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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등산객의 산행기를 토대로, 일반적인 산행과는 반대인 '어송 주차장(대문다리) → 서태사 → 선바위 → 8봉 → 7봉 → 6봉 → 5봉 → 4봉 → 3봉(상봉) → 2봉 → 1봉 → 송림 → 양길 주차장'의 4km 구간을 2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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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산
높이: 362m
위치: 충남 서산시 팔봉면
팔봉산은 8개의 바위봉우리가 올망졸망 이어진 산이다. 팔봉산에 오르면 해안국립공원 태안반도가 한눈에 보인다. 만리포, 연포, 몽산포, 방포 해수욕장 등이 가까이 있어 산행 후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산행 출발점은 팔봉면 양길 2리 마을. 이곳 주유소에서 차를 내리면 남쪽으로 길이 뻗어있다. 마을을 왼편에 두고 외딴집 앞을 지나면 산행 시작 30분 만에 숲속의 공터에 이른다. 공터에는 샘터와 나무의자,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숲속 계단을 따라 오르면 1봉과 2봉 사이의 고개 안부에 올라선다. 1봉의 정상은 안부에서5분거리. 1봉 일대는 집채보다 큰 네댓 개의 바위로 이뤄졌다. 2봉은 안부로 다시 내려섰다가 숲을 지나 바위벼랑에 붙어야 한다. 벼랑에는 줄이 매어져 있어 초보자도 지나가기에 어려움이 없다.
3봉은 소나무 숲으로 된 능선이 평탄하게 시작해서 비탈로 이어진다. 바위 위에 서면 태안의 백화산과 만리포 일대의 서해가 수채화처럼 펼쳐져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깎아 지른 벼랑을 보며 오르면 길이 5~6m, 높이 1~2m 남짓한 통천문을 만난다. 나무 사다리를 올라야 하늘을 맞게 된다.
통천문을 빠져나오면 또다시 난 코스. 동아줄을 붙잡고 바위틈을 디디면서 바위 벼랑을 돌아가야 한다. 안부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 4봉까지는 5분이면 건너간다. 소나무가 군데군데 자라는 암벽 길이 신선하고 조망이 훌륭한 바위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5~7봉을 지나면 어송리로 내려가는 안내 팻말이 있다. 그러나 8봉을 빼놓을 수 없고 하산 코스도 물이 좋은 정수암으로 내려선 뒤 대문다리로 빠지는 것이 좋다. 총 산행 3시간 소요. – 한국의 산하
2017년 11월 4일 문경의 주흘산을 시작으로 수도권 산행에 이어 충청권 산행을 진행해, 대야산, 용봉산, 오서산, 도락산, 제비봉, 가령산, 희양산, 칠보산, 악휘봉 등에 올랐다. 그리고 2018년 9월 9일 천안의 광덕산을 끝으로,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 대중교통을 이용한 친구들과 같이하는 충청권 산행은 중단했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산이 많이 남았으니, 완전히 중단한 게 아니라,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 쉽지 않은 산들이라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해 잠정 중단이다. 그러던 중 개인적으로 천고지, 백두대간 연결, 인기 100산 등의 목표가 생기면서 잠시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목표를 거의 달성하고 나자, 갈만한 산이 없어,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 위해 옛 산행 기록을 검토하다가, 몇 년 전 충청권 산행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계획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부활한 충청권 산행의 첫 번째는 서산 팔봉산이다. 팔봉산은 까만 소 100+에 낙점된 덕에 안내산악회가 자주 찾는 산이 되기는 했으나, 거리라고 해봐야 4km 내외에 불과해, 가야산이나 안면도 도보여행과 묶어 가장 싫어하는 1+1 산행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서 과거 정확히는 2018년 11월 10일 만든 대중교통을 이용한 산행 계획에서 그 대중교통이 2023년 7월에도 유효한지 확인했다. 오지가 아니어서인지 변화는 없다. 해서 주말 한 번, 주중 한 번이라는 산행 목표가 장마와 무박 산행 때문에 지켜지지 않았으나, 이번 수요일에 서산 팔봉산에 다녀오는 거로 다시 목표를 지켜 나간다. 참고로 지난 토요일 신선봉, 마패봉 산행[산행기], 다음 토요일 역시 비슷한 동네의 군자산, 남군자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가성비는 떨어지나, 가벼운 산행이 필요해 선택한 산이다.
물론 초행인 산이라, 앞선 산꾼이나 등산객의 산행기를 검토하다, 이상한 걸 발견했다. 모두 양길 주차장에서 시작해 양길로 돌아가거나, 공소 주차장에서 끝내는 산행이다. 그 코스는 북서에서 남동으로 진행하는 산행이라, 해를 정면으로 받으며 가야 하고, 팔봉산이 자랑해 마지않는 서해 조망이 앞이 아니라 뒤다. 공소 주차장에서 양길 주차장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맞아 보이는데, 그 방향으로 진행한 산행기는 찾을 수가 없다. 이유가 뭘까? 어쨌든, 남들과 다르게 공소에서 양길로 간다! 그리고 4km, 2시간이면 충분한 코스라 물만 한 통 들고 갈까 했으나, 아무리 낮고, 코스가 짧아도 산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평소와 같이 준비한다. 다만, 하산 후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거라 특별히 준비하지 않는다. 비는 내리지 않으나, 하루 종일 짙은 구름으로 흐리다는 예보라, 어느 방향이든 조망이 좋지 않을 거라는 게 아쉬울 뿐이다.
위는 2023년 즉, 작년 7월 12일 서산 팔봉산행을 계획한 글이다. 그런데, 당시 장마로 거의 모든 활동이 중단되는 바람에 결국 못 가고, 팔봉산은 다시 뒤로 미뤄지다, 지금에 이르렀다. 고로 이제는 가야 할 타이밍이라, 2024년 11월 세 번째 목요일인 14일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산행이 2022년 6월 온갖 머리를 굴려 다녀온 평창 중왕산이라[산행기], 포기했다. 코스가 재밌거나, 조망이 좋으면 다시 갈 수도 있으나, 오지가 오지인 건 다 이유가 있다. 해서 몇 년간 벼려온 서산 팔봉산을 이번 목요일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오기로 했다. 산행 준비나, 코스 등은 변함이 없다. 다만, 일반적인 산행과는 반대로 달릴 생각이었는데, 그동안 대중교통에 변화가 있는지 다시 검토하다가, 교통편 때문이라도 양길에서 시작하는 게 정답이라는 걸 알았다. 해서 코스는 처음 계획과는 반대로 양길에서 시작해 대문다리에 끝낸다.
