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깃대봉을 구하는데
손수 저희 동네까지
바이크로 직접 가져다 준
[모기향필무렵]님에게서
문자가 날아 옵니다.
다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먼저 괜찮은지
안부를 물어봅니다.
제가 11시부터 기타 레슨이
있어서 그 전에 복귀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투어를
나갔다가 10시 반에 복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아
실은 반 포기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모기향님이 이런
답신을 보내 옵니다.
우선 다친 다리가 많이
나아져다니 천만 다행입니다.
문제는 출발 시각입니다.
헐~, 새벽 4시 출발입니다.
많이 이른 시각이지만
그 때 출발하면 7시간
정도 라이딩 하고도 11시 전에
복귀가 가능할 것 같아
일단 콜을 보냈습니다.
4시 30분에 서빙고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전 집에서
4시 7분에 나와 기름 넣고
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약속시간 10분 전인데
이미 모기향님이 와서
기다리고 계시네요.
어제부터 기온이 많이
누그러진데다 오늘은
예보 상 최저기온이
15도까지 떨어진다고 해서
전 반팔 셔츠에 매쉬 자켓을
입고 나왔는데 달리면
살짝 춥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모기향님 복장은
반팔 차림입니다.
"그렇게 입으면 추울 것 같은데."
"전 지금 두드러기 때문에
더우면 안 돼요."
얘기 들어보니 며칠 전부터
원인 모를 두드러기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더군요.
날이 더우면 발진이 시작되고
가려움에 견디기 어려운데
병원에서도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 해서
본인도 답답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몸을 시원하게
유지해야 두드러기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입고 나왔다고 합니다.
간단한 코스 설명을 듣고
힘차게 출발합니다.
오늘의 코스는 가평 화학산을
거쳐 도마치재를 돌아 오는
왕복 230 Km 코스입니다.
순수 라이딩 시간은
약 6시간 정도입니다.
새벽 길을 한 시간 정도
달리는데 춥습니다. ㅠㅠ
자켓까지 입은 제가 이 정도인데
반팔 차림인 모기향님은
어떨런지 걱정이 됩니다.
연결해 놓은 세나를 통해
물어 봅니다.
"춥지 않아요?"
"살짝 싸늘한데 그래도
두드러기 올라오는 것
보단 나으니까 괜찮아요."
팔을 보니 출발할 때
살짝 보이던 두드러기가
정말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달려
가평 터미멀 앞 편의점에
도착해서 커피를 한 잔 하며
1차 휴식을 취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커피는
무조건 시원한 아이스였는데
지금은 따뜻한 커피가 생각납니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합니다. ㅋㅋ)
다시 화학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화악산은 경기 5악 중의
으뜸인 산 으로 (1,436m)
강원도와 경기도를 가르는
분기점에 있으며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화악산은 세 개의 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상인 신선봉(1,468m),
서쪽의 중봉(1,450m),
동쪽의 응봉(1,436m)를
삼형제봉이라 부릅니다.
신성봉 정상은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네요.
동쪽의 응봉에는 알프스의
와인딩에 비견할만한
멋진 코스가 있다는데
여기도 현재는 통행이
제한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출입제한이 해제되어
다시 통행이 가능하다는
블로거들의 이야기도 있으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통행이 가능하다면
꼭 도전해보렵니다.)
화악산으로 가는 산 길은
시내보다 훨씬 쌀쌀합니다.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현재기온 15도입니다.
(40도 찍은 날과비교하면
무료 25도나 떨어졌네요.)
그나마 해가 뜨기 시작해서
그적저럭 견딜만 합니다.
모기향님은 몸에 있던
두드러기가 싹 사라졌다며
오히려 좋아합니다.
화악산 길은 비교적 완만한
와인딩인데 도중에 두 군데
정도 헤어핀 구간이 있어
연습 코스로 타기 좋다고
하니까 참고하세요.
일단 화악터널 입구에 있는
쌈지공원이란 곳에서
2차 휴식을 취합니다.
공원에는 정자도 있고
전망대도 설치되어 있어서
여기서 가평, 춘천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온 산을 뒤 덮는
운해가 장관이랍니다.
이 날은 운해가 조금 밖에
안 보였는데 다음에 다시 한 번
와보야겠습니다.
공원 아래 편에는 야영을
할 수 있는 켐핑촌이 있는데
꽤 많은 분들이 여기서
야영을 하고 계시네요.
(한 여름에도 선선하다니
꼭 한 번 들러 보십시오.)
여기서 인증 샷 하나
남기고 다시 출발합니다.
화악터널을 지나자 바로
강원도 화천이 나옵니다.
내리막 도로 주변에
계곡 물이 흐르는데
지금은 물이 많이 줄었지만
평소엔 수량도 풍부해서
캠팡을 하면서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네요.
지나다보니 바위 위에
정자를 지어 놓은 신 기한
모습도 눈에 띕니다.
원래는 화천에 있는
조경철 천문대에 들릴
예정이었습니다.
이천문대에서 밤에 보는
별 구경이 일품이라는데
언제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은하수도 보인다네요.)
오늘은 복귀 시각이 조금
애매해서 루트를 바꿔
도마치재로 향합니다.
도마치(道馬峙)라는 이름은
궁예가 왕건과 싸우다
패하여 도망칠 때
이 산을 경유했는데,
산길이 너무 험하여
모두 말에서 내려 말을 끌고
걸어서 넘었다 해서
붙여졌다고 하네요.
자전거, 바이크, 수퍼카 등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한데
실제로 달려보니 와인딩이
그리 세지 않아서 초보들이
연습하기엔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간간이 알차들과 자전거가
보이는데 지난 5월에도 바이크
사망 사고가 한 건 있었다니
모두 조심해서 타십시오.
