서 계단을 또 한참 오르면 와운 천년송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일명 할머니 소나무라 일컷기도 한다는데 언덕 위에서 할아버지 소나무가 할머니 소나무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천년송은 와운마을의 수호신이자 지리산의 수호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답니다.
이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매점에서 따뜻한 꿀차 한 잔 마시고 하산합니다.
저녁식사는 삼겹살구이입니다. 환경의 변화인지 서울서 맛보던 맛과는 다른 맛을 맛보며
건배구호 “일박” “이일”을 외치며 많이들 먹고 마셨습니다.
가로등도 없는 밤길을 달려 함양 산골의 웰니스호텔에 도착해 첫날 여장을 풉니다.
호텔 주변 경관이 좋다는 소식에 아침 산책을 나왔습니다.
민가도 별로 없는 산골에 호텔과 부대 시설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고, 주변은 수십미터 크기의
소나무로 둘러 쌓여 있으며, 죽염 장독대에는 1500여개의 항아리가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있습니다.
아침 식사로 제공된 황태해장국은 어제 밤 마신 술독을 말끔히 풀어주었습니다.
하루 밤 인연이지만 좋은 인상을 갖고 호텔을 떠나 단풍이 유명하다는 순창 강천산으로
향합니다. 병풍폭포를 지나 구장군폭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에는 아기단풍 나무가 날이
추워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길이 붉은 색으로 뒤덮인 그림을 상상하며 강천산
계곡 길을 걸었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다리 현수교도 걸어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하늘다리
천국인가 봅니다.
순창 고추장 마을에서 고추장 맛도 보았고 점심 식사도 고추장 불고기였습니다.
담양 죽녹원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외국인도 많이 보입니다.
숲은 여러 개의 산책길이 조성되어 사람들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고 대나무 숲을 통과한 햇살과 바람과 향기가 어우러져 산책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장성호 수변 길 산책입니다. 댐 제방 위로 올라가 호숫가
산책길을 걷는 일정으로 호수는 넓었고 인적도 뜸해 사색하기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에도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옐로우 ....
일정을 모두 마치고 KTX를 타기위해 정읍역으로 갑니다.
정읍에서 마지막 만찬은 소갈비탕에 샤브샤브를 곁드려 모두의 입맛에 잘 어울리는
식사였습니다.
일박이일, 4만보가 넘는 빡센 일정을 무사히 마친 저녁이라 피로와 안도감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일정 내내 수고해준 인솔자에게 감사드리며 우리는 마지막 건배의 잔을 높이 듭니다.
“일 박” “이 일”
전잔 870,085 / 수입 320,000 / 지출1 244,000 지출2 70,000 / 현잔 876,085
첫댓글 필자의 감칠 맛나는
출사후기를 즐감하였습니다.
빛사냥 !
일박 !! 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