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시성(詩聖) 두보(杜甫)가 늦가을에 높은 곳에 올라 지은 명시 **<등고(登高)>**의 전문입니다.
이 시는 칠언율시(七言律詩)의 완성작이자 백미로 꼽히며, 쓸쓸한 가을 풍경과 함께 노년의 고독,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登高 (등고) - 높은 곳에 올라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낙목소소하)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艱難苦恨繁霜鬢 (간난고한번상빈)
潦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 한글 풀이
바람은 세차고 하늘은 높은데 원숭이 울음소리 슬프고,
물가 맑고 모래 흰 곳에 새들이 맴돌며 날아드네.
가도 가도 끝없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
다함이 없는 저 장강의 물줄기는 도도하게 흘러오는구나.
만리 타향 서글픈 가을 속에 늘 나그네 신세 되어,
평생토록 앓아온 많은 병에 오늘은 혼자 대(臺)에 오르네.
온갖 고난과 괴로움 속에 살쩍(귀밑머리)은 서리처럼 하얗게 세었는데,
늙고 쇠약해진 탓에 이제는 막 즐기려던 탁주 잔마저 새로이 끊었노라.
### 시의 핵심 감상 포인트
수련(1~2구): 매서운 가을바람과 원숭이의 슬픈 울음, 맑은 물가와 흰 모래, 그리고 바람에 날리는 새의 모습을 통해 가을날의 쓸쓸하고 처량한 경치를 시각적·청각적으로 선명하게 묘사했습니다.
함련(3~4구): 대자연의 장엄함을 표현한 구절로, 끝없이 떨어지는 낙엽(落木蕭蕭)의 유한함과 끊임없이 흐르는 장강(長江滾滾)의 무한함을 극적으로 대비시켰습니다.
경련(5~6구): 공간적으로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타향(萬里), 시간적으로는 늘 늙고 병든 처지(百年)를 대치시켜, 나그네의 깊은 슬픔과 고독을 절묘하게 표현했습니다.
미련(7~8구): 전란(안사의 난) 속에서 겪은 삶의 고초와 나이 듦에 대한 한탄, 그리고 건강이 나빠져 좋아하던 술마저 끊어야 하는 노시인의 쓸쓸한 심경으로 시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