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작업의 정석 ‘베팅’의 감상문을 올려드렸고, 알고보니 이 작가의 전작인 ‘슈킹’도 있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작품도 저자가 검찰청에 근무할 당시 조사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쓴 소설입니다.
‘슈킹’이란 단어는 한자의 수금(收金)을 일본어로 발음한 것으로 ‘남의 것을 훔치다’란 뜻의
은어입니다.
주인공인 현우는 우연히 동인과 동수 형제의 권유로 잔고증명을 해주는 사채업자의 돈을
슈킹하는 작업에 동참하게 됩니다.
잔고증명이란 입찰이나 이민갈 시 자금능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본인의 돈으로
해야하는데 돈이 부족한 사람들은 사채업자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주고 의뢰하는 게 현실입니다.
4군데 잔고업체에 잔고증명을 의뢰한 돈, 40억을 이틀만에 슈킹하는데 있어 빼았으려는 그들과
지키려는 사채업자와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전개됩니다.
읽어내려가면서 상상을 뛰어넘는 사건의 전개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이들의 작업은 성공하지만 돈의 분배에 있어 작업의 설계자이자 리더인 동인의 욕심으로
서로간에 다툼이 생깁니다. 주인공인 현우는 동수와 동인을 상대로 다시 작업을 계획하여
최종적으로 돈을 손에 넣습니다.
현우는 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슈킹한 돈을 이체할 많은 대포통장이 필요하기에 힘들고 어려운
서민을 이용하여 대포통장을 발급하게 합니다.
이 글에서 현실에서 차별 받고 고통을 겪는 많은 이웃들의 삶이 그려집니다.
최후의 승리자가 되어 돈을 획득한 현우는 자기의 소유를 내려놓아야 하는 때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내면의 갈등을 겪습니다.
이 문제는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작업을 결심했을 때보다 훨씬 어렵지만, 이 선택의 기로에서
현우는 사채사무실을 방문한 사람들의 마지막 한줄기 빛인 대출금을 조건없이 모두에게
송금합니다.
그리고 대출을 받으러 온 손님 중 한 사람인 수혜를 만나고 현우의 선한 행동으로 그들은 연인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처음에 주인공은 단지 돈만을 위해 이 작업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에 고통받는 이웃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인간성을
회복해 가는 휴머니즘을 담았습니다.
진정한 삶의 정석이란 무엇입니까?
이 책에서 작가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끝을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