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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쥐 팥 쥐
#005
/다이호프/
"하아..."
난 어찌어찌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호프집 앞에 다다랐다. 호프집 문을 보자 한숨밖에 안나오는건 왜일까.
내가 저 술냄새 풍기는곳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나 교복 입었는데 들여
보내주기는 하는걸까?
"...안보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난 그렇게 생각하면서 술집문을 열고 서서히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아무도 나를 제지하는 이 없었다.
오히려 술집안엔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넘쳐났다. 여기저기서 교복을 입고 술을 마시며 노는 학생들.
"웩-"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근데 저래도 되는거야? 난 슬금슬금 민우현을 찾으러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럴
수록 코를 찌르는 술냄새가 가득해져옴을 느꼈다. 거기에다가 담배연기까지. 여기가 과연 학생들이 타락
하는 곳이구나. 난 손으로 코를 틀어막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민우현을 찾아댔다. 아 이러다가 내 교복에
냄새배는건 아닌지 심히 걱정이다. 정말이지 어디있는거야.
"우현아, 이것좀 먹어봐 아~"
우현?민우현? 난 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그곳엔 민우현이 여자애들에게 둘러 쌓여 있었다. 난 그곳으로
가기가 무서웠다. 망설여 졌다. 그 자리에서 머뭇거렸다. 솔직히 저곳에 가서 민우현을 빼올 자신이 없다.
내가 왜 그래야되는지도 모를 뿐더러...나 저기 가면 제대로 한방 당할 것 같단 말이다. 일단은 말해보는게
좋겠지..? 난 힘든 발걸음을 땠다.
"아까 전화는 누구였어?"
"맞아 알아서 찾아오라니, 또 누구오는거야?"
"어머 우현이 친구야??잘생겼어??"
"그야 당연히 존나 잘생겼겠지~~오호호호"
여자애들이 민우현을 가운데 두고 지들끼리 수다를 떨어댔다. 저 얘긴 나를 말하는거겠지.아 왠지 저 년들
입에 내가 오르락 내리락 거리니깐 기분이 참 더럽기 그지없다. 난 그자리에 멈춰섰다. 내가 멈춰선곳은
민우현테이블 옆이였다. 민우현이 맥주를 조금 마시더니 인기척을 느꼈는지 맥주잔을 상위에 내려놓고선
나를 올려다보았다.
"..뭐야..찾아왔네"
".......가자"
"뭐라고?"
"후......가자고.."
난 정말 용기를 내서 말했다. 민우현이 거절을 하면 더이상 말하지 않으려고 했다. 잘곳이 없으면 할머니댁에
가서 자면 되는거다. 그치만 되도록이면 이녀석이 저번처럼 먼저 나와줬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픽-,"
비웃는건지 갑자기 웃는 민우현. 왜 웃는거야? 내가 웃기냐? 그래 웃기겠지 지를 어떻게 찾아왔는지도 웃기겠고,
내가 이런말 하는것도 웃기겠지. 나도 잘 알아 내가 지금 얼마나 바보같고 한심한지. 새엄마가 무서워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는 꼴이라니.
"뭐야 이 년은?"
"설마 아까 저년이랑 통화한거 아니야?"
"헐..시바...존나 못생겼네"
여자애들은 나를 위아래로 야리며 욕을 해댔다. 그래 상관없어. 너네들 면상은 이제 두번다시 볼일 없을 테니깐.
아니..근데 나 지금 교복 입고 있잖아..아씨...아 몰라..설마 학교까지 찾아오겠어
"근데 왜 저년이 우현이를 데려가려는거야?"
"미친거아니야?"
여자애들은 나를 야리며 말했다. 니년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 아후..저것들을 팰수도 없고... 나도 이런짓
하고 싶지 않다고..
난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민우현에게 말했다.
"가자"
그래 여기서 민우현이 또 거절을 한다면 날 따라오지 않는다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난 다시 돌아갈
의향이 있었다. 그래 난 조용히 여기서 물러 나려했다. 더이상 민우현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왜"
민우현은 역시나 거절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지않았다. 그래 이거면 된거야. 난 최선을 다한거라고. 그러니깐.
난 잘못한거 없어. 새엄마한테 혼날 이유는 없는거라고....
"알았어"
난 그렇게 한마디 하고 뒤돌아 술집을 나가려 했다. 그런데 뒤에서 들려오는 민우현의 목소리.
"왜...억지로 날 끌고 가지 않는거냐"
"..."
난 그녀석의 말에 뒤돌아서 그녀석을 향해 말해주었다. 지친다. 정말.
