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의 신비 ◑* 박노해시인
촛불 하나가 다른 촛불에게 불을 옮겨준다고
그 불빛이 사그라드는 건 아니다
벌들이 꽃에 앉아 꿀을 따간다고
그 꽃이 시들어가는 건 아니다
내 미소를 너의 입술에 옮겨준다고
내 기쁨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빛은 나누어 줄수록 더밝아지고
꽃은 꿀을 내줄수록 결실을 맺어가고
미소는 번질수록 더 아름답다
자신의 것을 잃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나누어 줄수없고
자신을 나누지 않는 사람은
시간과 함꼐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심청사달(心淸事達)의 지혜
몇 년전에 부모님이 친목모임으로 육지부 여행을 다녀오실 때 족자 하나를 선물로 주셨다. 그 족자에는 심청사달(心淸事達)이라는 한자가 붓글씨로 쓰여 있었다. 그 의미는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잘된다는 뜻으로 명심보감(明心寶鑑)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라고 하신다.
마음이 맑다는 것은 아마도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지혜와 함께 나눌 줄 아는 현명함을 지닌 상태를 말할 것이 아닐까.
맑다는 것은 깊되 바닥이 보이는 마음을 지니는 것으로 이런 마음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웬만한 것들의 혼탁함을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마음이 맑다는 것은 때가 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화하는 것이다. 욕심이 늘고 이기심이 커지는 것을 적절히 막아내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일을 도모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인생은 혼자 살지 못하고, 일을 도모하는 것 역시 혼자할 수 없는 것이 삶의 이치다. 따라서 심청사달(心淸事達)이라 함은 자경의 문구이지만 함께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진리라 하겠다. 마음이 행동의 근거이기 때문에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만일 마음이 혼탁하여 부질없는 욕심이 붙으면 그 욕심이 나를 지배하고 반면에 마음을 맑고 깨끗하면 사물을 바르게 볼 수 있어 모든 일에 통달하게 된다.
심청사달(心淸事達)이라는 말을 다음과 같이 21세기 현재의 의미로 다르게 재해석한 의견이 눈에 뜨인다. 맑은 영혼이 자유로운 생각을 만든다. 자유로운 생각에서 창의적인 사고가 태어난다. 창의적인 사고가 새로운 다른 것을 만든다. 새롭고 다른 것이 우리 모두를 변화시킨다. 가끔 가정에서 또는 직장업무가 잘 풀리지 못할 때가 있는데 우리들의 마음이 혼탁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남을 비난하고 원망하기 전에 내 마음부터 점검해야 한다. 심청사달(心淸事達)의 좋은 글 뜻이 우리 모두에게 실천되기를 바란다. 우리 공직사회의 심청사달(心淸事達)은 청렴(淸廉)이라고 생각되며 청렴(淸廉)이 조직전체에 실천되면 더욱 신속히 업무가 추진되고 복잡한 갈등상황도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태기 / 서귀포시 표선면 산업팀> |
갈로족의 나눔의 지혜
하루 세 끼 식사, 간단한 옷, 몸을 누일 수 있는 몇 평의 집만으로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넓은 집에 살면서 수십 만원짜리 밥을 먹어도 불행한 사람이 있다.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가에 상관없이 내 것, 네 것으로 나뉘어 높은 담장안에 갇힌 수많은 물건들….
아프리카 동북부의 갈로족은 너와 나의 이기적인 경계를 무너뜨리고 살고 있다. 갈로족 주민들은 자연의 정직함을 믿으며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
그러나 토질과 날씨, 농부의 정성에 따라 개인의 수확량은 천차만별. 어떤 사람은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을, 어떤 사람은 적은 양의 곡식을 얻는다. 한 해 농사가 끝나면 주민들은 가족들의 식량을 제외한 나머지 곡식을 자루에 담아 마을 공동 창고로 향한다.
그리고 풍요를 허락한 신에게 감사하며 자루를 창고에 쌓아 놓는다. 이렇게 3년이 흘러 창고 가득 곡식이 쌓이면 추장은 타로이 선포하며 창고 문을 활짝 연다. 곡식이 부족한 주민들은 창고에 쌓인 곡식을 자신에게 필요한 양만큼만 가져간다.
부자라도 곡식을 남기지 않으므로 이듬해에도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 가난한 사람은 흉작이 게으름에 대한 신의 경고라고 여기며 더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
갈로족의 타로이가 아름다운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각자의 인생을 모두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지혜 때문이다. 3년 전 풍요로운 수확으로 공동 창고에 곡식 자루를 쌓던 이가 3년 뒤에는 곡식이 부족해 타로이 의식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인생의 행과 불행은 누구를 막론하고 언젠가는 찾아가기 마련이므로 갈로족처럼 내 것 네 것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이면 세상의 분쟁과 눈물은 그만큼 적어지지 않을까?
<월간 좋은 생각> |
둘러 보는 삶
자신에게 기댄 그 남자가 조금씩 눈물을 그치자
느티나무는 그의 발밑으로 이파리 하나를 슬그머니 떨어뜨려주었다.
그는 울음을 멈추고 나뭇잎을 주워들고
생각에 잠긴 듯 만지작거리더니
자신의 마을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그 남자에게 이파리 하나를 주신 거죠?
아프진 않았나요?"
어린 물푸레나무가 묻자 느티나무는 대답했다.
"물론 조금 아프긴 했지.
하지만 아픔보다는
내 친구들에 대한 우정이 더 중요했단다.
그들에겐 내 위로가 필요했고
난 위로해주고 싶었거든"
<메리 페이, '안녕을 말할 때' 중에서>
| 虛施造福 (허시조복)
욕심을 비워 베풂이 복을 짓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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