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스티치주식회사)
-엄청 고전임-
난 외동딸이고 아빠랑은 24살 차이가 남
예뻐해줄만도 한데 아빠도 어렸을 때 아빠가 되어서 그런지 딸한테 살갑게 못 굼
나한테 마지막으로 칭찬해준게 6살때 유치원에서 카네이션 만들었던건가 그랬음
진짜 어렸을때 기억을 되짚어보면 아빠가 아니라 오빠처럼
날 대했던것 같음
나 3살인가 4살때 김건모 테이프 먼저 듣겠다고 진심으로 싸운적도 있었다고 함 난 기억안나는데
어렸을땐 아빠가 다른 아빠들처럼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많이 삐지고 그랬었는데
커보니까 아빠의 츤데레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
1. 내가 처음으로 알바해서 아빠한테 무슨 서류가방인가를 사줬는데 아빠 반응이 시큰둥했음
내가 아빠 차에 타자마자 줬는데 풀어보지도 않고 걍 냅두는거임
그래서 내가 풀어보라니까 뭘 풀어보냐며 귀찮아하길래 내가 포장 풀어헤쳐가지고 보여줬더니
“어 괜찮네” 한마디 함
난 아빠 반응따윈 기대도 안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집에 갔음
집에 도착해서 옷 갈아입고 엄마랑 떠들고있는데 아빠가 조용함
그래서 봤더니 거실에서 혼자 서류가방매고 티비보고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30분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품에 껴안고 조용히 티비시청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랑 나랑 막 웃었더니 갑자기 어딜 가더니 망치랑 못을 가져옴
그러더니 벽 꼭대기에 못을 박고 가방을 거따가 걸어놨음
손도 잘 안닿는 높이에 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그림 전시하듯이 ㅋㅋㅋㅋㅋㅋ
2. 이번엔 생일선물로 집업 스웨터를 사드렸음.
또 포장 뜯고 별 반응 안보임.
고맙다고도 안했음. 기대도 안해서 그러려니 함
그 다음주에 다른 부부들하고 부부동반 여행을 감 2주동안
엄마가 갔다와서 찍은 사진을 보내줬음
분명히 엄마옷은 바뀌어있는데 아빠옷은 전혀 바뀌질 않았음
ㅋㅋㅋㅋㅋㅋ사진마다 다 내가 사준옷 입고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엄마한테 들어보니까 13일중에 열흘을 그옷만 입어서 나중에 사람들이 도대체
왜그렇게 그것만 입냐고 물어봤다함
그니까 딸이 사줬다고 아무렇지도 않은척하면서 말하고 2주내내 자랑했다함;
그래서 내가 집에와서 “아빠 여행가서 그옷만입었다며 ㅎㅎ~~??” 하니까
막 “겨울에 입을 옷이 저거밖에 없다”면서
괜히 엄마한테 머라고 했음ㅋㅋㅋㅋㅋㅋㅋ
3. 자꾸 선물얘기만 나오는뎈ㅋㅋㅋㅋㅋ
내가 외국으로 여행을 갔다가 면세점에서 아빠 지갑을 샀음
아빠 생일이 1달정도 남았는데 기다렸다가 주기 귀찮아서
그냥 여행 갔다오자마자 “이거 생일선물” 이라고 줌
근데 분명히 아빠 지갑이 낡았는데도 내가 준 지갑으로
안 바꾸고 계속 예전지갑만 쓰는거
그래서 난 속으로 아 저게 마음에 안드나 바꿔야되나
오만가지 생각 다하고있는데
어느순간부터 아빠가 내가 사준 지갑을 쓰고 있었음
엄마한테 물어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일날까지 그 지갑 포장 열어서 가끔씩 구경만 하고 고이고이 모셔놨다가
생일날 꺼내서 지갑 바로 바꿨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람만 만나면 하도 지갑을 올려놓고 얘기를 하면서
눈치를 줘서 사람들이
“아 지갑 바꿨냐” 고 물어보니까
딸이 생일선물로 사줬다고 함 마치 생일 당일에 사준것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놓고 나한텐 언제부터 지갑쓴다 말도 한마디 없음ㅎㅎ
물론 고맙다고 안함
4. 이건 나 대학 합격했을때 얘긴데 ㅋㅋㅋㅋ 난 재수를 했음
수능점수가 안나와서 가고싶은 대학을 못가서 재수한게 아니라 쓴 대학이 다떨어져서 강제재수함
대학 떨어졌을때도 엄마랑 할머니 할아버지 친구들까지 다 나만 보면 연민의 눈초리+한숨어택이라
내가 더 속상했는데
아빠는 그때도 쿨하게
“재수?하면되지 뭐 1년 별로 안긴데 그거 별거아님 아빠도 재수해서 앎”
이러면서 위로 아닌척 위로하고 넘겨줘서 참 고마웠음
1년동안 힘들었던 재수가 끝나고 수능도 보고 이제 정시원서 쓸 준비를 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넣었던 수시 발표가 예정보다 며칠 빠르게 공지가 떠버렸음
현역때 7개의 수시를 광탈한 나는 별 기대도 안하고 엄마 등쌀에 휘말려 합격자조회를 했는데
'축하합니다 합격하셨습니다'라는 팝업창이 떠서 난 내 눈이 잘못된줄 알고 창을 꺼버렸음
너무 빨리 꺼가지고 엄마는 제대로 글씨도 못읽고 “뭐야??왜 꺼져??잘못된거야??” 해서 나는 “엉 잘못나왔나바 이거 다시 조회해야돼” 하고 다시 조회했는데 또 합격창이 떴음
엄마랑 내가 어버버하고있는데 아빠가 뒤에서 그걸 보더니 또 시크하게
”합격했나보네 합격했다고 써있잖아 ㅋㅋ”
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서재로 뛰어감
나랑 엄마는 이미 울고불고 좋아서 난리가 났음
나중에 엄마한테 들었는데 아빠 서재에서 혼자 엄청 좋아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같이 좋아하지 서재에서 혼자 기쁨을 즐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고 다들 수고했다고 그동안 힘들었겠다고 격려하고 축하해주는데 아빠는 그런소리 하나도 안함
좋은표정도 안지음
사람들이 아빠한테 축하한다고해주면 “별것도 아닌데요 뭐ㅋ” 이러면서 좋은거 참느라고 콧구멍 벌렁거림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저러짘ㅋㅋㅋ
아래는 원본
첫댓글 우리 아빤줄ㅋㅋㅋㅋㅋ 울 아빠 너무 귀여워..
귀엽다ㅋㅋㅋㅋ
볼때마다 웃김
우리엄마도 뭐 맨날 나한테 뭐라고 꼽주기만 해서 엄마가 그렇지 뭐 하는데 자꾸 엄마친구들이 나와서 내자랑한대;; 첨엔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 그랬는데 그냥 무뚝뚝한거고 표현하기 쑥쓰러워서 그런거임
아삐들 콧구멍 벌렁거리는거 공통이구나 표정관리하는데 기분좋으면 콧구멍 벙렁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걸 알아주는 딸이 너무귀여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