"억지로 못끌고 간다는거 아니깐"
난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서 술집에서 나왔다. 난 참 포기가 빠른 여자였다.
"뭐야 저년"
"미친거야?"
"우현아 저년 뭐야??"
"...닥쳐.."
"응?우현아 뭐라고 했어?"
"닥치라고..후우..."
우현은 술잔을 들어 한모금 마시고는 착잡한 표정으로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곳에 있던 그 누구도 우현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살겠네"
술냄새가 진동을 하는 곳에서 빠져나오니 공기가 이렇게 상쾌한지 깨닫게 되었다.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체험을 한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게 왜 그런곳엘 들어간거야"
"?!"
난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놀라 옆을 돌아봤다. 그곳엔 시후아저
씨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서있었다. 난 깜짝놀랐다. 왜 어째서 아저씨가 여기에 있는거지??
"왜..여기 있으세요..?"
"기다리고 있었어"
"절요?"
"응"
"왜..요?"
"너한테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곤란하니깐"
순간 아저씨의 말에 심장이 두근 하고 뛰는게 느껴졌다. 아..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심장은 주책맞게도
두근거림이 심해졌다.
"우리의 보스가 될지도 모르는데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곤란하다고."
"......아.."
난 그제서야 두근거림이 멈췄다. 그럼 그렇지...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한거냐. 정신차려 한월! 그래 아저씨는
그저 날 보스 후계자로 생각할 뿐이야. 그나저나...그래도 이렇게 나를 기다려 줬다는게 왠지 기분이좋다.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나를 위해서 기다려줬다는건 처음이니깐.
"그럼 가자고"
"네?어딜요?"
"어디긴 차있는데로 가야지"
"..태워다 주시게요?"
"당연한거 아니야"
아저씨의 말에 난 기분이 좋아져서 아저씨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아까 우울한 기분이 아저씨로 인해서 잊혀져갔다.
`
`
"고마워요"
우리집 앞까지 데려다 준 아저씨께 난 인사를 하고 그만 차에서 내리려 했다.
"왜 오늘 그런곳에 갔는지 말 못해주나"
"...네?아..."
아저씨는 신경쓰였나보다. 내가 왜 그런곳에 갔는지. 하기야 교복입고 누굴 찾겠다고 술집에 들어간다고하면
누구라도 궁금해 하겠지. 말해줘도 도는걸까. 난 밤이라서 정줄을 또 살짝 놓아버리고 말았다.
"...제 새오빠 찾으러 갔었어요. 제 새오빠가 거기에 있었거든요"
난 그렇게 말하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차 문을 닫고는 멀리 멀리 뛰어가버렸다. 아저씨하고 더이상 대화를
나눌수가 없었다. 새오빠에 대한걸 물어볼것 같아서. 그것만은.....내 입으로 차마 못말할것 같았다. 그래서
도망쳐버렸다. 더이상 말하면..나 정말 울어버릴지도 몰라.
- 덜컥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온나. 새엄마가 쫓아낼걸 그제서야 생각해낸 나였다. 그래서 다시 나가려는데.
"왜 이제오냐"
"?..!?!?!?!?!??!?!?!?!?!"
내 방에서 나오는 민....민우현..!?!?!?!? 왜 민우현이 내 방에서 나오는거지?? 언제 우리집에 온거야??어떻게
나보다 빨리 온거지??? 난 순식간에 민우현에 관한 모든궁금증들이 폭발하듯이 떠올랐다.
"ㅇ..어떻게..."
"병신처럼 뭐하냐.말 못해?바보야?"
"....어떻게...나보다..일찍..온거야?"
"그걸 니가 알아서 뭐하게"
"......."
하기야 내가 알아서 어따 쓰겠나. 나도 내가 질문한거에 다시 생각해보니 참 한심하기가 그지 없구나. 그래
민우현 니녀석이 그런말을 한 이유가 있었어. 난 자연스럽게 솔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내 방은 이미 민우현의
것이 되버린듯 싶었으니깐. 그때 솔이의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우현. 뭐야? 남에 방엔 왜들어와? 괜히 민우
현의 등장으로 긴장되었다.
"..왜?"
"아까 그 남자는 누구냐"
"!!!!"
본거야?? ...설마..아까 시후아저씨하고 있었던걸... 아..망했다...시바...이녀석은 왜 그런걸 보고 지랄인거야
짜증나게...
난 속으로 엄청나게 짜증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척 내색하지 않았다.
"누군데 차로 태워다주기까지 한거냐?"
"...그냥..아는 사람...이야"
"원조교제라도 하는거냐?"
