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개봉된 류승완 감독의 영화 '짝패'를 아주 재밌게 봤다. 개인적으로 류승완 감독의 팬이며 명맥만 간신히 이어오던 한국액션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어줌과 동시에 작품을 통해 계속해서 선배영화인들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점이 너무 맘에들었다.
개인적으로 류승완 영화중 액션신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피도 눈물도 없이'(정재영과 정두홍의 맞짱 장면 정말 최고다!!)라고 생각하지만 '짝패'에서 보여준 정두홍-류승완의 콤비네이션은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짝패를 보며, 본 후 난 계속 이소룡과 성룡이 떠올랐는데 강인하고 비장미 넘치는 정두홍과 귀엽고 위트있는 류승완의 액션에서 그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예전 액션영화 팬이라면 이소룡과 성룡이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이소룡의 영화에 성룡이 단역으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이소룡의 사망으로 이소룡-성룡 조합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저 호소자 시리즈로 위안을 삼을수 밖에 없었다.)
류승완은 스스로가 성룡의 팬이었음 얘기했었다. 그래서인지 류승완의 영화에서, 류승완의 연기에서 성룡의 흔적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류승완이 한국의 성룡??
류승완의 얘기로 서론이 길었지만 한국의 성룡으로 이미 활약했던 배우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전.영.록'
잠자리 선글라스와 걷어올린 소매가 트레이드 마크인 전영록은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등의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가수로 더욱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당시엔 몇안되는 가수겸 영화배우였고 암흑기로 접어들던 한국액션영화의 명맥을 이어온 액션배우였다.
대배우이신 아버지 故황해, 가수이신 어머니 백설희 님의 영향을 받은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하이틴 영화, 청춘영화에 출연했었고 주옥같은 히트곡을 발표한 가수로도 맹활약하였다. 귀엽고 카리스마 있는 외모가 더해져 최고의 '오빠'였는데 지금으로 치면 '비'라고 할까?
아무튼 가수와 영화배우로 맹활약했던 그가 남긴 작품 중 유독 눈에 띄는 건 액션영화들이다. 당시 대세를 이루던 홍콩액션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야류의 기운을 지울 순 없지만 한국 액션영화의 대부 이두용 감독의 '돌아이'시리즈(이두용 감독은 1,2를 연출했고 3탄은 다른 감독이 연출했다. 돌아이 시리즈는 4탄까지 나왔는데 4탄은 최재성이 출연했다.),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큰 스케일을 보여준 '대야망', 한국판 람보 '독불장군' 등에서 80년대 액션의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돌아이 시리즈'에선 코믹액션을, '대야망'과 '독불장군'에선 진지한 액션연기를 보였던 그는 당시로선 홍콩영화에서나 볼 법한 대단한 액션연기를 보였는데,
카체이스는 기본이고 오토바이 액션, 수상스키 액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기, 케이블 카 옮겨타기 등 지금으로서도 하기 힘든 액션을 보여줬다.(스턴트맨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영록의 대표작은 '돌아이'시리즈라고 할수 있다. 한국영화로선 드물게 4탄까지 나왔고 코믹액션영화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짝패가 나왔을 때 돌아이 이후 오랜만에 나온 액션영화라는 평가가 많았다.) 시리즈 마다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나이트 여자 그룹가수인 므흣한 차림의 언니들과 그 매니저인 돌아이의 코믹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태권도 노래와 댄스도 기억나고 람보를 흉내낸 돌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돌아이3의 주제가였던 '이젠 자야하나봐'도 귓가에 생생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화는 '대야망'이다. 당시 액션영화의 양대 산맥이었던 전영록, 진유영(인간시장의 장총찬으로 유명하다)이 동시에 출연했고 홍콩과 한국을 오가는 스케일 큰 액션이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전영록을 도우려던 여인이 자기 눈알을 뺀체 자살을 한다. 눈이 빠져버린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어렸던 나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아무튼 전영록은 이들 작품에서 놀라운 액션연기를 펼치며 한국액션영화의 명맥을 이어왔다. 다만 한국액션영화의 계보를 논할때 전영록의 작품들이 잘 거론되지 않는다는 것과 각종 예전 한국영화들을 수시로 방영해주는 케이블영화채널에서도 이 작품을 볼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돌아이는 한번 해줄만 하건만...
개인적인 바램은 류승완 감독이 자신이 주연이 됐든 다른 배우를 주연으로 하든 '돌아이5'를 연출했으면 하는 것이다. 전영록을 카메오로 출연시키고.. 한국영화의 보기드문 시리즈물이며, 한때를 풍미했던 액션영화가 재조명 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슈퍼맨도 돌아오는데 돌아이라고 못 돌아올까??
사진 출처-blog.naver.com/devillim
첫댓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돌아이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돌아이... 어릴때 아버지랑 같이 보다가 참으로 민망했던... 얼마전에 다운받아서 다시 봤는데 별로 야하지 않더군요.. 어릴때는 그게 왜그리도 야해보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