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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항소심 제출 전문가 의견서 시리즈,
그 두 번째는 한국PGA생태연구소 소장이자 현재 한국생태학회 수석부회장 직을 맡고 있는
습지 생태학자 한동욱 박사님께서 제출해주신 의견서입니다.
한동욱 박사님께서는 감사하게도 새만금신공항 사업 관련 ①조류충돌위험법정보호종 저감방안의 생태학적 실효성, 타당성에 대해, 그리고 ②'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및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핵심종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기준에 따른 저감·상쇄방안에 대해, 두 가지 의견서를 써 주셨습니다.
많이들 보아주시고, 공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의 견 서
-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관련 조류충돌위험법정보호종 저감방안
준비서면에 대한 생태학적 검토 -
한 동 욱 /이학박사
한국PGA생태연구소 소장, 한국생태학회 수석부회장
○ 검토 대상
2025누8271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
① 피고(국토교통부장관) 2026. 5. 12.자 준비서면
② 피고보조참가인(전북특별자치도) 2026. 5. 11.자 준비서면(4)
○ 검토 초점
양 준비서면이 주장하는 조류충돌위험법정보호종 저감방안의 생태학적 실효성, 타당성
○ 검토자의 입장
한국PGA생태연구소 소장이자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과 겸임교수로서 현재 한국생태학회 수석부회장, 한국습지학회 부회장 직을 맡고 있는 습지생태학자이다. 단, 본 검토자료는 습지와 조류에 대한 학술적, 기술적 부분을 검토한 개인 연구자의 의견임을 밝힌다.
1. 총 평
두 준비서면은 법적으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는 입지계획의 적정성만 검토하면 되고, 구체적 저감방안은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마련하면 충분하다는 절차법적 논리로 일관하고 있고, 그 안에서 제시된 개별 저감방안들도 상당수가 생태학적으로는 물리적 구조를 만들었다는 사실과 그 구조가 실제로 종을 대체, 유인 보전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사실상 동일시하는 오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두 서면에 공통되거나 특히 두드러지는 생태학적 문제점을 12개 항목으로 검토하겠습니다.
2. 세부 검토
2.1 대체서식지의 구조적 조성과 기능적 서식지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복원생태학 (restoration ecology)에서는 서식지 대체 (habitat compensation)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으로 구조적 등가성 (structural equivalence: 수심, 저질, 식생 등 물리적 조건)뿐 아니라 기능적 등가성 (functional equivalence: 실제 먹이 생물량, 포식압, 인간간섭도, 번식성공률 등 개체군 유지에 필요한 생태적 기능)까지 요구하는 것이 정설입니다[1][2]. 그런데 바른 측 서면 (11~16쪽)과 율촌 측 서면 (17~20쪽)이 제시하는 개야도 동진강/만경강 하류 환경생태용지의 대체서식지화 방안은 대부분 '수심 6~20cm 확보', '모래톱 갯벌 환경 유지관리', '차폐림 조성' 등 물리적 조성 계획에 그치고 있고, 정작 핵심적인 먹이자원 (저서생물 밀도, 다양성)의 현재값과 목표값, 그리고 이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지표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물이 얕고 갯벌이 있다고 해서 도요·물떼새류나 저어새가 곧바로 그 자리를 대체 이용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서동물 군집은 퇴적상 염분 유기물 함량, 조류 (潮流) 패턴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며, 인위적으로 관리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기존 서식지 수준의 먹이 생물량이 확보된다는 근거는 두 서면 어디에도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세계 621개 습지복원사례를 분석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복원 후 한세기가 지나도 생물학적 구조와 생지화학적 기능이 준거 습지 대비 평균 각각 26%, 23%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1].
2.2 아직 조성되지 않은 부지를 실효성 있는 저감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른 측 서면은 환경생태용지 2-1단계에 대해 2021. 12.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2024년 기본계획 수립 완료, 향후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추진 예정이라고 스스로 밝히면서도 (14쪽), 같은 부지에서 2025년도 예비 현지조사 결과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큰뒷부리도요 등 법정보호종 8종이 출현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정적인 대체서식지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결론 짓습니다 (15쪽).
그러나 미착공 부지에서의 일시적 종 출현 (occurrence)은 서식지로서의 기능적 이용 (정착적 취식, 번식, 일정 기간 체류)과는 다른 차원의 관찰입니다. 아직 조성계획 단계에 불과한 부지를, 이미 가동 중인 공항 개항 시점 (저감방안이 실제로 필요한 시점)에 충분한 대체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은 시간축 (timeline)상의 정합성이 결여된 주장입니다. 실시, 설계, 조성, 공사 후 생태적 성숙 (vegetation succession, 저서생물 정착 등에는 통상 수년 단위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공항 개항과 대체서식지의 기능적 성숙이 동시에 맞아떨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습지 복원의 생물 군집 회복 궤적을 다룬 후속 연구에서도, 초기 10~20년 사이에는 군집 조합 과정의 변동성이 매우 커서 안정적 기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3].