"!!!아니야"
원조교제라니... 난 그녀석의 원조교제란 말에 발끈해서 그만 소리를 지를뻔했다. 하지만 이성으로 꾹꾹
눌러서 소리지르는 것만은 피했다. 니녀석이 내 동생이였으면 넌 주겄어!!!!!!!!!!!!!
"계속 거기 있을꺼야?"
"안그래도 가려고 했어"
저..저 밉상!!!
내 말에 말대꾸를 하고선 솔이의 방문을 닫고 나가는 민우현자식. 난 그자식의 뒤통수를 야려주었다. 지가
지가 뭐라고!!!!아우!! 짜증나!!!
난 옷을 갈아입고(솔이껄로) 솔이의 침대에 풀턱 하고 누었다. 정말 푹신한 침대. 온몸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만 같았다.
".....하아......"
멍하니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하나.
'근데 저녀석 아깐 안올것 처럼 굴더니 왜 온거래'
나 엿맥이려고 그렇게 행동한거였나?? 흐음...의문점이다.
/다음날/
"...."
눈을 떠보니 난 어제 그 자세로 자버린것 같았다. 내가 미쳐. 난 손을 뻗어 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갈 준비를 했다. 새엄마가 만든 아침밥은 당근 패스-
난 가방을 메고 집에서 나왔다. 집은 내게 이제 자는곳 밖에 되질 않았다.
"하암~~"
하품이 크게 나왔다. 그때 왠 차 한대가 내 앞에 떡하고 멈춰서는게 아니겠는가? 위험하잖아 이거!!
그때 차 창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선 시후아저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잠깐 아저씨!?
난 내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어서 눈을 한번 비벼서 다시 보았다. 그..그 잘생긴 시후아저씨가 맞았다.
우아..아침부터 이게 왠 횡재래.... 내 눈 아침부터 호강하는 구나...
"안타고 뭐해?"
"네?아..네"
난 얼떨결에 차에 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차는 나를 태우자 마자 출발했다. 근데 지금..어디로 가는거지?
아저씨의 말에 무작정 타긴 했는데...
"저기..어디가는거에요?"
"학교가지 어딜가"
"네?..아...."
그래...학교를 가야지..암 그렇고 말고.... 근데 왜 아저씨가 온거지?
"저 데리러 온거에요?"
"어"
"........."
딱딱한 대답에 난 그만 할말이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뭐야 이 아저씨. 어째 나보다 더 말이 없는것 같다.
나처럼 낯을 많이 가리는것도 아닐테고. 뭐임. 원래 말이 없는건가? 난 멍하니 아저씨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근데 정말 잘생기긴 했다. 저거 화장한건가 피부는 왜저렇게 곱고 깨끗하데......우아......
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아저씨를 멍때리면서 계속 쳐다봤다. 그러자 아저씨는 그런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렇게 쳐다보면 아무리 나라도 부담스럽다고"
".......아!"
난 그제서야 내가 한 만행(?)을 깨닫고 급하게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으아..뻘쭘해... 얼굴이 화끈 달아
오르는게 느껴진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짓이래....내가 미쳤나봐...아니 이렇게 잘생긴 사람을 실물로 봐서
감상한것 뿐이다. 아저씨는 정말 강동원이나 원빈 사이에 갔다놔도 절대로 꿀리지 않을 그런 외모였다.
".....잘생겼다....."
"뭐라고?"
"!!!"
나 지금 뭐라고 한거지?? 나..방금 생각만 했는......나 설마 생각한걸 입밖으로 꺼낸거야?? 엄마야!!!!!!!
난 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아..아니에요!!" 라고 부자연스럽게 말했다. 내가 생각해도 지금 내 행동 엄청
이상하다.
그러는새에 우리 학교앞에 도착한 차.
"끝날때까지 있을테니깐 끝나면 바로 이쪽으로 와"
"...음...저..9시에 끝나니깐 그때 오시는게 차라리 나을것 같은데요."
난 아저씨를 배려하는 차원으로 말을 했다. 그러자 아저씨가 턱을 매만지면서 "음.." 소리를 내며 고민을
하더니. 이내 "알았어." 하고는 차를 돌려 가버렸다.
"..피식-, 뭐야"
난 괜히 그런 아저씨의 행동에 웃음이 나와버렸다. 난 이때까지는 참 행복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얼마 가지 못했다.
첫댓글 오~~시후 아저씨가 좋아지기 시작한 건가요~~ 제 직감으로는 우현이랑 될 것 같은데 ^^ 작가님 팟팅~~
ㅠㅠ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댓글보면서 힘내고 있어요!!!
재밌게 이어지네요오!!
잘보고가요
재밌으시다니 저로선 너무 기쁜 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