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수의 아홉 번 째 수필집을 읽고 --
최중수가 보여주는 수필관은 그의 말 “문화는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느끼고 향유하는 것이다.” 에 함축되어 있다고 보았다. 대명동-앞산-남부시립도서관으로 이어진 그의 생활이 그의 수필이고 그의 수필세계이다.
아홉 번 째의 수필집은 제목처럼 짧은 수필을 모았다. 이런 단수필이 바람직한 수필 양식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길게 쓰려면 소설처럼 이야기를 만들자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수필은 지금까지 그가 써온 수필의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눈에 뜨이는 부분이라면 서정성이 훨씬 더 짙어졌다는 것이다. 최중수 글의 서정성은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 안동과 연계되어 있다. 대구의 대명동 그리고 앞산과도 연계되어 있다. 죽음의 이야기도 낯설지 않다.
‘고운 무대 텅빈 객석’은 그의 삶이 만들어 낸 긴 일생을 아주 담담하게 되돌아 보고, 남아 있는 나날들,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잔잔한 마음으로 마무리하는 기분이 되어서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지만, 객석의 관중이 텅 비어 있다는 것과, 그러면서도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하는 배우가 바로 수필을 쓰는 자기라는 것을 코로나 시대를 빗대어서 표현했다. 텅 빈 객석 앞의 무대에서 연기한다는 것은 자기의 수필집은 말한다. 어쩌면 슬픈 일이겠지만 최중수는 자기의 수필에 매우 만족한다. 수필만이 아니고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뜻으로 읽어진다. 최중수는 자신이 만든 인생 연극에서 멋진 연기를 하였다는 자족감을 표현한 것이 이번 수필집이다.
‘수필쓰기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내가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나는 그의 말을 조금 비틀어서 최중수의 수필평을 이렇게 해보았다. |
첫댓글 최중수는 등단한 지 30년 차이고(1994년 수필문학 등단. 그 전에 다른 잡지에서 등단했을 수도 있음) 수필집도 이번으로
아홉 권 째 입니다. 대구에서는 경력으로 보나, 작품으로 보나, 원로 수필가인 동시에, 수필 문학사에서도 기려주어야 할 작가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간단하나만, 읽기를 한 글 한 토막을 올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