2.3 이동성 물새류의 서식지 충실도 (site fidelity)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도 지적하고 있는 문제로서, 도요·물떼새류 (shorebirds)와 오리·기러기류 (Anatidae)는 세대에 걸쳐 특정 중간기착지 (stop-over sites), 월동지, 번식지에 대한 높은 장소 충실도를 보이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는 단순히 먹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는 경제적 최적화 모델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사회적 학습 (집단 내 경로 전승), 기착지 지형에 대한 학습된 인지, 세대 간 이주 경로 전달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합니다. 실제로 중국 북황해 연안 보호구역(Yalu Jiang estuarine wetland) 갯벌에서 저서생물 먹이자원이 6년간 99%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등은 개체수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며 그 자리에 머물렀는데, 이는 새들이 대체서식지를 찾아 옮겨갈 수 없었기 때문(lack of alternatives)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4-1].
이 논문과 같은 저자들의 후속논문에서는 대체서식지 부족현상(lack of alternatives)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위 연구 대상지인 중국 야루지앙 하구습지(Yalu Jiang estuarine wetland)는 지난 20년간 갯벌 면적 자체의 훼손은 거의 없었던 보호구역이며, 99% 감소한 것은 서식지 면적이 아니라 도요·물떼새류의 주요 먹이원인 저서성 이매패류(Potamocorbula laevis)의 밀도입니다. 그 원인 역시 항만 건설로 인한 수리·퇴적 환경 변화, 인근 양식장으로부터의 농업화학물질 유입, 기생충 감염 등 간접적 수질·저서생태계 교란으로 지목되고 있을 뿐, 새만금과 같이 매립에 의한 서식지 직접 소실과는 성격을 달리합니다.
둘째, 위 연구는 해당지역에서 관찰된 개체수 유지 현상은 서식지 상태의 건전성이 아니라 황해(한국 서해) 연안 전역에 걸친 대체 기착지의 상실에 따른 강제적 잔류(forced site fidelity)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새만금을 비롯한 주요 중간기착지들이 매립으로 이미 소실된 결과, 도요·물떼새들이 갈 곳을 잃고 열악해진 소수의 잔존 서식지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연구의 실질적 함의이며, 이는 매립에 따른 서식지 축소가 개별 잔존 서식지에 미치는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셋째, 동일 연구팀의 후속 연구는 개체수 유지의 이면에 있는 개체 수준의 손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도요·물떼새는 딱딱한 껍질의 먹이로 식성을 전환하고 모래주머니(근위) 무게를 증가시키는 등 형태적·생리적 적응을 시도하였음에도, 2016~2017년 섭식률은 2011~2012년 대비 85% 감소하였고, 채식 시간과 채식 범위를 확대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보상에는 실패하였습니다[4-2].
넷째, 또한 해당 지역 내에서도 모든 개체군이 잔류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큰뒷부리도요 menzbieri 아종의 경우 같은 조사 기간 중 최대 개체수가 91% 급감하였는바, 이는 서식지 악화의 영향이 종·아종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며, 관찰 지점에서의 '개체수 유지'라는 지표만으로 서식지 훼손이 무해하다고 판단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그럼에도 두 서면, 특히 율촌 측 서면의 단계별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구역 조정 (17~21쪽) 방안은 공항 인접 13km 이내 지역의 지불제 (경작 유인)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13km 외곽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 조류가 마치 유량 경사 (gradient)를 따라 흐르듯 유도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이는 실제 관찰되는 이동성 물새류의 행동 생태와 상당한 괴리가 있는 가정입니다. 기존 기착지의 먹이자원이 줄어들 때 개체군이 반드시 인근 유사 서식지로 순조롭게 재분배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오히려 다음과 같은 결과가 문헌상 더 흔하게 보고됩니다.
① 체류기간 단축 및 에너지 축적 부족으로 인한 번식 성공률, 생존율 저하 (carry-over effect)[5][6]
② 대체지의 기존 이용 개체군과의 경쟁 심화 및 밀도의존적 사망률 (density-dependent mortality) 증가[9][10]
③ 적합한 대체지를 찾지 못한 개체의 국지적 소실 (local extirpation), 즉 재분배가 아닌 개체군 감소: 새만금 방조제 완공 직후 2년간 인근 대체지로의 이동 증거없이 13만개체이상의 물새류가 소멸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합니다[7][8]
따라서 13km 외곽으로 유인이라는 표현 자체가, 조류를 마치 균질한 유체처럼 다루는 공학적 발상에 가깝고, 종별 행동 생태에 기반한 근거는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2.4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구역 조정 방안의 실현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농지 소유경작자와의 자발적 이행 계약에 기반한 제도로서, 계약 대상 농지 소유자의 참여 의사, 계약 이행의 실질적 강제력, 계절별, 연차별 계약 갱신의 안정성에 좌우됩니다. 그런데 두 서면 모두 13km 외곽 지역 지주들의 참여 가능성이나 계약 이행률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 없이, 활성화할 계획이라는 정책적 의지 표명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율촌 측 서면 20~21쪽). 이는 법정보호종 보호를 위한 저감방안이라기보다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정책 수단이며, 이를 조류충돌위험 저감의 핵심 근거로 원용하는 것은 과도한 낙관입니다.
