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단절된 대화 함께 복원하자”
[78주년 국군의 날]
DMZ 폭발 ‘불의의 사고’ 규정, 대화 재개위한 평화공존에 무게
野 “대북 저자세 노선” 거센 비판
李 “전작권 환수, 자주국방 마침표”… 계엄 비판하며 “사관학교 신속 통합”
국군의날 천궁 천무 L-SAM까지 총동원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열병 차량에 탑승해 도열한 군을 사열하고 있다. 계룡=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지난달 21일 발생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불의(不意)의 사고’로 표현한 것을 두고 북한의 고의적인 ‘지뢰 도발’ 가능성에 거리를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결론 내리고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가운데 이번 폭발 사건을 예상치 못한 채 벌어진 사고로 규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북한에 사고 책임이나 사과 요구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대북 저자세 노선”이라고 비판했다. 외교안보 수뇌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대응 조치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李 “北, 단절된 대화 복원하자”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 없이 “얼마 전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신 우리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라는 표현을 두고 DMZ 지뢰 폭발이 북한의 고의적인 도발이 아닌 의도치 않게 발생된 사고라는 시각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간 MDL에 대한 기준선이 달라 공격 의도를 갖고 지뢰를 매설한 것인지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은 지뢰 폭발 사건에도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평화 공존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번 사건을 두고 “광대 자작극”이라며 보복을 위협하는 등 대남 비난 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정부가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이번 지뢰 폭발 사고와 같은 불행이 재발되지 않도록 유관 부처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는 한편,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지뢰 매설에 대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야당에선 이 대통령의 ‘불의의 사고’ 표현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제3자나 쓸 법한 ‘불의의 사고’라는 말로 퉁치고 넘어갔다”고 했고 나경원 의원은 “지뢰를 지뢰라 부르지 못하고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못하는 ‘홍길동 군대’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 李, 계엄 비판하며 사관학교 통합 강조
이 대통령은 이날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며 ‘국군사관학교’ 통합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 정부는 불법 계엄의 잔재를 청산해 왔다”며 “앞으로도 결코, 결단코 군에 의한 불법적 내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군이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의견을 듣고 군심을 하나로 모아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에 신속, 과감하게 매진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은 곧 주권”이라며 “앞으로 전시작전권 환수로 그 마침표를 찍어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자주국방의 그 꿈을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기념 오찬에서도 “전작권 환수도 조속히 완수해서 진정한 자주국가, 독립국가,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으로서의 지위를 되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이날 불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군 장성 출신 의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훈상 기자, 이지윤 기자, 이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