산행일 팔봉산은 종일 흐리고, 18시부터 1㎜/h의 비가 내리고, 기온은 영상 16℃~18℃, 바람은 1㎧~2㎧로 분다는 예보라, 일단 우산은 가져간다. 그리고 예정대로라면 점심시간 직전 하산할 확률이 높으나, 만약에 대비해 불광역표 또는 연서시장표 김밥을 사 간다. 물론 날머리 주변에 식당이 있어, 거기서 점심 겸 하산주를 마실 수도 있으나, 요즘 혼자 마시는 술이 쉽지 않아, 주변 분위기를 보고 결장할 생각이다. 와중에 아침에 산 김밥을 그대로 집으로 가져갈 수 없어, 산행 중 먹는다면, 하산주는 집에서! 그리고, 대한민국 산은 가뭄이 심한 봄·가을의 특정 기간에는 산불방지를 위해 입산을 통제하는 산이 많은데, 사전에 파악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낭패 보는 수가 있어 미리 확인한 결과 다행히 팔봉산 산방 통제 대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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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알람 소리에 기상해, 아지트로 나와 현지 날씨를 확인하고, 버스 정류장과 시간, 번호 등이 기억 안 날 수 있어, 산행 계획을 캡처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은 후, 배낭 옆 주머니에 500㎖ 생수 한 병을 넣고, 그걸 짊어지고, 6시 정각 집을 나서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불광역 24시간 김밥집까지 걸어갈 생각으로 집을 나섰으나, 그 길목에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어, 타이밍이 맞는다면 굳이 버스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해서 마을버스 정류장 방향으로 가며,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했다. 3분 후다. 그럼 기다릴 가치가 있고, 6시 5분 도착한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역으로 향했다. 과거에는 불광역 정류장에서 내렸으나, 거기서 김밥집까지 건널목을 두 번이나 건너, 300m가량을 가야 해 생각보다 멀고 와중에, 역방향이다. 해서 이번에는 비록 100m가량 더 멀지만, 건널목을 한 번만 건너고 진행 방향인, 한 정류장 전 대조동 우체국 정류장 내려서 갔다. 비록 걷는 거리는 더 머나, 확실히 시간은 단축됐다. 어쨌든 그 김밥집에서 김밥 한 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불광역으로 내려갔다.
6시 16분경 승차장에 도착해 먼저, 주머니에 넣었던 김밥을 꺼내 배낭에 넣는 등, 최종 배낭 점검을 마치고, 6시 20분 오금행 열차를 탔다. 그리고 6시 53분경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해, 개찰구로 나가 센트럴시티 터미널로 가, 승차권 자동 발매기로 7시 10분 서산행 표를 샀다. 물론, 28인승 우등 버스지만, 팔린 승차권이 10여 장에 불과해 단독 석이 아니라, 비어 있는 2인 좌석 중 하나를 샀다. 이후 볼일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찾아 헤맨 후 화장실 앞에 있는 승차장으로 나갔으나, 대기 승차장이라, 'ㄱ' 자로 꺾인 승차장을 따라 서산행 승차장으로 가는데, 터미널 요원이, 승차장 밖에서 이동하라며 막는다. 버스 출발까지 3분 남았는데, 짜증 나는 순간이다. 그렇다고 한바탕할 상황도 아니라, 밖으로 나가려고 보니, 나란히 2개의 문이 통제라, 10여 미터를 더 간 네 번째 문에서 간신히 대기 승차장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남은 시간은 2분! 해서 속보로 서산행 승차장으로 이동해 간신히 출발 직전의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예정대로 7시 10분 서산행 버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는데, 앞 두 좌석의 충청도 아줌마 둘이 뭔 할 얘기가 그렇게 많은지 음악 듣는 것도 어려울 지경이다. 와중에 옆의 단독 석 노인네는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고 있다. 물론 이어폰 따위는 없다! 오죽하면, 기사가 조용히 하라고 큰소리로 안내 방송을 할 정도다. 하지만, 목소리를 줄이는 듯하더니, 다시 커진다. 충청도 아줌마들은 다 그런가? 성질대로 하자면, 앞에 다 대고 조용히 하라고, 뭐라 하고 싶지만, 중이 떠나야지, 해서 텅 빈 뒷좌석 중 하나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이왕 주변에 아무도 없는 난장판 버스라 등산화를 벗었다. 그리고 우연히 오른발바닥을 보니, 구멍이다. 응? 신을 때는 몰랐는데? 해서 다른 양말로 갈아 신을까 하다가, 이번 산행은 그대로 신기로 했다. 비록 1시간 50분 거리의 서산이나, 지루해 졸다 책 읽기를 번갈아 하다, 어디쯤 왔나, 지도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모호했던 서산의 위치를 정확 파악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예정보다 이른 8시 52분경 서산 공용터미널, 정확히는 그 앞에 도착했다. 해서 먼저 화장실을 다녀와야 할 거 같아 터미널로 들어갔다.
밖에서 볼 때는 못 느꼈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큰 내부에 약간 놀랐다. 다른 도시는 터미널을 없앤다고 난리인데, 여기는 잘 나가는 듯하다. 그리고 게시판 중 먼저 눈에 들어온 게, 시내버스 영역이다. ‘공용’ 버스터미널이라는 간 알고 있었으나, 시내버스 시간까지 안내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2024년 11월 10일 확인할 당시 9시 15분 출발인 712번 버스가 9시 20분으로 5분 늦어졌다! 그사이 바꿨나? 당연히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터미널에서 나가 삼성생명을 찾았다. 서산 지역 시내버스 시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터미널 근처 삼성생명 정류장에서 타야 한다는 걸 안 덕이다. 해서 한창 도로 보수 중인 삼성생명 정류장으로 가,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그런데, 팔봉산행인 700번 대 버스는 없다. 혹시 건너편에서 타야 하는지, 길을 건너기 위해 건널목으로 가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는 속담에 따라, 공사장 인부에게 팔봉산 가는 버스는 어디서 타는지 물었다. 고개를 갸웃하더니, 팔봉산행은 터미널에 타는 걸로 알고 있단다! 터미널 게시판에서 시내버스 시간표를 본 순간 그걸 깨달아야 했다.