2.5 개체군 수용력 (carrying capacity)과 밀도의존성이 검토되지 않았습니다.
바른 측 서면은 환경생태용지 1단계에서 20종의 국가보호종과 총 413종이 서식한다는 점을 대체서식지로서의 근거로 제시합니다 (12~13쪽). 그러나 이는 현재 그 부지가 보유하고 있는 종다양성 (species diversity)일 뿐, 새만금국제공항 개발로 밀려날 개체군 (population)까지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잔여 수용력 (residual carrying capacity)에 대한 근거는 아닙니다. 서식지의 먹이자원, 휴식공간은 유한하며, 이미 어느 정도 포화된 서식지에 외부 개체군이 이입될 경우 기존 개체군과의 경쟁으로 양쪽 모두의 적합도가 저하될 수 있습니다 (밀도의존적 개체군조절)[9][10]. 두 서면 어디에도 대체서식지 후보지들의 현재 수용 개체수, 잠재적 최대 수용력, 추가 수용 여력에 대한 정량적 추정이 없습니다.
2.6 법정보호종별 종특이적 생태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저어새 (Platalea minor)는 국제센서스 (International Black-faced Spoonbill Census) 결과 7,746개체 수준 (HKBWS, 2026.3.20.)이며[12] 국제적 위협종 (VU)으로, 특히 포식자 접근이 제한된 무인도서에서의 집단번식 (colonial breeding) 습성이 절대적 요구 조건입니다. 검은머리물떼새와 큰뒷부리도요도 각기 다른 먹이원과 조간대 이용 시간대, 휴식처 조건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서면상 제시된 종별 생태적 요구사항 반영 방안 (바른 측 서면 16쪽)은 도요·물떼새류에 대해 수심 6~20cm 확보, 저어새, 갈매기류에 대해 방해요인 차단 정도의 매우 일반화된 서술에 그치고 있습니다. 특히 저어새의 핵심 요구조건인 포식자 부재 (predator-free) 도서 환경 필요성, 번식기 접근 통제 가능성, 장기 개체군 추적조사 계획 등 종특이적 보전조치에 대한 언급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2.7 조류탐지레이더 등 첨단기술 기반 저감방안은 서식지 보전과는 다른 차원의 대책입니다.
율촌 측 서면 (15~22쪽)이 상세히 인용하는 조류탐지레이더, 열화상카메라, 음파발생기, AI 드론 등은 조류 탐지경보 체계로서, 항공안전 (조류충돌 사고 예방) 측면에서는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장치들입니다. 이와 법정보호종의 서식지 보전이나 개체군 유지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음파발생기, 드론에 의한 조명, 기피제 살포 등은 조류를 특정 구역에서 연속적으로 괴롭히며 쫓아내는 (harassment) 조치로서, 반복적 교란이 번식 실패와 에너지 소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 교란원이 될 수 있습니다[13][14]. 이 점이 서면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2.8 서천갯벌 영향평가는 조사기간 비교대상의 방법론적 한계가 있습니다.
바른 측 서면(19~20쪽)은 2023.3.~2024.3. 약 1년간의 실측 CCTV 분석을 근거로 조위 5.8m 이상 수몰 시 조류 이용 없음, 군산공항과 유사한 수준으로 운영되면 영향 없거나 미미라는 결론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이는 다음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① 1년간의 조사는 계절별, 연차별 변동 (경년변화, 기후변화에 따른 도래 시기 변화 등)을 포착하기에는 표본 기간이 짧고, 특히 만성적, 누적적 스트레스 (장기간 반복 교란에 따른 체류기간 단축, 번식 회피 등)는 단기 행동 관찰 (행동 변화 없음)만으로는 검출되지 않는 지표입니다.
② 군산공항과의 비교는 운항 편수, 기종 (대형 국제선 포함 여부), 야간운항 빈도가 상이할 가능성이 높은 신설 국제공항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유비추론입니다. 기존 군산공항 수준의 소음, 저고도 통과 빈도를 전제로 한 예측은, 향후 국제선 확장 시나리오에서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9 유역비행경로 단위의 누적영향평가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이미 방조제 완공 이후 도요·물떼새류 (붉은어깨도요, 넓적부리도요 등)의 국제적 개체군 급감이 다수의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EAAF) 관련 문헌에서 보고된 바 있는 지역입니다. 방조제 완공 직후 2년간 큰뒷부리도요를 포함한 물새류 약 13만개체가 감소했고, 그 중 인근 대체지로 성공적으로 이동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8][15]. 이후 조사에서도 새만금, 금강하구 일대의 도요·물떼새류 개체수가 꾸준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이 보고 되었습니다[16]. 이번 공항 건설로 인한 서천갯벌, 동진강/만경강, 개야도 등에 걸친 추가적 서식 압박은 이러한 기존 손실 위에 누적되는 영향으로 평가되어야 하나, 두 서면 모두 개별 저감방안의 충분성을 각 부지 단위로 서술할 뿐, 새만금 유역 전체 및 인근 서천갯벌, 고창갯벌을 포함한 광역 이동경로 단위의 누적영향평가 (cumulative impact assessment)는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2.10 전략환경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 단계 분리 논리가 갖는 생태학적 위험
두 서면의 핵심 법리는 입지 타당성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구체적 저감방안은 환경영향평가에서라는 절차적 분리입니다. 절차법적인 문제는 논외로 하고 본 의견서에서는 생태학적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위험이 있음을 제시합니다.