도마치재 중간에 작은
못이 하나 있어서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이름은 [적목 용소]인데
용이 승천하다가 임신한
여인에게 발각되어 떨어져
파이면서 그 자리에 소[ 沼] 가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소 앞에 붉은 색 나무다리가
있는데 여기서 소를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입니다.
여기서도 인증 샷 한 장!
복귀를 위해 다시 출발합니다.
내려 가는 길에 제가 뒤에서
찍은 모기향님 모습니다.
이건 저의 셀프 샷입니다.
복귀하는 도중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남양주 시청 근처에
손만두국으로 유명한
[어랑]이란 식당을 찾습니다.
어주 오래 전 스키장에
다닐 때마다 자주 들렀던
곳인데 십 수 년 만에 다시
찾게 되니 밤갑더군요 .
저는 얼큰한 뚝배기를 시켰고,
모기향님은 맑은 손만두국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친절하게도 모기향님이
김치와 깍뚜기를 썰어
반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벽 라이딩을 마치고
서울에 복귀한 시각이
10시 30분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하니
오전에 채 가기 전에
300 Km 정도를 주파하는
라이딩이 가능하네요.
(더운 여름철이나 차가
막히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께 강추입니다.^^)
무복 메시지를 주고 받고
투어를 마무리 하는데
모기향님의 두드러기가
다시 번졌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결국 상태가 심해져서
응급실까지 다녀 오셨대요.)
<오늘의 교훈>
1. 어깨와 손목에 함을 더 빼야
부드러운 라이딩이 된다.
2. 헤어핀 코스에선 기어를
미리 저단으로 바꿔 놓고
진입하며 시선을
과감하게 돌려야 한다.
3. 완만한 와인딩 코스에서
오히려 큰 사고가 많이 난다.
4. 경기도에도 꽤나 험한
산들이 존재한다.
5. 경기도 산악지대는
강원도 산을 넘기 위한
좋은 연습 코스이다.
6. 새벽 라이딩은 생각보다
장점이 많은 선택이다.
이상 공부하는 할리라이더, 펀치입니다.
(P.S.)
참고로 코오롱제약에서 분석한
업힐 구간의 체감 난이도입니다.
이 표는 자전거 기준이지만
바이크에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이니 초보분들은
이런 순서로 연습해도 좋겠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8.20 07:54
첫댓글 펀치님~
부지런하십니다~ ㅎ *^^*
네, 재미 있습니다.
이시간에는 저는 완전 홍콩에있습니다 ,,,
부지런하십니다 ,,,
홍콩 부럽습니다. ㅋㅋ
꼭두새벽바리..
아침잠이많은저는 패쓰~
하겠습니다 ㅎ~^^
전 다행히 아침 잠이 없습니다.^^
어랑....가본지 오래되었네요. 참 맛있는데 말이죠 ^^ 나중에 남양주에 몽골문화촌도 다녀오시면 시원하고 좋습니다.
네, 꼭 가볼게요.^^
성삼재와 오도재는 자전거로 2번 가봤는데 화악산이 대장이군요. 나중에 가봐야겠네요~ 즐거운 라이딩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저기 나오느 길들을 다 가 보려구요.^^
캬~~ 주야간이 없으시군요. 그 열정으로 인해 드러난 열매들이 저와 같은 초보들을 일깨우고
엑기스를 선물하시는 과정 그 자체이십니다. 평일 하루 일정 잡으셔서 문경쪽 투어 하시죠~~
15일 투어 후 혼자서 100km, 어제 일요일에는 4대가(로드킹 2대, 골드윙 1대, 그리고 저) 100km
쉬엄쉬엄 투어를 했답니다. 세나 안내 없이 오직 수발신호를 보며 2번째에 서서 주행했는데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펀치님과의 350km 주행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기에
자신감을 갖고 함께 투어를 했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요~~
그새 많이 타셨네요.
안전 운행 하십시오.^^
좋은정보들 너무나 감사합니다......쫌 짱이신듯^^
도움이 되시나요?
좋은 코스를 다녀 오셨나 보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저는 거의 혼자 바이크를 타는데 서울 인근의 좋은 라이딩코스를 몰라서 무작정 아는 곳만 다니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좋은 코스는 잘 다듬어서 바이크 라이더들과 공유하는 것도 아주 바람직할꺼 같습니다. 무복 & 행복하고 안전한 라이딩 하시구요.
좋은 루트 있으면 또 공유해 드릴게요.^^
새벽라이딩 중독성이 참 강합니다 시원함은 기본이고 차량정체로 부터 한적함까지 장점투성이죠 ㅎㅎ 펀치님의 후기는 경기권분들에게 좋은라이딩 코스안내가 될듯합니다.
네, 또 가고 싶어지네요.^^
산 관련해선 카이저님께 물어보시면실합니다.
넘 부지런하십니다.
카이저님은 넘사벽이죠. ㅋㅋ
할리를 못타던 시절 자전거로 도마치재를 오르던
때가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펀치님의 '오늘의 교훈'을 저도 가슴에 새기며~
두 분이서 함께 하신 멋진 코스 즐감하고 갑니다.
자전거도 타셨었군요.
대단하십니다.^^
펀치님~
새벽라이딩에 기타레슨까지?? 많이 피곤하셨을듯 합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으셨죠? 즐거운 한주 열어가세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네, 둘 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즐겁게 합니다.^^
아주 오랫만에 댓글답니다.
휴가 다녀오느라고요..ㅎㅎ
나날이 라이딩 실력이 늘어나는것같아 보기 좋습니다.
휴가 잘 다녀 오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