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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젠 그랬으면 좋 겠네 ~'
발달한 현대의학 수준으로 코로나 백신이 비교적 조기에 속속 나오고 있으니 조만간 모두가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소 중 한 건 옆에 있다 고 ~'
그나저나 세월 참 빠르다. 중세에 창궐한 페스트를 연상시키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느덧 1년 넘게 지구촌을 휩쓸며 잊고 있던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가운데, 신축년(辛丑年) 새해도 어느덧 한달이 흐르고있다.
새해 인사를 주고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오늘이 1月31일(일)이다. 1월의 마지막 날에 '졸업여행'을 떠난다.
누가 졸업하냐고? ㅋㅋ 지난 11월 콜라보로 시작한 '감꽃~'님의 평화누리길 걷기가 마침내 지난 주에 끝나고, 기념으로 트레킹을 하기로 의기투합 했는데, 이를 '감꽃~'님은 평화누리길 졸업여행이라 칭한다.^^
평화누리길 전구간을 순방향으로 걸었는데 순서만 역으로 20코스부터 걸었다. 그런데 제일 먼저 걸은 가장 긴 20코스는 80% 지점인 대광리역에서 날이 저물어 마쳤으므로 역고드름도 볼겸 완보 후에 이어가기로 했었는데 이 걸 한 주 뒤로 미룬다.
그렇게 떠나게 된 오늘의 졸업여행 목적지는 그 옛날 태봉국 궁예의 땅, 철원이다. 그 중에서도 작년(2020년) 7월에 유네스코 세계 지질 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
'큰 여울'이란 뜻의 한탄강(漢灘江)은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 하천으로, 북한의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한 강 줄기가 대부분 남한 땅을 지나며 흐르다 북한 땅을 주로 거쳐온 임진강과 하류에서 만나 서해로 흘러든다.
'Hantan River Ice Trekking!' 마침 오늘이 '한탄강 얼음 트레킹' 마지막 날인데, 운이 좋았다. 왜냐고?
'Hantangang Trekking On The Water!' 4월까지 지속되는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도 겸하고 있는데 얼음트레킹 기간엔 물윗길(부교) 이용료(5천원)가 무료라고 한다. 그런데 그게 바로 오늘까지다.
게다가 날씨 또한 좋다. 좋아도 너~무 좋다. 깊은 협곡의 얼어붙은 강물 위가 이리도 포근 할 줄이야......
때문에 얼음이 녹고 있어 얼음 트레킹이 가능한 구간은 두 곳 밖에 없지만 얼어붙은 강물 위를 걷는 짜릿한 경험을 하기엔 충분하다. 난생처음 그것도 한탄강 위를......
날씨도 좋고 주말이라 확실히 태봉대교 주차장에 차가 많다. 코로나로인해 30분 간격으로 100명씩 입장시키는데 우선 매표소(내일부터 유료)로 가서 예약문자를 보여주고 확인을 받은 후 팔찌를 받아 입구로 간다.
받은 팔찌를 보이고 발열체크를 하고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제출하면 끝. 출발은 일단 '물윗길'인 뜬 다리, 부교(浮橋)를 걷는 걸로 시작한다.
한탄강의 깊은 협곡을 위에서 내려다 본 적은 있어도 이처럼 가까이서 그것도 강 한복판에서 보게되다니...... 멋진 주상절리가 바로 코 앞에 펼쳐진다. 크고 작은 수 많은 돌 무더기에 하얀 잔설이 남아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거대한 고드름을 연상시키는 얼어붙은 빙벽의 폭포,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검은색 곰보 바위인 현무암을 비롯한 화산지형 특유의 각종 기암괴석들 그리고 해식동굴, 우렁차게 흐르는 강물 소리, 절벽 꼭대기의 푸른 소나무까지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온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 소 ~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나를 좀 보 소 .......'
한탄강 협곡을 수놓은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들이 서로 자기를 먼저 봐달라고 경쟁하듯 아우성 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ㅎㅎ
얼음 위를 걸을 때는 여기저기서 얼음이 갈라지는 큰 울림이 우지끈, 뻥, 쩌억, 딱, 쿵, 마치 무슨 천둥 소리 같기도 하고 때론 대포 소리 같기도......
제법 두텁게 얼었던 얼음장이 갈라지고 터지는 크고 작은 소리가 간간이 들리는데, 밧줄로 가이드 라인이 쳐있는 구간만 조심스레 걷는데도 이처럼 처음 듣는 얼음의 울음 소리가 들릴 때 마다 덜컥 겁이 나고 놀란 가슴은 발 걸음을 절로 빠르게 한다.
태봉대교에서 시작해서 걷다가 강 양쪽 협곡 위의 한여울길 1,2코스를 연결해주는 아찔한 은하수교 아래를 지나고 송대소 인근 마당바위 주변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점심을 먹는다.
완연한 봄 날씨다. 바람 한점 없다. 너럭바위 하나를 셋이서 독차지하고 햇볕을 즐기며 느긋하게 맛점하고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며 커피까지 한잔 마시니 신선이 따로 없다.