① 입지가 일단 확정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협의 완료)되면, 이후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아무리 구체화된 저감방안을 마련하더라도 입지 자체를 재검토할 유인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즉 저감방안은 입지가 옳은지를 검증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입지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② 특히 법정보호종의 서식지처럼 대체 불가능하거나 복원에 수십 년이 소요되는 자원 (무인도서 번식지, 성숙한 갯벌 저서생물 군집 등)의 경우, 사후적으로 저감하기보다 사전에 입지 자체를 회피 (avoidance)하는 것이 완화위계 (mitigation hierarchy: 회피-최소화-복원-상쇄)의 원칙에 부합합니다[2][17]. 두 서면은 이 위계의 최상위 단계인 회피에 대한 검토 없이 곧바로 상쇄복원 단계의 방안만을 논하고 있습니다.
2.11 국제적 책무와의 정합성 검토가 없습니다.
새만금 인근 서천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한국의 갯벌)으로 등재되어 있고[20],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넓적부리도요 등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EAAFP)의 주요 관심종입니다[18]. 국제적으로 중요한 서식지종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일수록 상쇄 (offset) 방안의 실효성에 대한 입증 책임이 가중되어야 하나[17], 두 서면은 국내법상 저감방안 요건 충족 여부에 논의를 한정하고 있을 뿐, 세계유산,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차원의 국제적 평가기준 (예: IUCN 서식지 상쇄 지침 등)에 비추어 본 정합성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2.12 사후 모니터링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전략의 비가역성 문제
두 서면에 제시된 다수의 방안 (운항 시간대 조정, 저감방안 구체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구역의 유연한 조정 등)은 공통적으로 착공개항 이후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조정하겠다는 사후 대응형(adaptive)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적응관리(adaptive management)는 불확실성이 큰 생태계 관리에서 유효한 접근이나, 이는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 되돌릴 수 있는 가역적(reversible) 영향에 한해 타당합니다. 무인도서 번식지 교란에 따른 번식 실패 누적, 넓적부리도요와 같은 희소종의 국지적 절멸 등은 사후 모니터링으로 발견된 시점에는 이미 비가역적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영향입니다. 이러한 위해에 대해 사전예방적 (precautionary) 접근이 아닌 사후 감시, 조정 방식에 의존하는 것은 저감방안의 실효성을 논하기에 근본적인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3. 종합 의견
두 준비서면이 제시하는 저감방안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된 생태학적 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① 서식지의 물리적 조성과 실제 기능 (먹이 생물량, 번식적합도)을 구분하지 않음
② 미조성, 미검증 부지를 이미 확보된 대체서식지처럼 서술함
③ 이동성 조류의 장소 충실도, 행동생태를 반영하지 않은 채 유도분산이 가능하다고 전제함
④ 대체서식지 후보지의 수용력, 경쟁 효과에 대한 정량적 근거가 없음
⑤ 법정보호종별 종특이적 요구 조건이 구체화되지 않음
⑥ 탐지, 경보 기술을 서식지 보전방안과 혼동하여 원용함
⑦ 영향평가의 조사 기간, 비교 대상 설정에 방법론적 한계가 있음
⑧ 유역, 철새이동경로 단위의 누적영향평가와 국제적 책무 검토가 결여됨
⑨ 비가역적 영향에 대해 회피가 아닌 사후 적응관리에 의존함
이러한 점들은 저감방안이 서면상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생태학적으로 검증된 실효성을 갖는다는 사실이 별개임을 보여줍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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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견 서
- 새만금신공항사업이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및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핵심종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기준에 따른 저감·상쇄 방안 -
한 동 욱 /이학박사
한국PGA생태연구소 소장
한국생태학회 수석부회장
한국습지학회 부회장
1. 대상지의 국제법적·생태적 지위
1-1. 「한국의 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연속유산입니다.
서천갯벌은 2021년 제4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Decision 44 COM 8B.6)에 따라 고창갯벌·신안갯벌·보성-순천갯벌과 함께 연속유산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1]. 등재 근거는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상 자연유산 등재기준 (x)로 ‘과학이나 보존의 관점에서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생물다양성의 현장 보존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연서식지를 포함할 것’이었습니다[2]. 이후 2026년 7월 부산에서 개최된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여수갯벌·고흥갯벌·무안갯벌·서산갯벌을 추가하는 2단계 경계변경(Phase II boundary modification)을 승인하여,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을 포함한 6개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연속유산으로 확대되었습니다[3]. 위원회는 이 결정에서 「한국의 갯벌」이 황해 생태계 및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의 핵심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동성 물새 보전에 기여하는 자연유산적 가치를 지닌다고 재확인하였습니다[4].
