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판매기운영 업계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한국자동판매기운영업협동조합 강진구 신임 이사장은 청량음료 제조 대기업의 시장진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판매기운영업계를 위해 “시장에서 대기업이 축소·철수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 자판기운영업계는 대기업이 제조한 음료와 커피 등을 판매하는 일종의 대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강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런데 자신의 제품을 판매해주고 있는 대리점과의 협력이 아니라 오히려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 강 이사장은 “그동안 자판기 시장은 대기업 제품을 중소기업이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정착돼 왔다”면서 “중소기업이 힘들게 개척해 놓은 시장에 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로 진입해 수십년간 안정됐던 시스템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또 업계의 노력으로 지난 2월 자판기운영업이 서비스업 적합업종에 선정됐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자판기운영업에 대해 대기업의 △공공시장 입찰참여 금지 및 확장자제 △거래처 기준 확장자제 △신규 진입자제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전체 매출에서 공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약한 상황. 학교나 대형병원 등 매출 비중이 높은 시장은 제외됐다. 또 사업철수가 아닌 확장자제 권고에 대해서도 업계의 불만이 높다.
“자판기 사업서 대기업 축소·철수해야”강 이사장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저조한 곳에서 자판기를 빼 매출이 높은 다른 곳에 새로 설치하면 댓수를 유지하면서도 사업 확장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대기업은 확장자제가 아니라 스스로 사업을 철수,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업계의 상생협력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이사장은 “한때 자판기시장에 뛰어들었던 동서식품은 스스로 사업을 철수하고 생산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이에 조합에서도 동서로부터 연간 200억원 이상의 커피 원료를 공동구매하는 등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량음료 분야에서 대기업의 사업철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음료 공동구매 등을 통한 상생협력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 강 이사장의 생각이다. 강 이사장은 이와 함께 “조합이 자판기의 위생과 청결에도 적극 앞장서 부정적인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이사장은 지난 1983년 이래 30년을 자판기 업계에 몸담고 있다. 국내에 자판기가 도입된 것이 70년대 후반이니 강 이사장은 초창기부터 업계를 지키고 있는 산증인인 셈. 강 이사장은 “군소·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인 업계가 최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합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바람막이가 되겠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