다시 천천히 길을 이어간다. 대부분은 부교(浮橋)위로 물 윗길을 주로 걷지만 중간에 백사장도 지나고 엄청난 너덜길도 지난다. 넓은 강 위의 투명한 얼음에 새하얀 눈까지 덮혀 있으니 겨울왕국 느낌 제대로다.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라는 승일교와 한탄대교를 지나서 마침내 철원군 동송읍, 한탄강 중류에 이르면 철원팔경중 하나이자 의적 임꺽정의 은신처겸 활동무대였던 고석정(孤石亭)이 보인다.
한탄강 한복판에서 올려다보는 고석정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 그 옆에는 1억년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고석정의 랜드마크인 고석바위, 고석암(孤石巖)이 여러 그루의 푸른 소나무를 머리에 인 채 멋진 자태를 뽐내며 우뚝 서 있다.
대부분은 고석정에서 트레킹을 마무리 하는 듯 한데, 이왕 온 김에 우리 삼총사는 예정대로 '물윗길'의 종점인 순담계곡까지 걷는다. 계단과 부교가 계속 이어져 있어서 걷는데 큰 무리는 없고, 곳곳에 안전 요원들이 배치되어 수고하고 있다.
고석정 이후 구간은 사람이 적어 호젓해서 좋고, 더구나 순담계곡 까지의 기암괴석들은 더 멋진 비경을 뽐낸다. 겨울임에도 수량이 풍부하고 바위 사이를 지나가는 강물의 유속이 빨라 그 소리가 우렁차고 시원하게 들린다.
고석정 부근에서 크게 휘어져 한바탕 휘돌아 나가는 한탄강은 대교천 합수부를 거쳐 마침내 한탄강 레프팅 시작지점인 순담계곡까지 이어진다. 순담계곡 위쪽 절벽엔 약 3Km에 달하는 잔도(殘道) 건설이 한창이다.
처음엔 순담계곡 위의 도로로 나가 한여울길을 따라 걸어서 태봉대교 주차장까지 돌아가려고 했으나 이미 15:30이 훌쩍 넘은데다 날도 조금씩 흐릴 기미가 보이고, 무엇보다 많이 지쳐있다.
모래, 자갈, 바위, 얼음길이라 평소에 비해 은근히 체력소모가 더 있었던 것 같다. 약 8Km에 가까운 거리를 시속 약 2Km로 걸었다.
다소 힘들어 하는 감꽃~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순담계곡에서 택시로 원점인 태봉대교 주차장으로 돌아가 일정을 마무리 한다. (참고로 택시비는 만원 남짓 나왔다.)
근래에 내가 걸은 길 중에서 가장 멋지고 신나는 트레킹 코스였다. 주말임에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파가 크게 북적대지 않아 좋았고 특히 순담계곡 쪽은 고즈넉하고 멋진 트레킹 코스였다.
모처럼 한탄강 물윗길을 걸으며 제대로 힐링했다. 가끔 얼어 붙은 강물 위를 걷는 얼음트레킹도 해보고...... 이렇게 짜릿한 느낌 처음이야 !
나는 오늘 내가 보고 느끼며 걸은 이 모든 풍광과 멋진 길을 '한탄(漢灘)'이라 쓰고 '감탄(感歎)'이라 읽는다.^^
오늘 걸은 한탄강 얼음트레킹 개념도
매표소에서 팔찌를 받아 손목에 찬다.
출발지점인 태봉대교 아래 한칸짜리 화장실이......
번지점프대가 있는 태봉대교
입구에서 발열 체크 후 입장
물윗길(부교)을 걷는다.^^
지나온 태봉대교 / 녹고 있는 한탄강
부교가 비교적 튼튼해서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물윗길(부교) 개방은 4월까지 하지만 코로나로 올해도 축제는 열리지 못할 듯.
강물 위를 걷는 이 느낌이란......
마침내 주상절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
얼음트레킹 가능 장소 (단, 아이젠은 필수) / 부교(浮橋)가 아닌 강물 위를 걷는 짜릿한 느낌 ......
한탄강 위에 서서 주상절리를 가까이 바라보다.^^
안전선을 지키며 조심 조심 얼음트레킹 !
최대한 가까이서 주상절리를 보고......
다양하고 기묘한 형상의 주상절리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주상절리
협곡 위에선 볼 수 없던 모습들
너덜길도 통과하고 ......
송대소 부근
철원 한탄강 협곡 위의 한여울길 1,2코스를 연결시켜주는 '은하수교'가 아찔해 보인다.
누군가 바위 위에 돌탑쌓기 놀이를 ......
잔설이 남아 운치를 더하고 ......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표식
바위에 My Symbol을 남기고 ...... ㅎㅎ
이것이 마당바위 / 무지 넓다.
곳곳에 안전관리 초소가 ......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표식
넓은 너덜지대 / 여기도 돌탑들이 ......
날이 포근하니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동지 섣달 꽃본 듯이......' / 11월 중순에 시작된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이런 백사장도 지나고 ......