1-2. 새만금(수라갯벌)과 서천갯벌은 생태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새만금신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은 세계유산 등재 경계 내에 위치하지 않으나, 금강 하구-새만금-서천갯벌로 이어지는 연속된 조간대 생태권에 속합니다. 이에 관해 신공항 건설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람사르습지인 서천갯벌과 이와 연결된 수라갯벌의 생태적 네트워크에 특별히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서천갯벌과 수라갯벌은 IUCN 적색목록 위협종을 포함한 다양한 철새들의 생태권역임은 이미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으며, 특히 서천갯벌 OUV 인정의 핵심 근거종들(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사촌, 붉은어깨도요, 넓적부리도요, 검은머리갈매기,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에 대한 조사가 신공항 환경영향평가에서 대부분 누락되었음이 함께 지적되었습니다[5].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 및 ICOMOS·IUCN의 유산영향평가(Heritage Impact Assessment) 실무지침상, 유산 보호 의무의 적용 범위는 등재 경계가 아니라 OUV를 유지하는 생태적 과정(수문·퇴적물 순환, 먹이그물, 개체군의 계절적 이동)에 대한 영향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6]. 나아가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결정문에서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유산의 핵심 속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 개발행위를 식별하고 평가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7].
1-3. 2025년 IUCN 세계유산전망(World Heritage Outlook) 보고서상 새만금신공항 위협 평가
IUCN이 발간한 「한국의 갯벌」 2025년 보전전망 보고서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유산 사이트 외부에서 비롯되는 가장 큰 잠재적 위협으로 명시적으로 지목하였습니다[8]. 동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위협 요인 개관) 새만금 공항을 포함한 개발 사업이 철새 등 유산가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긴급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명시하였습니다.
- ('상업·산업지역' 위협 항목, 평가등급 : 자료 부족/사이트 외부) 서천갯벌 경계로부터 남쪽 약 6km 지점에 새만금신공항이 건설 예정이며, 철새 관련 가치와 조류충돌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로선 관련 정보가 부족한 상태라고 평가하였습니다. 아울러 새만금 갯벌이 중요조류서식지(IBA) 및 핵심생물다양성지역(KBA)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접한 서천갯벌, 고창갯벌에 의존하는 도요·물떼새류 등 철새의 이동과 서식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평가하였습니다.
- (위협 요인 종합평가, 전체 등급 : 높음) 핵심 위협은 유산 사이트 외부에서 비롯되며, 그중에서도 공항 건설을 위한 새만금 간척 사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하였습니다.
- ('사이트 외부 위협 대응의 효과성' 항목, 평가등급 : 일부 우려) 새만금신공항, 교량, 관광개발 등을 근거로 국토계획 체계 안에 유산가치 보호를 통합하는 노력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다시말해, 국내 환경단체나 조류학계뿐 아니라 세계유산 보전 상태를 독립적으로 감독하는 IUCN 스스로가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서천갯벌을 포함한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전체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건 사업의 유산가치 침해 개연성은 국제적으로 이미 공인된 사실에 가깝습니다.
1-4.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후속 등재의무
2026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결정하면서, 2021년 등재결정(44 COM 8B.6)의 완전한 이행과 다음 단계 등재신청 추진을 통한 연속유산 완성을 '강력히' 권고하였습니다[3],[4]. 이는 2021년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9개 지역 추가 등재 대상에 군산 지역이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며, 군산 지역에서 가장 유력한 추가 등재 후보지는 수라갯벌입니다. 따라서 수라갯벌은 공항 부지가 아니라 유산 등재를 통해 연속유산으로 완성되어야 할 지역이라 할 것입니다.
결정문 초안(48 COM 8B.8)은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습니다[9].
- 각 구성요소는 인간의 집약적인 이용으로 형성된 경관 안에 위치하므로, 주변 지역의 개발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필요에 따라 방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
- 각 구성요소가 지닌 보전상 중요한 특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당사국이 결정문 44 COM 8B.6을 완전히 이행하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닐 가능성이 있는 추가 갯벌지역에 대한 분석과 지역사회의 지지 확보 절차를 지속하여 다음 단계의 등재신청을 추진함으로써 연속유산을 완성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이와 같이 유산의 보존을 위해 추가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재차 강조되었으므로, 유산의 잠재적 구성요소이자 완충지대 성격을 갖는 수라갯벌에 대한 추가개발에 해당하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취소되어야 마땅합니다.
