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잘 치는 고수들과 라운드를 해봐야 는다. 비슷한 실력이나 못치는 사람과 라운드해서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고수가 된 골퍼들은 실력을 한참 쌓을 때 자기보다 잘치는 프로나 고수들과 라운드하면서 그들을 자주 ‘컨닝’했다고 한다.
고수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파를 세이브하고 코스를 공략하는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떻게 라운드를 풀어가는 지를 면밀하게 관찰한다.
그동안 고수들이 라운드하면서 염두에 둔다는 점들을 따로 메모해뒀다. 이것만 제대로 따라해도 분명히 몇 타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고수들은 먼저 라운드에 임하는 태도부터 다르다.
첫째, 연습도 중요하지만 라운드에 앞서 컨디션 관리에 더 중점을 둔다. 라운드 전날 과음을 한다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아무래도 당일 샷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전날 무리한 연습도 컨디션 관리에 썩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라운드전 절대로 잘난 척을 하면 안된다. ‘이전 라운드에서 몇타를 쳤다느니, 누구를 죽여놨다느니, 그 골프장은 너무 쉽다느니’ 등등 건방을 떨면 다음 라운드는 대부분 엉망이 된다. 무조건 겸손하라.
셋째, 상대방에게 한 수 배우겠다는 마음을 가져라. 예전에 최광수 프로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다. 최 프로는 아무리 아마추어라도 라운드 하는 동안 그들로부터 한 수 배우려고 한단다. 국내 톱프로라고 할 수 있는 최 프로도 아마추어들과 라운드를 나가면 그들로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라운드한다는 것은 시사점이 크다.
조금만 잘 쳐도 한 수 가르치려고 드는 아마추어들이 새겨볼만한 말이다. 100타를 넘게 치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들로부터 배우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 골프에서나 인생에서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골퍼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거기는 물이 많다는데, 코스가 길다는데, 그린이 엄청 빠르다는데’ 등등. 자신을 위축시키는 생각과 말을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한다.
‘이번 라운드는 동반자들과 즐거운 라운드를 하자’,‘상대방을 좀 더 배려하는 라운드를 하자’ 등등 좋은 생각을 만 하도록 한다.
다섯째, 퍼팅연습을 반드시 한다. 연습장은 가지 않더라도 퍼팅연습 만큼은 해준다. 집에서 매트를 깔아놓고 터치감이라도 익히도록 한다. 퍼팅은 대부분 자신감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퍼팅연습을 하지 않으면 ‘연습을 안해서 잘 안되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다음에는 실전에서 고수들이 라운드하는 요령을 알아보자.
◆필드에서는 스윙을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코스 공략에 대한 생각만 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스코어를 내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라운드를 하면서 너무 스윙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왜 훅이 나지, 왜 슬라이스가 나지, 어깨를 너무 안돌렸네, 팔로스루가 안됐네. 등등 라운드내내 스윙생각만 한다. 그런 뒤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다양한 실험을 한다.
그러나 고수들은 필드에서 스윙에 대한 생각을 별로 않는다. 오로지 코스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만 생각한다. 아무생각없이 칠 때 잘맞는다는 소리는 스윙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윙에 대한 생각은 연습장에서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연습장에서는 아무생각없이 치고 필드에 와서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물론 연습장도 안가는 사람이 태반이지만)
연습장에서는 스윙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필드에서 코스 공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연습해 본 샷만 시도한다.
평소 연습해보지 않은 샷은 실전에서 절대로 해보지 않는다. 깃대까지 80야드가 남았는데 9번아이언을 들고 컨트롤샷을 시도한다. 십중팔구 그린 미스로 이어진다.
컨트롤샷은 많은 연습량이 있어야 한다. 눈으로 보기에는 쉬워보이는 샷이지만 그 샷이 구사되기 까지는 많은 연습량이 필요하다.
페이드샷이나 드로샷도 평소 해보지 않다가 시도하는 것은 금물이다.
프로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은 아마추어들의 로브샷 시도다.
볼을 붕 띄워 바로 멈추게 하는 샷은 프로들도 잘 구사하지 않는 샷이다.
프로들도 그린주변에서 로브샷을 구사하다가 실수하는 것을 여러번 본 적이 있다. 그런 로브샷을 아마추어들어 아무 거리낌 없이 샷을 구사하니 미스 샷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린에서 바로 공을 멈추게 하는 일명 ‘ABS샷’도 마찬가지다. 보기에는 멋지지만 토핑샷으로 망가지기 일쑤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장에서 로브샷이나 ABS샷 연습에 지나치게 열중하는 사람도 그리 효율적으로 연습을 하는 고수라고 할 수 없다.
◆확률에 의존한 골프를 한다
핀까지 180야드가 남고 그린앞에는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다. 당신은 직접 그린을 겨냥할 것인가. 해저드를 넘겨 온그린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김영 프로는 샷에 대한 성공확률이 90∼95%가 될 때만 그 샷을 구사한다고 한다. 성공확률이 50%도 되지 않는 샷을 구사한다는 것은 골프에서 너무 무모한 짓이다.
코스공략도 파세이브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쪽으로 한다. 핀이 그린 우측이나 좌측에 꽂혀 있다면 반드시 그린중앙을 공략하는 것.
◆어프로치샷을 할 때 죽어도 헤드업을 안한다. 퍼팅도 마찬가지다.
아마추어들은 역시 그린 주위에서 많은 스코어를 잃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방법은 일단 어프로치샷을 할 때는 절대로 헤드업을 하지 않는다고 다짐한다는 것. 볼만 보자고 되뇌인 뒤 어프로치샷을 한다.
우스갯소리로 ‘머들개’라는게 있다. ‘머리를 들면 개새끼’라는 뜻.
퍼팅도 귀로 소리를 듣도록 하는게 성공률이 높다.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를 남겨둔다.
코스를 그린에서부터 거꾸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파5홀이라면 그린에서부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어프로치샷 거리 만큼을 계산한 뒤 그 자리에서 티샷지점까지를 계산한다. 그리고 티샷을 하는 것이다.
파5홀 이라고 무작정 우드를 빼들고 공략하지 말고 다음 샷을 하기가 편한 곳으로 볼을 보낸다. 우드로 그린 주변에 갖다 놓으면 좋을 것 같지만 1백야드 이내일 경우 컨트롤 샷을 구사하다가 그린을 미스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