공용버스터미널로 돌아가, 승차장으로 시내버스 게시판이 있는 방향 승차장으로 나가니, 지역별 시내버스 승차장이 따로 있다. 그리고 팔봉산이 있는 '구도'는 11번 승차장이다. 현재 시각 9시 11분, 시간표에 의하면 20분 출발이라, 승객으로 붐비는 승차장 의자에 앉아, 주변을 관찰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시 16분이 되자, 터미널 한편에 대기 중이던 버스 한 대가, 11번 승차장을 향해 오는 게 보인다. 그런데, 721번이 아니고 724번이다. 이건 뭐?! 몇 번이든 팔봉산만 가면 되는 거라, 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자, 주변 대부분 승객이 그 버스 문으로 향한다. 해서 제일 마지막으로 버스에 타, 아무래도 초행이라, 창밖을 주시할 필요가 있어, 앞문 첫 번째 자리에 앉았다. 물론 목적지인 양길리 버스 정류장, 한 정류장 전에 알람을 울리도록 앱을 설정했으나, 가끔 앱도 오류가 있어 정류장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가, 9시 49분 양길2리 정류장에서 내렸다. 장황하게 썼지만, 결론은 ‘7:10 센트럴시티 → (우등고속) → 공용버스터미널, 9:20 / 서산 공용버스터미널 → (724) → 양길리 버스정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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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면사무소 소재지로 향하는 버스에서 내려, 양길2리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며,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팔봉산 지역의 날씨를 확인했다. 기온은 영상 16℃~19℃, 바람은 1㎧, 초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보통'으로 간절기 복장에 비해 따뜻한 날씨라 땀을 많이 흘릴 듯하다. 그리고 먼지는 '좋음'이 아니라, '보통'이라, 조망은 전망대에 올라가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날씨를 확인하며, 버스정류장으로 들어가, 패드의 전원을 끈 후 배낭에 넣고, 등산화 끈을 조이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이후 앱이 위성과 동기화하는 동안, 버스정류장에 있는 버스 시간표와 주변에 이정표가 될 만한 걸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확인한 현 위치의 고도는 9.4m~31m로 생각보다 낮다. 팔봉산 정상인 3봉의 높이가, 361.5m니, 고도차는 330.5m로 역시 생각보다 크다. 그걸 확인하고, 도로를 따라, 농협 주유소 갈림길에서 들머리인 양길리 주차장 가기 위해 주유소 방향으로 조금 가자, 왼쪽으로 갈림길이고, 주택 뒤로 팔봉산이라 생각되는 암봉이 보여, 그 길의 정체가 궁금해 핸드폰을 꺼내, 지도를 확인했다. 산경표에는 없지만, 산긺샘의 네이버 지도에는 분명 등산로라, 좌회전했다.
앞에는 팔봉산을, 오른쪽에는 애초 가야 했던 농협 주유소를 보며, 임도를 따라가, 10시 4분 임도 갈림길에 도착했다. 산이 낮고 주변이 온통 논이나 밭이라, 임도 또한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갈림길도 많다. 하지만, 딱 봐도 능선으로 향하는 오른쪽 임도가 팔봉산으로 향해, 우회전했다. 결과적인 얘기나, 어디로 가도 다시 합류했다. 어쨌든 우회전해 다시 4분가량 오르자, 이번에는 임도 오거리라, 이번에도 역시 능선 위로 난 왼쪽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팔봉산이라는 유명세 비하면 이정표가 전혀 없어 처음에는 약간 당황해 수시로 핸드폰을 꺼내 앱의 지도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렇게 위로 가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말 그대로 임도지 등산로가 아니라, 이정표가 있을 이유가 없었다. 임도를 등산로로 사용해 팔봉산에 오르는 게 문제는 아니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위로 올라, 10시 21분 철책 문이 있는 능선에 올라섰다. 왼쪽은 사유지로 무언가 중요한 걸 재배하는 듯했다.
철책 문 앞에서 보니, 왼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있다. 해서 지도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와 현 위치의 높이, 팔봉산까지의 남은 거리를 확인했다. 해발 152m로 꽤 올라왔다. 그리고 산경표는 아니나, 산길샘 지도에 의하면 제대로 가고 있다. 팔봉산 아래 호랑이굴까지 남은 거리는 대략 300m 정도 되는 듯했다. 그걸 확인하고 역시 한국 산답게 깔딱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데, 철모르는 진달래라,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다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위로 갔다. 군데군데 급경사가 있기는 했지만, 가쁜 숨을 몰아쉴 정도는 아니었으나, 간절기 등산복에, 간절기 바람막이까지 입어, 별로 오르지도 않았는데, 땀이 비 오듯 해 숨까지 헐떡였다. 고로 멈춰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으면 되나, 그게 귀찮아, 결국 1봉 갈림길까지 갔다. 그렇다고 거기서 옷을 벗은 것도 아니다. 현재 시각 10시 31분, 어차피 산행 계획을 세울 때 1봉은 왕복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운암사지’는 초면이라, 앱의 지도로 확인했다. 1봉 방향으로 호랑이굴이 있고, 1봉에서 2봉, 3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주 능선이다. 고로 우회로인 운암사지로 가기 위여 여기 갈림길로 다시 돌아올 이유가 없다. 말인즉 가장 싫어하는 왕복을 안 해도 된다.
왕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들떠, 콧노래를 부르며 나무를 땅에 박은 계단으로 1봉을 향해 아래로 내려가는데, 왼쪽으로 호랑이굴 안내문이 서 있어, 당연히 좌회전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호랑이굴로 갔다. 다른 지역의 호랑이굴과 비교해 깊이가 얕고, 높이도 높지 않은 게, 실제 호랑이가 살기에는 적합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것도 바다가 가까운 해발 300m대의 야산이라 더욱! 호랑이굴을 감상하고, 기록으로도 남긴 후 계단으로 계속 내려가자, 왼쪽 아래, 잎이 떨어져, 앙상하나 울창한 숲 사이로 암봉이 보인다. 1봉이다. 처음부터 암봉이라, 그렇지 않아도 왕복하지 않아 기분이 좋았는데, 더 흥분해 1봉을 향해 갔다. 그리고 지도의 표시대로 좌로 꺾인 등산로를 따라가자, 사거리다. 직진은 애초 등산을 시작하려 했던 양길리 주차장이고, 왼쪽은 2봉, 오른쪽이 1봉이다. 왼쪽의 2봉 입구에 서 있는 '협조의 말씀'을 보니, 위험한 구간이니, 그걸 피하고자 운암사지로 우회전하라는 부탁이다. 금줄도 그래서 친 듯하다. 그걸 보니, 의욕이 더 솟았다. 하지만, 지금은 1봉이 먼저라, 일단 우회전해 1봉으로 향했다.