2. 핵심종별 예상 영향
2-1. 저어새(Platalea minor, Black-faced Spoonbill)
IUCN 적색목록 취약종(VU)으로, 2025년 1월 기준 국제 저어새 센서스 결과 전 세계 개체수는 7,081개체로 집계되었습니다[10]. 그러나 최근 3년간 연간 증가율이 뚜렷이 둔화되고 있으며(2023~2024년 5.34% → 2024~2025년 1.33%), 일부 월동지에서는 이미 국지적 감소가 관찰되고 있습니다[11]. 전 세계 저어새 번식지의 90% 이상이 한반도에 위치하고 있어[12] 대한민국이 이 종의 존속에 결정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개체군의 대다수가 서해 무인도서에서 번식하며 새만금과 금강하구 갯벌을 섭식지 및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13], 수라갯벌로부터 13km 안에 다음과 같은 저어새 번식지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14],[15].
| 번식지명 | 위도 | 경도 | 수라갯벌로부터 거리(개략) |
| 노루섬 | 36.032159 | 126.577142 | 약 12~13km |
| 검은여 | 35.995072 | 126.585976 | 13km 이내 |
| 밝은여 | 35.9876196 | 126.5257898 | 13km 이내 |
이 중 노루섬은 2021년 최초로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 집단 번식이 공식 확인된 이래[14]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어 왔으며, 2026년 조사에서는 저어새 약 480여 개체가 확인되어 전 세계 저어새 개체수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로 보고되었습니다[14]. 이는 수라갯벌 인근 13km 권역이 개별 개체의 우연한 통과지가 아니라, 전 세계 개체군 유지에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번식지임을 뒷받침합니다. 번식지(노루섬·검은여·밝은여)와 섭식지(수라갯벌 등 새만금 갯벌)는 저어새의 번식기(4~6월) 동안 성조가 매일 왕복하며 이용하는 기능적으로 연결된 단일 생태단위입니다. 수라갯벌 매립은 이러한 번식지-섭식지 간 연결성을 저해하여, 번식지 자체가 물리적으로 훼손되지 않더라도 해당 번식지의 실질적 기능을 상실시킬 개연성이 있습니다.
2-2. 넓적부리도요(Calidris pygmaea, Spoon-billed Sandpiper)
IUCN 적색목록 위급종(CR)으로, 성숙개체수는 약 660~700개체 수준으로 추정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도요류 종입니다[16,17]. 특히 이 종에 대한 국제적 보고서에서 '새만금의 주요 중간기착지가 이미 부분적으로 간척되었으며, 잔존 습지가 가까운 장래에 추가 간척의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17]. 즉 새만금(수라갯벌 포함)의 추가 훼손이 이 위급종에 미칠 위협은 일반론이 아니라 국제 조류보전 문헌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지목된 사안입니다.
2-3. 검은머리물떼새(Haematopus ostralegus, Eurasian Oystercatcher)
서천갯벌 OUV 인정의 핵심 근거종 중 하나로 명시되어 있으며[5], 저서동물 특히 연체류에 대한 먹이 의존성이 높아 갯벌 저서생물 군집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종입니다. 아울러 후술하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업부지 인접 공사장은 이미 검은머리물떼새의 실제 번식지로 이용되고 있어[18] 사업 시행에 따른 직접적 번식지 훼손 우려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상태입니다.
2-4. 새만금의 기존 매립과 누적적 인과관계를 검토해야 합니다.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2006년) 이후 대형 도요·물떼새류, 특히 붉은어깨도요(Great Knot)의 국지적 개체수 급감이 이미 보고된 바 있습니다[19]. 이는 ‘습지 매립 → 핵심 기착지 상실 → 개체군 감소’의 인과 경로가 가설이 아니라 새만금 자체에서 이미 실증된 선례임을 의미합니다. 본 사업으로 인한 수라갯벌의 추가 매립은 이 선례를 반복·심화시키는 것이며, 도요·물떼새류의 철새이동경로상 서식지 포화 또는 강제집중 현상을 심화시켜 압록강 하구에서 관찰된 것[20],[21]과 같은 개체 수준의 생리적 한계 초과(에너지 축적률 저하, 섭식 실패)를 재현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3. 국제기준에 따른 저감·상쇄(mitigation & offset) 원칙
국제금융공사(IFC) 성과기준 6 「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한 천연자원 관리」(PS6, 2012)는 다자개발은행 및 수출신용기관이 국제표준으로 준용하는 지침입니다. IFC PS6은 국토교통부 또는 전라북도를 직접 구속하는 법규범은 아니지만 다음의 이유로 중요한 준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세계은행그룹 및 100여 개 다자개발은행·수출신용기관이 채택한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생물다양성 영향평가 기준으로서, 우리나라가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세계유산협약상 OUV 보전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무엇이 적정한 저감조치인가'를 판단하는 기술적 준거로 원용될 수 있습니다.
- 본 사업에 대한 정책금융기관(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 등)의 지원이 결부될 경우 OECD 환경사회 공통접근법(Common Approaches) 또는 IFC PS6를 그대로 준거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을 통해 직접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1. 저감위계(Mitigation Hierarchy)의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IFC PS6에 따르면 생물다양성 영향에 대한 대응이 회피(avoid) → 최소화(minimize) → 복원(restore) → 상쇄(offset)의 순서로 검토되어야 하며, 상쇄는 앞선 조치들이 적용된 이후에만 고려되는 최후 수단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22].
