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스윙을 하면서 상체가 먼저 앞으로 나가는 것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상체가 앞으로 나가니 임팩트 시에 머리를 공 뒤에 두는 것이 힘들어졌고, 그로 인해 임팩트 순간에 시선은 이미 목표물을 향하게 되었고, 상체가 먼저 앞으로 나가면서 상대적으로 팔이 늦게 따라와서 클럽페이스가 열리고, 클럽페이스가 열리니 슬라이스 구질이 많이 나오게 되고, 중심축이 이동을 하니 관성(원심력)이 약해져 거리도 줄게 되는 등등. 내 스윙의 거의 모든 문제점이 상체가 먼저 나가는 것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니 상체가 먼저 앞으로 나가는 스윙을 한 이유가 있다.
혹시 상체를 먼저 앞으로 보내는 스윙을 하는 골퍼가 있다면 아래의 5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연습 했으면 좋겠다 .
첫 번째, 가장 큰 이유는 체중이동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체중이동이란 것이 백스윙 시에 상체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다운스윙에서 상체를 왼쪽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골프에 대해 무지했던 것 같다.
처음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스윙을 하던 것이 이미 몸에 굳어져서 시간이 흐른 뒤에 ‘스웨이’ 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그것은 나와는 관계없는 스윙의 오류로 치부하고 말았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정작 내가 ‘스웨이’ 라는 것을 하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당시에 내가 알고 있었던 체중이동이 오른발과 왼발에 과도하게 체중을 싣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상체를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스윙축을 중심으로 어깨회전을 확실하게 하고 백스윙 시에 오른쪽 다리가 무너지지 않으면 그것으로 체중이동이 저절로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운스윙에서의 체중이동은 힙턴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이것이구나 하는 느낌이나 깨달음이 없어서 다음 기회에 언급하기로 한다.)
두 번째, 스윙이 회전운동이라는 개념이 약했다.
스윙이론을 보면 진자운동이론과 회전운동이론이 있다. 나는 지금 이 두 가지의 이론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골프스윙을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진자운동’ 하면 경사면에서의 진자운동으로 생각되기 보다는 팔로만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 스윙이 연상된다.
그리고 그 진폭을 크게 하기 위해 몸(상체)까지도 좌우로 왔다 갔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계추 스윙이 연상되다 보니 스윙궤도가 업라이트한 경향도 아주 심했다.
지금은 진자운동이라는 개념보다는 회전운동이라는 개념을 위주로 스윙 한다.
척추를 중심으로 몸이 회전한다는 개념으로 스윙을 하니 어깨회전도 잘 되고, 그로 인해 체중이동도 저절로 되고, 몸통의 꼬임도 느낄 수 있고,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 번째, 원심력의 실체를 잘못 알고 있었다.
내가 원심력이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 아닌 관성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게을리 했는지 몰라도 원심력이 관성의 일종이라는 것에 대해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상체가 도움닫기 하듯이 오른쪽(뒤)으로 갔다가 왼쪽(앞)으로 움직이면서 스윙을 하면 스윙스피드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스윙에 대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편인 나는 몸이 앞서 나가는 것이 공을 더 멀리 보낼 것이라는 생각의 오류가 스윙까지도 잘못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다.
스윙을 직선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도움닫기가 스피드를 내는데 도움이 될 지 몰라도, 회전운동이라는 관점에서는 몸(상체)이 좌우로 이동하면서 중심축이 움직이면 관성(원심력)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렇게 상체를 좌우로 움직이게 되면 머리가 추가 되어 머리가 심하게 움직이는 역진자운동이 되기도 한다.
네 번째, 마음이 앞서 나가니까 몸도 따라간다.
멘탈적인 측면에서 본 이유다. 나만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이 공만 보면 야수로 돌변하여 공에게 덤벼들듯이 스윙을 하는 경우를 본다.
공을 멀리 보내려는 본능도 있지만, 그린까지 200미터가 넘게 남았는데 마음은 이미 그린에 가 있는 경우다.
마음 가는 곳에 몸도 간다고 했던가? 그러니 몸도 그린을 향해 앞으로 나가게 된다면 나만의 억측일까?
마음이 앞서 나가면 현재의 샷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
머리 속으로는 목표지점으로 날아가는 멋진 샷을 그리더라도 현재의 스윙에 집중해야 굿샷이 나오지 않을까?
일상생활에서도 마음이 급하거나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으면 신체를 제어하는 기능이 떨어져서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스윙을 하면서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으면 미스샷의 확률만 높이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다섯 번째, 골프에서 화를 부르는 것은 욕심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골프에서의 욕심은 골퍼의 생각을 멈추게 하고, 환상에 빠지게도 하고, 스윙까지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무서운 놈이다. 상체가 먼저 앞으로 나가는 동작에는 공을 멀리 보내겠다는 본능에서 나오는 욕심이 내재되어 있다.
첫 번째 이유에서도 언급했듯이 스웨이에 대해서 알고 나서도 나와는 관계없는 스윙의 오류라고 생각했던 것이 욕심이 나의 생각을 멈추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욕심은 골프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화를 부르는 불청객이다. 골퍼가 마음을 제어할 수 있는 욕심은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측면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과욕이 골퍼의 마음을 점령하면 스윙을 완전히 망가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골프를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운동이라고 하나 보다.
골퍼에 따라서는 지금까지 나의 경우에 한해서 언급한 5가지 이유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상체가 먼저 앞으로 나가게 되면 글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골퍼들이 습관적으로 그리고 무심코 상체가 앞으로 나가는 스윙을 하고 있다면 이 기회에 다시 한번 이 부분을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