지도로 남은 거리를 확인 후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0시 48분 대리석 하트모양의 정상석을 바위에 시멘트로 고정한 정상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정상 아래로, 정상은 평범한 사람을 오를 수 없는 바위 군락이다. 그리고 그 형태의 정상석은 팔봉산 정상이자 상봉인 3봉을 제외하고 모두 같은 모양으로, 이름과 높이만 다르다. 당연히 정상석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그 오른쪽 조금 위 전망대로 가, 서해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남겼다. 이후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배낭을 내려놓고, 실제 정상인 바위로 올라갈 통로가 있는지, 동영상을 촬영하며 거대한 네 개의 바위 만든 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위를 보니, 기어 올라갈 만하다. 다만, 지금은 혼자라 위험해 올라가는 건 다음을 기약하고, 네 개의 틈 중 정상석 뒤로 난 틈으로 내려갔다. 그러는 중에 두 명의 남성 산꾼이 올라와 그들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고서야 지금 공사 중이라 2봉으로 못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역광이라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동영상 바로 아래 사진, 즉 앞이 2봉이 뒤가 3봉인 사진의 붉은 점선 원 내부에 2봉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이 보인다. 만약 저게 문제라 공사 중이라면 어쩔 수 없다.
가는 날이 장날인가 한탄하며, 벗어놓았던 배낭을 둘러메고 사거리로 돌아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공사 안내' 플래카드다. 해서 도대체 무슨 공사를 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봤다. 공사 내용은 알 수가 없으나, 헬기장 부근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했다. 1봉에서 본 철 계단으로 2봉을 오르는 건 문제가 없을 듯하나, 그렇다고, 철계단은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한 건 아니고, 사거리 쉼터에 두 명의 등산객이 쉬고 있어, 감히 금줄을 넘을 수 없어, '산을 망치는 산림조합 놈들!'이라고 욕 한마디 해주고, 운암사지 갈림길로 돌아갔다. 즉 죽어라 싫어하는 갈림길까지 왕복에, 봉우리를 앞에 두고 우회해야 한다. 10시 49분 운암사지 갈림길에 다시 도착해, 갈림길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긴 후 옆의 암릉을 두고 운암사지로 우회했다. 그리고 가면서, 11월 24일 광주광역시에서 준다는 암밴드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까만 소 앱으로 인증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 인증 방법을 이번 산행에서 테스트해 보기로 했었다. 다행히, 서산 팔봉산이 까만 소 100+ 중 하나라 인증 대상이다. 나야 인증이 안 돼도 문제 될 게 없으니, 테스트 대상으로 적격이다.
까만 소 앱을 핸드폰에 설치하고, 인증 방법을 보니, 100 명산, 백두대간, 정맥 등 까만 소 인증지에서 인증꾼이 하는 걸 많이 봤던 그대로다. 먼저, GPS 기준 인증 반경 내에 들어서면 '발도장 찍기'라는 걸 한다. GPS로 확인하는 절차다. 그리고 인증 대상인 정상 표지나, 이정표 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24시간 이내에 올리면 된다. 해서, 산행을 시작한 후, 수시로 중앙에 있는 '인증하기'를 눌러봤다. 그럼, 두 번째 이미지의 화면으로 바뀐다. 그건 아직 사정거리 밖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두 번째 이미지 아래의 '지도에서 인증지 확인하기'를 터치하면 세 번째 이미지의 지도 화면으로 바뀌고 인증지의 위치와 대략적인 거리를 알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발도장 찍기'는 잘 만들었다. 해서 까만 소가, 지자체를 알리는 챌린지의 플랫폼이 된 거다! 굳이 지자체에서 인증 방법을 구현할 필요 없이 까만 소의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심심하면 인증하기를 누르며, 갈림길을 지나, 정면에 보이는 3봉을 감상하며, 운암사지로 향해, 무덤이 있는 곳에 올라서자, 절터가 멀지 않아서인지, 앞이 대밭이고, 오른쪽 조금 위로 팔봉산 주 능선이 지나고, 2봉은 지나왔다. 그런데, 2봉으로 가는 길이 있을 듯해 유심히 살펴보니, 대밭 직전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간 인적이 보인다. 참고로 지도에도 있는 길이다!
볼 것도 없이 우회전해 대밭 옆으로 난 길로 팔봉산 주 능선에 올라서자, 능선 쉼터다. 거기서 일단 상황 파악을 위해 좌우를 훑어보니, 왼쪽에 정자가 있고, 거기서 조금 더 간 곳, 즉 헬기장 직전에 금줄로 막은 게, 아마 공사는 헬기장부터 하는 듯하다. 그런데, 공사와 아무 상관 없는 2봉을 막은 서산시와 산림조합에 한바탕 욕을 해주고 좌회전해 2봉으로 향했다. 그런데, 가장 높은 바위로 생각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랐는데, 어디에도 1봉에서 본 정상석이 안 보여, 뒤로 보이는 3봉과 거기로 오르는 2봉과 같은 철 계단을 감상하고, 기록으로도 남긴 후 정상석을 찾아 1봉 방향으로 계속 갔다. 그리고 10시 57분경 정말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0시 28분 1봉과 같은 모습의 정상석이 있는 2봉 정상에 도착했다. 먼저 2봉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긴 후, 역시 정상은 정상석이 있는 곳이 아니라, 정상으로 갔다. 암봉 정상은 혼자 서 있는 것도 쉽지 않은 좁은 바위지만, 그 위로 올라가, 뒤의 3봉 포함 주변에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다시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오르지 말라는 곳에 오른 기념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쌍 따봉을 날리며 인증을 남겼다.