3-2. 중대서식지(Critical Habitat) 판정 기준에 부합하는 서식지를 판별해야 합니다.
IFC PS6 제16항은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서식지를 중대서식지로 정의합니다.
(i) IUCN 적색목록 위기종(CR/EN)의 서식지
(ii) 고유종, 제한분포종의 서식지
(iii) 이동성, 집단성 종의 지구적으로 유의미한 밀집 서식지
(iv) 고도로 위협받거나 독특한 생태계
(v) 핵심 진화과정과 관련된 지역
서천갯벌-수라갯벌 생태권은 위급종인 넓적부리도요(기준 (i)), 이동성 물새의 세계적 밀집 기착(기준 (iii))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합니다.
또한 동 기준 제17항은, 중대서식지에서는 사업자는 다음 두 가지 사항을 입증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해당 지역 내에서 이미 훼손된 서식지 또는 자연서식지에 사업을 시행할 다른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 사업이 중대서식지 지정 근거가 된 생물다양성 가치 및 이를 뒷받침하는 생태적 과정에 측정 가능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여야 한다.
이 규정에서는 이를 입증하지 못하는 한 사업 활동을 시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대서식지에서는 단순한 '순손실 제로(no net loss)'가 아니라 '순증가(net gain)'가 요구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3-3. 실행 가능한 대안 부재 요건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IFC 기준상 '대안 부재'는 사업자가 입증해야 할 요건이며, 그 대상은 개발사업이 아니라 생물다양성입니다. 그런데 실제 철새이동경로 차원에서 '대안이 없는' 쪽은 도요·물떼새류의 서식지이며, 공항 부지는 인공시설로서 대체입지 검토가 가능한 대상입니다. 국제기준의 '대안 부재' 요건은 개발사업을 정당화하기 위해 원용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개발사업의 회피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후술하는 바와 같이 국토교통부 스스로도 사전 타당성평가 단계에서 화포지구·신항만·새만금 대안 등 복수의 대체입지를 검토한 바 있어[18], 대체입지 검토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조류충돌위험이 그 검토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3-4. '동종 또는 그 이상' 원칙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IFC PS6는 생물다양성 상쇄가 '동종 또는 그 이상(like-for-like or better) 원칙'을 준수하여 설계·시행되어야 하며, 측정 가능한 보전 성과를 통해 순손실 제로 또는 순증가를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갯벌 생태계는 다음의 이유로 이 원칙의 실질적 충족이 극히 어렵습니다.
- 시간적 비가역성 : 조간대 퇴적층과 저서생물 군집의 형성에는 장기간의 지질·생태학적 시간이 소요되며, 단기간 내 동등 기능의 인공 갯벌 조성은 현재 복원생태학 기술로 실증된 바 없다.
- 서식지 충실도 : 도요·물떼새류는 조수 리듬, 특정 저서동물 군집, 인접 만조 휴식처 배치 등 극히 국지적인 조건에 적응해 이동 경로를 형성하므로, 동일 면적의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더라도 해당 개체군이 이를 인지·이용한다는 보장이 없다.
- 누적적 서식지 손실 : 새만금 방조제로 인한 기존 손실에 더해지는 수라갯벌 훼손은 단발성 사업 영향이 아니라 철새이동경로 규모의 누적적(cumulative) 서식지 손실에 해당하며, 개별 사업 단위의 상쇄만으로는 순증가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3-5. 세계유산체계상 요구되는 절차 — 유산영향평가(HIA)
유산 경계 밖 개발이라도 OUV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ICOMOS·IUCN 지침은 독립적 유산영향평가의 선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6].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신공항 환경영향평가에서 서천갯벌 OUV 근거종 대부분에 대한 조사가 누락되어[5], 국제기준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절차적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한 상태로 판단됩니다.
4. 국내 사법부 판단과의 정합성-서울행정법원 2022구합80664 판결
위와 같은 국제기준상의 문제점은 추상적 우려에 그치지 않고, 이미 국내 법원에 의해서도 사실관계 차원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제7부는 2025.9.11.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2022구합80664)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 이유는 본건 세계유산 및 EAAF 핵심종 보호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됩니다[18].
4-1. 판결 요지
위 판결은 피고(국토교통부장관)가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① 조류충돌 위험을 부실하게 평가하였고, ② 그 평가 결과를 입지 선정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으며, ③ 사업이 서천갯벌 등의 조류 서식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부실하게 조사·평가함으로써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였다고 판단하고, 기본계획을 취소하였습니다[18].