강가의 언덕도 지나고 ......
다소 가파른 강가 언덕에서 내려서고 ......
평탄한 강변길도 이어지고 ......
왼쪽이 지나온 방향, 오른쪽이 가야할 방향 (코로나로인해 우측으로 일방통행만 가능)
계속 이어지는 기나 긴 부교(浮橋)
'물윗길'을 잠시 벗어나 다시 '얼음트레킹' / 멀리 빙벽이 보이고 ......
넓은 자갈밭 너덜길 지대를 지나......
빙벽의 거대한 고드름
얼어붙은 빙벽 (축제 기간엔 인위적으로 물을 흘려서 얼리기도 한다고...... )
얼어붙은 강물 위를 걸어 빙벽 앞에 서다.
'달사랑(M.L)' 한탄강 위를 걷다. ^^
한탄강 얼음 위에 쌓인 눈 / 그리고 내 발자국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 승일교와 한탄대교
1억년 역사를 간직한 협곡을 지척에서 보며 걷다.
여기는 철원 한탄강 ! ^^
두 번째 얼음트레킹 가능 구역 / 생전 처음 듣는 얼음 우는 소리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가며 .....
이렇게 짜릿한 경험 처음이야 !
완전히 녹아 흐르는 구간 / 물이 맑다.
해식 동굴이 곳곳에 ......
오래 전엔 이 곳이 바다였다니 ......
또다시 엄청난 너덜길 / 한탄강이 수석의 메카였던 적도 있었지.
거대 돌탑 / 무슨 소원을 빌며 쌓았을까?
고석암(좌) / 고석정(우)
고석바위, 고석암(孤石岩)의 멋진 자태
뒤에서 돌아 본 고석암
계속되는 '물윗길' (부교)
부교 난간의 형형색색 바람개비
비상시 던져주는 구조용 밧줄
얼음이 거의 다 녹은 강가
곳곳의 안전관리 초소와 안내 요원들
순담계곡길 / 멋지지 아니한가?
한탄강 맑은 물
얼음트레킹이라고 편안한 길로 생각하면 오산.
멋진 절벽의 경관
깊은 협곡의 멋진 절벽
기묘하고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
마침내 순담계곡 종점에 거의 다 왔다.
순담계곡 절벽의 중간에 조성중인 잔도
물윗길의 종점인 한탄강 순담계곡 입구 / 한탄강 래프팅(Rafting)의 출발지점이기도 ......
순담계곡 입구에 택시들이 줄지어 대기중
2021.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안내
약 8Km (약 4.5시간 소요) : 태봉대교~송대소/은하수교~마당바위~승일교/한탄대교~고석정~순담계곡
첫댓글 한탄강의 멋진 얼음축제 물윗길을 걸으시며 좋은하루 보내셨군요.
마침 마지막날이라 입장료도 없이 좋은경험 하셨습니다.
2월에도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수고 하셨습니다.
재작년에 다녀온 물윗길 모습입니다.
코로나 이전이라 확실히 인파가 많았군요.
요즘은 코로나로 조금 한적해서 더 좋았습니다.
계속 건강한 걸음 이어가세요.
가곡님 고맙습니다.^^
오메오메오메!!!
오늘도 오메소리만 나옵니다
설악산 한라산 동강 내린천 그리고 장가계 온통 믹서 된 한탄강 오메오메오메^^!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탁월한 선택!
인생 트레킹!
한탄이 아니고 감탄이어라~!^^
사진 즐감하고 대리 만족합니다
굿👍
고맙습니다.^^
애오라지 달사랑(Moon Lover)이라 쓰고 명문가(名文家)라 읽는다.
강원도 철원 한탄강(漢灘江) 주변 트레킹 名品 後記를 즐감하고 갑니다. 쵝오!
앵베실 교수님의 지나친 극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코스가 너무나 좋다보니 사진만 들여다 보고 있어도 글이 절로 써지네요.
손가락은 그저 거들 뿐......ㅎㅎ
내일 또 Cold Wave Warning 이라니 감기 조심 하세요~~~
고맙습니다. ^♡^
@달사랑(M.L) Don't be modest, Mr. Moon Lover.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모셨던 후고구려의 왕족인 철원 태봉국 궁예(弓裔) 생각이 난 오늘 이 사진
다녀오신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후기를보며 가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늘 건강하시고,즐거운 걸음하세요.
한번쯤은 꼭 다녀올만 합니다. 시기적으로 이제 얼음트레킹은 못하지만, 물윗길만 걸어도 충분히 좋은 트레킹 코스입니다. 거리도 약 8Km로 적당하고.....
4월까지 개방이니 시간되시면 꼭 한번 가보세요. 강추!
금강님 고맙습니다. ^^
지난 가을에 찾았다가 코로나때문에부교를
출입통제해서 아쉬웠는데...
겨울이 가기전에 다시한번 가보고 싶네요
멋진후기 즐감하고 갑니다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끝났지만 한탄강 '물윗길트레킹'은 4월까지니까 설 지나고 평일에 한번 가보세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