2봉에서 해야 할 걸 다 하고, 3봉으로 가려고 삼각대를 정리해 배낭에 넣는데, 아래에서 사람이 올라온다. 말인즉, 아래 2봉 입구 금줄을 넘어 올라온 사람이다. 그런데, 손에 모자만 들었지 어떠한 짐도 없다. 덩치도 좋고 해서, 처음에는 탁월한 산꾼 정도로 생각해, 뭐 그러려니, 하고 배낭을 메고, 왔던 길을 돌아, 주 능선을 따라 3봉 방향으로 가는데, 그 사람이 말을 붙인다. 어떻게 여기 올라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는 문제없는데, 다음부터는 공사 중이라 못 간다는 거다. 즉, 공사장 인부, 아니, 책임자급이다. 이어, 미안하지만, 팔봉산 정상, 즉 3봉으로는 못 올라가니, 왔던 길로 돌아가란다. 해서, 무슨 공사인지 물었더니, 갑판 설치란다. 멀리서 봤을 때 3봉 또한 2봉과 같이 철 계단으로 오를 수 있어 보이던데, 그걸 정비하는 듯했다. 그럼, 못 가는 건 당연해, 알았다고 하고, 올 때와 같이 대밭 옆 등산로로 다시 무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운암사지 우회로로 3봉을 향해 가, 11시 11분 길목 정자 쉼터를 지나, 11시 12분 운암사지에 도착했다.
거기서 운암사지 안내문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암릉에 철봉을 박고, 그 철봉 사이를 밧줄로 연결한 급경사를 오르다가, 3봉이 멀지 않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까만 소 앱의 '인증하기'를 눌러봤다. 그러자,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사정거리 내라, '지도에서 인증지 검색하기'가 'GPS 발도장'으로 바뀌었다. 해서 그걸 눌러 1차 인증을 완료했다. 그런데, 불현듯 무언가 잘 못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랫폼으로까지 발전한 까만 소 앱이 내가 확인해야, '응! 도착했으니, 인증해!'라고 반응하는 건 아니다! 하다못해 등산 앱도 인증지, 반경 50m 내면 음성으로 알려주는데, 까만 소가? 해서 앱에서 설정을 찾아 '알람 설정'에 뭐가 있는지 확인했다. 예상대로 '인증'이 있다. 그게 인증을 받았다는 건지, 인증지 근처라는 건지는 테스트를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Off' 상태인걸, 'On'으로 바꿨다. 하지만, 팔봉산에는 3봉 표지목 외에는 인증지가 없으니, 당장은 확인할 수 없고, 토요일 북한산 또는 화요일 운달산에서 확인할 수밖에 없다.
아는 한도 내에서 까만 소 앱의 설정을 마치고, 수시로 지도로 팔봉산 정상, 즉 3봉의 위치를 확인하며 바윗길 깔딱을 올라, 11시 22분경 울창한 숲 사이로 3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가 보여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결론적으로 얘기해, 아니다! 그리고 더 가니, 갈림길이다. 하나는 오른쪽 암봉을 우회하는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 다른 하나는 암봉으로 올라간다. 당연히 암봉으로 올라가는 급경사 등산로로 갔다. 그리고 만난 암벽, 이건 그냥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일단, 암벽에서 벗어나, 복장을 재정비하는 동안, 아래를 보니, 철봉을 박고 그사이를 밧줄로 연결한 가이드가 있는 정규 등산로가 지나간다. 그리고 앱의 지도로 3봉까지의 거리와 고도를 확인했다. 그런데, 지도에 의하면 갈수록 3봉과 멀어지고 있다. 그건 정규 등산로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 결론짓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암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어느 정도 오른 후 새롭게 등장한 암벽에서 길을 찾기 위해, 오르는 걸 멈추고 한숨 돌렸다. 암벽에서 찾은 길은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핸드폰을 한 손에 들고,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핸드폰을 배낭에 넣는 등 다시 복장을 정비하고 있는데, 위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그럼, 위가 정상이다. 그런데, 그들의 대화가 일반적인 등산객이나 산꾼이 나눌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요원이다! 공사 중이니, 요원이 정상에 있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럼, 지금 올라가면 안 된다. 해서,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 정규 등산로로 가, 정상으로 향해, 11시 29분 3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직진은 8봉으로 0.8km에 불과했다. 말인즉 3봉 갈림길에서 8봉까지 0.8km 거리에 4봉, 5봉, 6봉, 7봉, 8봉의 다섯 봉우리가 있다는 얘기다. 해발 고도가 300m가 채 안 되는 능선이라 가능한 기복이다. 그리고 그 능선 위의 모든 기복, 봉우리에 숫자로나마 이름을 부여했다. 어쨌든 이정표로 끝이 멀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낙엽 쌍인 급경사로 3봉을 향해 오르며, 위를 보니, 철 갑판이다. 아래 이정표와 위의 철 갑판으로 알 수 있는 건, 과거에는 지금 올라가고 있는 급경사가 정규 등산로였으나, 지금은 암릉에 설치된 철 갑판, 철 계단이 정규 등산로라는 거다. 당연히 나야 과거 등산로를 택해 올라, 11시 33분 이정표가 있는 철계단과 만나는 곳에 도착했다.
그 이정표에 의하면 철계단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4봉이다. 그럼, 3봉과 4봉은 붙어 있는 거다. 와중에 위에서는 3명의 등산객 아니, 관광객이 정상을 찍고 내려와, 아무런 의심 없이(애초 의심할 이유도 없었지만!), 철계단으로 정상을 향해 오르다가 오른쪽 아래를 보니, 지금 올라가는 계단처럼 정상까지 직선으로 뻗은 게 아니라, 바위와 바위만 연결한, 많아야 다섯 단의 계단이 바위와 바위 사이에 연달아 있다. 그럼, 당연히 과거 등산로로 올라야 해, 걸음을 돌려, 다시 아래로 내려가, 과거 등산로로 갔다. 와중에 처음 올라갈 때 위에서 지켜보던 등산객? 산꾼? 나의 이런 행동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느꼈지만, 남들 안 하는 짓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무시했다. 어쨌든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오르던 그대로, 다시 아래로 내려와 암벽에 기댄 계단과 네발로 기어, 정상 옆, 정상석이 있는 정상보다 높은(해서 주번에서 제일 높은), 바위 전망대에 도착했다. 그 직전 정상석으로 가는 길목 철 계단에 있던, 그들의 복장을 보고 처음엔 국립공원 요원이라 착각했으나, 그들이 여기 있을 이유가 없고, 있다고 해도, 그들 담당이 아니라, 공사를 감독하는 서산시 직원이라 생각한, 두 사람이 황당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걸 무시하고,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감상하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전망대 아래, 조금 전 오르다가 포기한 암벽을 그대로 올랐으면 도착했을, 암릉을 보니, 철 갑판 설치가 한참이다. 그리고 바위에 가려 안 보이는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다투는 소리도 들린다. 그들이 뭘 하든 난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겨야 해, 전망대에서 철 계단으로 뛰어내려, 목표가 있는 곳으로 가자, 길목에 있던 국립공원 요원으로 착각했던, 둘 중 선임이 관광객이냐고 물어 그렇다고 하자,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가 보니, 사방을 금줄로 막은 갑판 전망대에 십여 명의 인부가 웅성거리고 있다. 그리고 당시에는 헬기로 이동하기 위해 정상석에 건 밧줄을 보고, 정상석만 교체하는 거로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갑판 전망대를 완성하고, 거기에 정상석을 설치하던 중이었다. 어쨌든 다 무시하고 금줄 아래를 통과해 뜨끈뜨끈한 정상석으로 갔다. 그러자, 선임이 오면 안 되는 사람이 왔다며 인부를 닦달한다. 그중에는 2봉에서 만났던 사람도 있어, 못 오게 했다며 항변 중이다. 그 과정에서 복장과 자세를 보고, 서산시 직원이 아니라, 산림조합 요원이라는 걸 알았다.