4-2. 조류충돌위험 부실평가에 대한 사법적 확인
법원은 피고가 운영 중인 공항 모델 및 신규공항 입지 검토 모델을 각각 적용한 결과, 사업부지 반경 13km 기준 연간 예상 조류충돌횟수가 최대 45.93회에 달하고, 이는 국내 다른 15개 공항(원주 0.00657회~인천 2.9971회)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며, 치명적 사고 발생 예상 간격도 19~84년에 한 번으로 다른 공항들(295년~134,436년)보다 훨씬 짧다고 인정하였습니다[18]. 그럼에도 피고가 평가 모델을 일관성 없이 적용하고, 평가 대상 지역을 반경 13km에서 5km로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류충돌위험을 부당하게 축소하였다고 지적하였습니다[18].
4-3. 서식지·생태영향 부실조사에 대한 사법적 확인
법원은 사업부지로부터 반경 13km 내에 노랑부리저어새,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황새, 흑두루미,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 검은머리갈매기 등 법정보호종 조류 31종이 분포하고, 서측 공사장이 검은머리갈매기 및 검은머리물떼새의 실제 번식지로 이용되고 있음을 인정하였습니다[18]. 또한 법원은 피고가 제시한 대체서식지(환경생태용지)가 사업부지로부터 13km 이상 떨어져 있어 실효성이 의문이며, 피고 스스로의 예측자료에 따르더라도 저어새류를 포함한 주요 조류가 해당 대체서식지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하였습니다[18]. 나아가 법원은 이 사건 사업부지를 개발할 경우 생태적으로 연관된 서천갯벌의 조류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였는데, 그 근거로 새만금 지역 조류를 장기간 조사해 온 전문가 증인들의 증언(사업부지 훼손이 서천갯벌 전체의 황폐화로 이어지고, 서천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철새 개체군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을 채택하였습니다[18].
4-4. 본건 의견서와의 관계
위 판결이 취소한 '기본계획'은 본건 사업의 상위 단계 행정계획으로서, 판결에서 확인된 조류충돌 위험 및 생태영향 부실평가는 그 이후 단계인 환경영향평가·실시계획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구조적 하자입니다. 특히 법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입지 대안 비교가 이루어지고,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는 사실상 입지 자체를 변경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조류충돌 위험을 저감하기 위한 대체서식지 조성 등의 방안은 오히려 법정보호종 조류의 서식지 파괴로 이어져 관계 법령·상위계획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하였습니다[18]. 이는 본 의견서 3-1항 내지 3-4항에서 지적한 국제기준상 '회피 우선 원칙' 및 '동종 또는 그 이상 원칙 충족 불가능성'과 정확히 부합하는 결론으로서, 국내 사법부의 사실인정이 국제기준의 적용 결과와 상호 보강하는 관계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5. 결론 및 제언
수라갯벌과 서천갯벌은 법적 경계와 무관하게 하나의 생태적 단위로 기능하며, 신공항사업은 서천갯벌 OUV를 지탱하는 핵심 물새종(저어새, 넓적부리도요, 검은머리물떼새 등)의 서식과 이동 기반을 직접 저해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국제기준(IUCN, IFC PS6)뿐 아니라 국내 사법부의 사실인정(서울행정법원 2022구합80664)에 의해서도 뒷받침됩니다.
국제기준(IFC PS6)에 따르면 본 사업지는 '중대서식지'에 해당하며, 이 경우 상쇄가 아니라 회피가 원칙적으로 유일하게 적법한 저감 수단입니다. 갯벌 생태계의 비가역성, 특이성으로 인해 상쇄하거나 대체서식지 조성을 통해 국제기준이 요구하는 '동종 또는 그 이상' 원칙 및 '순증가' 요건을 실질적으로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이는 추상적 우려가 아니라, 서울행정법원이 피고 스스로의 예측자료를 근거로 대체서식지의 실효성을 부정한 사실인정과도 일치합니다.
사업 추진 시 최소한 (i) 서천갯벌 OUV 근거종에 대한 완전한 조사를 포함한 독립적 유산영향평가의 선행, (ii) 새만금 방조제 이후 기존 손실을 포함한 철새이동경로 규모의 누적영향평가, (iii) IFC PS6 기준 '실행 가능한 대안 부재' 입증책임의 사업자 부담, (iv) 조류충돌위험 평가 모델의 일관된 적용 및 평가 범위(13km) 축소 금지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절차 없이 사업이 승인·시행될 경우, 이는 세계유산협약상 대한민국의 OUV 보전의무와 관련한 국제적 신뢰도의 리스크를 수반함은 물론, 이미 확정적으로 지적된 항공안전상의 위험 및 국내 행정소송에서 확인된 절차적·실체적 하자를 반복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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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외교부 (2026) 「「한국의 갯벌」 2단계, 유네스코 세계유산 확대 등재」 보도자료, 2026.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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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뉴스펭귄 (2022) 저어새 쉼터 '새만금 수라갯벌', 신공항 건설로 사라질 위기, 2022. 12. 27.
14. 경향신문 (2026) 멸종위기종 노랑부리백로·저어새…충남 '노루섬'에 둥지 틀었다, 2026. 7. 5.; 뉴시스 (2021) 새만금 노루섬서 멸종위기종 '저어새' 번식지 확인, 2021.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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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서울행정법원 제7부 2025. 9. 11. 선고 2022구합80664 판결(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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