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에서는 경상도 밀양까지 내려오기가 큰마음 먹지 않고는 내려오지 힘
든 코스다. 그래서 나는 아침 일찍 밀양에 도착하여 밀양시 소제 문화유적지를 몇 군데를
돌아다닌 후 여행 숙박지인 정승골로 가기로 했다.
1/24일 토요일...
오늘 아침 첫 출발지인 합천에서 창녕 우포늪지대를 갔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아시아 최대
원시림 늪지대 우짜고 저짜고 설명 해 두었지만, 그저 조금 큰 연못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휠체어 친구들은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아 늪지대 주변으로 산책은 가능한 여행지 코스다.
지난해 여름에 본 그림과는 달리 겨울 호수의 모습은 더욱 한가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저수지 이곳저곳에 펼쳐져 있는 겨울 철새들은 한번 쯤 볼만한 장
관이다. 내가 본 그날은 철새들이 끼리끼리 3그룹으로 수 백 마리씩 비상에 날개짓을 하거
나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쪽은 천둥오리 무리가, 저쪽은 기러기때들이, 저 호수 한복판에는 하얀 자태를 자랑하는
황새와 고니때들이 어울어져 있고...
저 멀리 들판에는 수많은 기러기들이 벼 이삭을 주워 먹는다고 야단들이다.
휠체어들은 전망대에 올라가기는 어렵다. 철새들의 아름다운 날개 짓을 볼려면 개인용 망
원경을 지참하는 것도 겨울 철새 여행의 묘미를 더욱 맛나게 할 것이다.
점심 시간 쯤 밀양에 입성했다.
제일 먼저 영남루를 둘러본 후...
표충사란 사찰을 관람했다. 사찰이 다 그렇듯이 그저 우리나라의 산 명당자리에 자리잡은
유명사찰과 다름없이 평범해 보인다. 그나마 이곳은 절 입구에 차량 주차장이 있기에 장애
인이 가기에는 편하다, 단 사찰 내 이곳저곳 계단이 있어 비 장애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계
단을 올라 갈 수 있다.
다음은 해가 저물기 전에 초행길에 정승골을 찾아야된다는 강박관념에 전화가 터지는 위치
에서 민박집 주인과 통화를 한 후, 지형을 대충 숙지한 후 민박집 찿아 오지여행이 시작되
었다.
위치 :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전리 2213번지 정승골 산 고을집 전화 055- 351-1121 조선희
약도 : 표충사 들어가지 초입쯤에서 구전리로 들어가는 좌회전 도로를 따라 끝까지 올라가
면 구전리 마을이 있으며 계속 도로를 따라 직전하면 조그만 나무 판자 표지판인 정승골이
란 이정표가 있음.
정승골이란 팻말을 보고 자동차를 좌회전으로 팍~~꺾어 군사도로처럼 조그만 외길 산길을
들어선다. 왠지 초입부터 기분이 좋다. 경상도 친구들이 오지다운 오지마을을 소개 해 주었
구나하는 마음이 왠지 와 닿는다.
차에 타고 있는 가족인 아들놈과 집사람이 한마디씩 한다.
"우와~ 산길이 멋있다. 계곡이 아름답다.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다 한번쯤은 올
만한 코스다".
내가 바도 정말 최종 민박집까지의 도로는 멋있다.
최종 목적지인 민박집의 정경은 개울가에 꽝꽝~ 얼어붙은 얼음 사이로 개울 물이 졸졸 흐르
고, 민박집 주변 여기저기에는 방목하여 키우는 닭들이 수 십 마리가 산골을 싸돌아다니
고...
아쉽다면 이곳에도 무차별 팬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정승골의 오지다운
모습도 몇 년 정도가 마지막일 것 같은 기준이다.
1/25일 일요일...
이튿날 오지의 분위기를 좀더 내보고자 밀양에서 유명하다는 사자평 정상을 가보기로 했다.
영남 오지지부장의 안내로 내차는 찝차도 아닌 승합차로 다른 일행들과는 달리 00휴양림 길
을 통과하여 사자평 코스로 가고자 했다. 역시 찝차도 아닌 내차는 올라가다가 얼음길을 만
나 차에서 내려 밀고 땡기고 흙을 뿌리고 길바닥 얼음을 깨는등...
온갖 야단법석을 떨다가 다시 외길을 후진하여 되돌아 사자평으로 향했다.
00 휴양림 가는길에서 볼거리 하나 :
00휴양림 초입 길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받던 시절 신도들이 한 20
년 숨어 지냈다는 조그만 <송죽굴>이란 바위틈 굴이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나는
컴컴한 바위 틈 속을 아들놈과 함께 들어가 살펴본다. 굴 초입은 춥더니 굴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니 온돌방처럼 굴 안이 따뜻한 온기가 전해온다. 한겨울에도 사람이 살 수있을 정도
의 따뜻한 온기가....
사자평을 향해 올라가는 길도 그렇게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물론 비포장 도로에다가 일반
승용차는 밑바닥에 다려있는 마후라 통이 깨지기 쉬운 그런 길이다.
산능선을 따라 자동차로 달리다보면 발 아래 굽이굽이 내려다보이는 산 전경들이 참 아름답
다. 사자평 정상 바로밑에는 영남 알프스 목장을 운영하다 폐쇄 한 목장우사만이 우뚝 서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여행꾼들을 맞이하는 조그만 00샘물집이란 매점이 우리를 반긴다.
내가 본 사자평을 말하자면 :
수도권 사람들이 자주가는 대관령 목장길 보다 훨씬 아름답다. 먼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원시림적인 조화를 그대로 유지한 넓은 갈대밭의 초지와 비포장길이 좋다.
장애인들도 자신이 손수 차량으로 운전하여 올라올 수 있는 코스다. 보행이 가능한 장애인
친구들은 비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사자평 정상 올라가기 전에 넓은 초지에 오토 캠핑장 캠
프를 설치하고, 오전이든 오후든 한나절 시간을 계획한다면 사자평 정상에 넓은 갈대밭 정
상도 여행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 밀양 정승골 오지마을 가는길과 사자평 올라가는 길이 참 인상적이였다. 이런
장소를 안내해 준 영남친구들한테 고마움을 전한다. 언제 경기도나 강원도로여행 기회가 있
으면 연락주세요. 성심 성의껏 안내해드리오리다.
고속도로 달리다 해지면 곤지암으로 오셔셔 연락하마 우리집 거실에 하룻밤 재워 줍니다..
첫댓글 주방장님께 꼭! 꼭! 연락하세요.....헤헤
존경합니다~^^
너무길다 ...그래서 줄려 읽었다....ㅋㅋㅋ
길긴 하네요 열시미 읽었습니다..
정승골은 정말 사계절 다 좋을 것 같아요. 봄이면 야생화를 보러 다니고 여름엔 앞 계곡물에 발 담그고 가을엔 단풍에 취하고 겨울에 모닥불에 고구마 구워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