인부를 닦달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선임에게 정상석을 가리키며 '이왕 올라온 거, 저거 사진 한 장 찍읍시다!' 했다. 그러자 어이없다는 듯 웃더니, '그러시죠!' 하며, 인부에게 밧줄을 제거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인증도 한 장 남기시죠!' 하며 핸드폰을 받아 인증도 찍어줬다. 그러는 사이 분위기가 좋아져, 옆에서 지켜보던 인부들도 웃을 여유가 생겼다. 하긴 그 전에 선임의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내가 되지도 않는 소리 몇 마디 한 것도 있다. 어쨌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인증을 남긴 후, 왔던 길로 돌아가려고 하자, 선임이 막더니, 인부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안무도 내려간 적이 없는 철계단으로 내려가라며 인부에게 지시해 금줄을 들어준다. 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3봉 옆 4봉으로 알고 있던 봉우리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3봉 정상의 모습과 주변의 절경을 다시 기록으로 남긴 후 정상석을 찾아 여기저기를 다 뒤졌으나,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해서 4봉 정상석은 포기하고 5봉으로 가기 위해 아래로 가 갈림길에 도착하니, 이정표다. 그 이정표에 의하면 직진으로 0.15km만 가면 4봉이다. 말인즉 3봉 옆의 암봉, 지금 막 내려온 봉은 이름을 갖지 못한 팔봉산의 유일한 기복이다. 정상과 바로 붙어 있어서 그런듯하다.
4봉 정상석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에 기뻐하며 능선을 따라가자, 4봉 0.05km 이정표라, 거기서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46분 해발 330m인 4봉에 올랐다. 당연히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기고, 정상석보다 조금 높은 바위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감상하고 사진에 담았다. 그래봐야 3봉에서 찍은 것과 별 차이도 없지만. 어쨌든 현재 시각 11시 48분 점심시간이라, 배낭에서 불광역표 김밥 꺼내 먹으며 5봉을 향해 갔다. 그리고 역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53분 5봉 정상에 도착했다. 4봉과 5봉 사이가 얼마나 짧았으면, 4봉에서 먹으며 온, 김밥 한 줄을 다 먹지도 못하고 5봉 정상까지 왔다. 5봉 정상이 해발 290m에 불과해, 해발 330m인 4봉, 해발 300m인 6봉, 해발 295m인 7봉, 해발 319m인 8봉 사이에 가장 낮은 봉우리라 주변에 보이는 게 없어, 정상석만 인증으로 남기고, 6봉으로 향했다. 가장 낮다는 건, 5봉의 모습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의미라, 6봉으로 향하는 중에, 5봉의 모습과 3봉과 나란히 4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역시 다른 봉과 같이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59분 해발 300m인 6봉 정상에 도착했다. 6봉 또한 높이가 낮아, 주변 조망이 여의찮아, 앞을 가리는 8봉 옆으로 보이는 이름 모를 산만 기록으로 남긴 후 7봉으로 출발했다. 물론 정상석이야 당연히 인증으로 남겼다. 7봉으로 가는 동안 까만 소 인증의 가장 중요한 절차인 사진 등록이 남았다는 게 떠올라, 산림조합 선임 요원이 찍어준 인증을 등록했다. 하지만, 발자국과는 달리, 바로 인증되는 게 아니라, 인증에 시간이 걸리는지, '확인 중' 아니, '인증 중'이었나, 뭐든 기다리라는 메시지다. 그거야 기다려 보면, 아는 거고, 7봉으로 향해, 12시 3분 7분 0.1km 이정표를 지나,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향해, 12시 4분 해발 295m의 7봉 정상에 올랐다. 7봉 또한 높지 않고, 와중에 울창한 숲이라, 보이는 게 더 없어 막연히 8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사진에 담은 후 미련 없이 7봉을 떠나, 8봉으로 갔다. 그리고 12시 6분 8봉 0.15km 이정표를 지나, 12시 7분 8봉 정상까지 100m 남은, 어송 주차장 갈림길에 도착했다.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자차 등산객의 날머리인 주차장까지는 2.0km만 가면 된다!
‘어송 주차장’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8봉 정상까지 0.1km에 불과하다. 말인즉 100m다. 해서 50m가량 올라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갔다. 그런데, 3분을 넘게 촬영하며 갔지만, 정상석이 안 보인다. 와중에 돌길 급경사를 헐떡거리며 완만한 능선에 올라서자, 왼쪽으로 지나온 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정상석을 찍고 돌아오기로 하고 계속 가, 산불감시 철탑과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높이로 봐서는 여기가 정상인데,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60m를 더 가야 8봉이다. 좌회전해 2.23km를 가면 금북정맥 '금강산'이다. 과거에 세웠던 팔봉산 계획을 하나씩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가까운 곳에 금북정맥이 지나고, 8봉에서 이어진다는 걸 알았다. 해서 팔봉산 코스가 짧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금강산까지 달리기로 했다. 당연히 그 결정은 8봉에서다. 어쨌든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가며 생각해 보니, 전망대로 돌아가야 한다면, 이대로 계속 갈 이유가 없어, 촬영을 중단한 후 쉼터 의자에 배낭을 벗어 놓고 돌아갔다. 하지만, 올라오면 본 것과 달리, 울창한 숲의 방해로 보이는 게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 사진 몇 장 남겼다.
울창한 숲의 방해에도 그나마 3봉부터 7봉까지 주 능선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것에 만족하며, 다시 걸음을 돌려, 먼저 쉼터 의자에 벗어놓은 배낭을 둘러멨다. 그리고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8봉 정상석을 향해 가는데, 그 방향에서 두 명의 여성 등산객이 오고 있어, 인사했다. 1봉과 무덤에서 예닐곱의 등산객을 본 이후 처음 만나는 등산객으로, 어디로 내려갈지 물어보지 않아 모르나, 애초 팔봉산 계획을 세울 때 코스인 어송 주차장에서 출발해 양길리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게 아닐까? 멋대로 그런 생각을 하며 정상석으로 향해, 12시 18분 도착했다. 정상석이 있는 곳에는 삼각점이 있는 게, 그래서 산불감시 철탑이 있는 곳이 아니라, 여기에 정상석을 설치한 듯하다. 어쨌든 마지막 봉우리의 정상석과 삼각점을 기록으로 남겼으니, 서산 팔봉산의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이제는 하산이다. 그런데, 직진 방향으로 인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길목에 '등산로 아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말인즉 위험 구간이다. 이미 충분히 암봉과 암릉을 즐겨, 위험한 돌길을 내려갈 이유가 없고, 현재 8km 가까이 걸었고, 버스정류장까지 얼마를 더 가야 할지 몰라, 금강산까지 달리는 것도 없었던 일로 했다.
그럼, 주 능선 왼쪽 아래에 있는 서태사 방향이라, 정상 직전 갈림길로 돌아가, 우회전해 내려가는데, 앞에 금북정맥이 달린다. 해서 그 모습을 파노라마로 남겼다. 물론 가장 높은 봉우리가 '금강산'이다. 8봉이 해발 319m고, 날머리와 들머리가 비슷한 높이라는 가정하에 고도차는 280m가 넘어, 생각보다 경사가 심하다. 다행히 나무를 박아 계단을 만들 수 있은 곳에는 그렇게 했는데, 바위 구간이나, 돌길은 아니다. 와중에 낙엽까지 쌓여 돌길에서 미끈했다. 그나마 손을 먼저 짚어 엉덩방아를 찧지는 않았으나, 만약 찧었다면 대형 사고가 될 뻔했다. 지난 목요일 해산 산행[산행기] 후 하산길에 넓적 돌 위에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은 후유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다시 그 부위를 둘 위에 내리꽂았다면, 하산도 제대로 못 하지 않았을까? 12시 24분 급경사가 끝나는 지점에 도착해, 오른쪽에 무언가 서 있어, 가까이 다가가 확인했다. 위험 경고문으로, 8봉에서 직진하면 내려오는 코스로 입구는 금줄로 막았다. 위험해 보이지는 않지만, 거꾸로 오른다면 모를까, 이미 충분히 암릉과 암봉을 즐긴 산꾼에는 별로 당기지 않는 모양새다.
12시 25분 서태사 0.13km 이정표를 지나, 서태사를 50여 미터 남겨두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런데, 당연히 고찰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모양새는 갖춘 절이라 생각했는데, 개는 요란하게 짖지만, 본존불에게 신고하는 절차도 쉽지 않아 보여, 오른쪽 석축 위에 감로수가 나오는 듯해 바로 방향을 틀어 그곳으로 갔다. 예상대로라, 먼저 용왕에게 신고 후,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게 덮어놓은 철문을 열고, 그걸 떠 마실 도구가 있는지 주변을 찾아봤으나, 없다. 당연히 나도 없다. 이런 때를 대비해 컵을 들고 다니나, 배낭이 바뀌면서 없다. 해서 물맛 대신 사진만 찍은 후 다시 문을 원위치하고, 아래 포장 임도로 내려갔다. 이제부터는 임도라, 볼 것도 찍을 것도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가는데, 오른쪽으로 생각지도 못한 갈림길 이정표라 어디로 가는 건지 궁금해 가까이 다가가 확인했다. 팔봉산 정상인 3봉으로 1km 거리다. 8봉 직전 '어송 주차장' 갈림길에서 8봉이 아니라, 주차장을 향해 내려오면, 여기다! 아마 내가 어송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면, 여기서 오르지 않았을까? 아, 8봉을 왕복해야 해서 아닌가?!
이후 다시 그저 앞만 보고 가, 12시 47분 어송 주차장 갈림길에 도착해, 아무 생각 없이,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해 20여 미터 거리의 어송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장에는 부인에게 운전을 가리키는 중년과 화장실로 가고 있는 막 도착한 관광객이 다다. 관광객? 하긴 내려오면서 서태사로 가는 걸로 보이는 평상복 차림의 중년 여성 셋도 만났으니, 절의 신자일 수도 있다. 어쨌든 주차장 한편에 서 있는 '팔봉산 등산로 안내'를 기록으로 남기며 보니, 그 아래 공사 안내 플래카드가 매달려 있다. 공사 내용과 구간에 관한 게 아니라, 주차장을 공사 자재 보관소로 사용 중이니, 양해하라는 내용이다. 일들 참 잘한다! 혀를 차며 그 옆의 '서산 9경' 안내도 기록으로 남기며 나는 몇 곳이나 다녀왔는지 따져봤다. 백제의 미소라는 마애여래 삼존상, 우여곡절 끝에 미소를 볼 수 있었다[산행기]. 가야산, 마애여래와 연계해 올랐다. 아홉 곳 중 둘이다, 아니 오늘 오른 팔봉산을 더해 셋! 주차장이야 자차 등산객의 들머리이자 날머리일 뿐, 왕복을 싫어하는 산꾼에게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목에 불과해, 주차장에 더 있을 이유도 없어 버스정류장을 향해 갔다.
버스정류장을 향해 아무 생각 없이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핸드폰을 꺼내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계획한 코스는 서태사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거의 직선에 가까운데, 지금 가는 길은 90도로 꺾였다. 그럼, 서태사에서 내려와 주차장으로 우회전하지 말아야 했다. 말인즉 주차장 갈림길로 돌아가야 한다. 해서 걸음을 돌려, 다시 주차장을 가로질러 갈림길로 가, 우회전해 포장 농로로 버스정류장을 향해 갔다. 그리고 다시 갈림길이다. 직진하는 길은 조금 가다가 주차장에서와 같이 오른쪽으로 꺾이고, 왼쪽 위로 향하는 길은 언덕을 넘어야 해 경로가 안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직진은 아닌 듯해, 이번에는 등산 앱의 지도가 아닌, 교통 앱의 지도로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맞다 왼쪽의 다리를 건너 언덕을 넘어야 한다. 그런데, 언덕 위가 전원주택 단지인데, 그중 한 집의 철모르는 영산홍을 사진에 담기도 하며, 아래로 내려가자, 주요 이정표 중 하나인 대문마트다, 그 앞의 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하면 있는 버스 정류장 목표다! 해서 산행 종료 기념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류장으로 향해, 1시 8분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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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8분 어송2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순간, 팔공산 등산 트랙을 기록 중이던 산길샘의 '기록 마침'을 눌렀다. 산행 종료다! 그리고 먼저 와 있던 주민과 함께 정류장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며, 등산화를 벗이 이물질을 제거하고 등산화 끈도 느슨하게 묶었다. 그리고, 혹시 정류장에 앉아 있는 동안, 승객이 없는 줄 알고 버스가 지나칠까 봐 승객이 있음을 알려주는 LED전광판 버튼을 눌렀다. 그나마 이 시설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이후 버스 앱으로 도착하는 버스가 있는지 알아봤으나, 정보가 전혀 없다. 와중에 정류장 유리에 붙어 있는 시간표는 해석이 안 된다. 참고로 이 글 쓰면 연구 끝에 이제야 해석했다. 그렇다고 버스 시간이 맞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버스가 보이면 언제든지 튀어 나갈 준비를 하고, 왼쪽 큰길에서 내려오는 도로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뭐지 하며 쳐다보니, 왼쪽이 아니라, 굴다리 아래로 801번 버스가 온다. 해서 서둘러 배낭을 둘러메고 주민을 따라 버스로 갔다.
1시 10분 생소한 번호인 800번 대 버스를 타기는 했는데, 제대로 탔는지, 확신이 안 들어 버스 내부에 안내도가 있는지 찾아봤으나, 없다! 와중에 정류장 안내 방송도 안 한다! 해서 버스 앱으로 801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찾아봤다. 같은 번호의 버스가 4종류나 있다. 끝으로 버스를 탄 어송2리 버스정류장을 기준으로 서산 방향 정류장을 찾아, 801번 버스가 통과 중인지 찾아봤으나, 역시 없다. 돌아버린다. 이제 기댈 곳은 버스 앱의 지도에서 내 위치를 찾는 거다. 그리고 버스가 정차했을 때 창밖으로 정류장명을 확인했다. 다행히 지도와 정류장은 일치하고, 서산을 향해 가고 있다. 그리고 서산 중심가로 들어간다. 한시름 놨다. 이후 서산 공용버스터미널을 가운데 두고 크게 돌더니, 1시 30분 오전에 센트럴시티를 떠난 우등고속버스에서 내렸던, 터미널 앞에 정차해 버스에서 내렸다. 이후 터미널로 들어가, 계획대로 발권기로 2시 20분 센트럴시티행 승차권을 샀다. 현재 시각 1시 32분 버스가 출발하려면, 47분이나 기다려야 한다. 애초 하산주 할 생각은 없었으나, 기다리는 게 지루해 마시기로 했다.
하산주를 마셔도 제대로 된 집에서 마시는 게 산꾼이라, 지도 앱으로 근처에서 맛집을 찾았다. 300m 거리에 옛날 순대라는 식당이 보여, 당연히 그리 갔다. 그리고 1시 37분경 식당에 도착해, 얼큰 순대와 빨갱이를 주문했다. 그리고 1시 44분 주문한 순댓국과 빨갱이가 나와, 빨갱이를 반주로 늦은 점심 아니, 순댓국을 안주로 하산주를 마셨다. 2시 20분 버스라 최소 2시 10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해, 서둘러 부어라 마셔라를 해, 밑반찬이고 뭐고 깨끗이 비우고 2시 2분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 후 터미널로 향해, 2시 5분경 도착했다. 이후 10분경 버스에 타, 예상대로 텅 빈 버스에서 두 자리를 차지하고, 졸다 책 보기를 번갈아 한 후 예정보다 이른, 3시 50분경 센트럴시티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저히 평일 4시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만원의 3호선 열차로, 집으로 향해 4시 40분경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팔봉산 정상이자 3봉이 갑판 계단과 정상석 교체 공사 중이라, 처음 계획과는 달리 '양길2리 버스정류장 → 임도 갈림길 → 운암사지 갈림길 → 호랑이굴 → 1봉 → 운암사지 갈림길 → 무덤 → 2봉 갈림길 → 2봉 → 무덤 → 4봉 갈림길 → 3봉(상봉) → 4봉 갈림길 → 4봉 → 5봉 → 6봉 → 7봉 → 8봉 → 서태사 → 어송 주차장 → 대문다리 갈림길 → 대문마트 → 어송2리 버스정류장'의 13.17km(산길샘) 코스를 3시간 15분 동안 달렸다. 이동 3시간 7분, 휴식 8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팔봉산 정상이자, 상봉인 3봉의 갑판 계단 설치와 정상석 교체 작업으로 2봉과 3봉을 차단해, 우회로로 종주 산행을 해야 했다. 아쉬운 건 1봉에서 2봉으로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왔던 길로 돌아가 우회해 오른 거다. 공사 중이라 차단하는 건 이해하나, 조금만 신경 썼으면, 등산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음에도, 서산시와 산림조합에 그만한 머리를 가진 인물이 없어, 피곤한 산행 됐다. 실제 공사는 1봉부터 8봉까지 진행 방향, 3봉 입구부터 정상까지로, 1봉에서 2봉, 4봉에서 3봉에 오르는 건 문제가 없었음에도 차단한 거!
자가용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산꾼이라면, 산행 들머리에서 날머리까지가 아니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정류장까지가 산행 거리라, 산행기에 많이 올라온 거리와는 달리, 10km가 넘는 코스라 우려했던 거와는 달리 만족할 만한 산행 거리에 만족할 만한 암봉과 암릉, 기복이 있는 재밌는 산행이었다.
센트럴시티 기준 2시간 반이면 들머리(버스정류장)까지 갈 수 있는 산이고, 초보라도 3km/h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을 만큼 편안한 코스에, 서해 조망 또한 탁월한 산이라, 산꾼이 아니라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올라야 할 산이다. 물론 승용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시작해도 넉넉잡고 다섯 시간이면 충분히 한 바퀴 돌 수 있는 산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갈만한 산이 없는, 시야 탁 트여 이번에 아쉬웠던 조망을 제대로 감상하기 좋은 날 다시 달릴 예정이다. 다음에는 임도가 아닌 정규 등산로 달리고, 모든 암봉과 암릉도 다 섭렵할 생각이다. 물론 어떠한 이유로든 봉에 오르기 위해 왕복하는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