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외 원조 주일에 모아주신 한국 천주교회 신자 여러분들의 정성은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을 통해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보내집니다.
아마도 많은 신자분들에게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낯선 이름일 것 같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전쟁 직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외국 교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국 경제의 성장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외국 교회의 원조가 중단되었고,
이 시기부터 한국 천주교회도 해외 지원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그동안 받았던 사랑을 기억하면서,
1993년부터 매년 1월 마지막 주일을 ‘해외 원조 주일’로 정하여 2차 헌금을
해외 원조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결정하였고 또 체계적이고 신속한
해외 원조를 위해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 해외 원조 기구로서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2011년에 설립하였습니다.
현재 춘천교구장이신 김운회 루카 주교님께서 책임을 맡고 계십니다.
신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정성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해외 원조 사업은
165개 나라의 카리타스와 협력하여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포함한
중동, 중남미 지역 등으로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작년 2018년에는 33개국을 지원하였습니다.
신자 여러분들께서 보내 주시는 해외 원조 주일의 정성은 전쟁이나 정치적 갈등
그리고 자연재해로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편히 쉴 수 있는 고향이 되어 주고,
또 배고픈 이들의 허기를 달래주며, 또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지켜주었습니다.
그리고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돌보아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
고통을 받는 이들에 관한 소식이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들 앞에서 사람들은 그들의 존엄성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당연한 이유 보다는 외면해도 되는 이유를 먼저 찾기도 합니다.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정치적인 이익에 따라 결정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바로 지금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힘을 믿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신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수고가 절실히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기적을 행하시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였습니다.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있어야 기적을 행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기적을 믿는 우리 신자 여러분들께서 먼저 나서서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글 : 추성훈(바오로) 신부 – 한국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사무국장
하느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나는 어릴 때 조용하고 소극적인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손 한 번 들어본 적이 없고,
선생님께서 책 읽기를 시키면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구들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장래희망이 정해졌는데 난 딱히 잘하는 게 없어서 늘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주 우연한 기회로 생각지도 못하게 의류 모델이
되었어요. 그 후 광고와 영화를 찍게 되고 쉼 없이 달려
지금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면 내가 대학에 진학하고, 모델이 되고,
많은 작품을 만날 때마다 우연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늘 모든 것은 하느님 뜻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원하던 작품이나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이것이 내 것이 아닌 이유가 있을 거야.
하느님의 깊은 뜻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연연하지 않고
많이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나에게 주어지는 일들은 더 소중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작품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연기자로서 여러 사람의 인생을 살고 표현하면서 저 스스로 행복감을
느낍니다. 고맙게도 많은 사람의 응원과
저의 연기를 보고 작은 행복과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런 달란트를 주신 하느님께 한없이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느님께서 이런 달란트를 주신 이유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라고 하신 건가?
난 그냥 이렇게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예전에 나는 앞만 보고 달리기에만 바빴고,
마음의 여유가 생겨도 넓은 시야로 앞을 보질 못했어요.
그런데 언젠가 내가 잘 아는 신부님께서
“세실리아는 하느님의 많은 은총을 받았어. 세실리아는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연기자가 될 거야. 오드리 헵번같이 훌륭한 연기자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라고 하셨어요.
그때 난 “제가 어떻게? 그분은 마음도 얼굴도 너무 아름다운 분이신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신부님께선 인자한 눈빛으로 늘 응원하고 기도하시겠다고 하셨어요.
난 그때 연기만으로도 버거운 내가 어떻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고
지금도 사실 자신은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신부님은 그분처럼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이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를 하라고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하느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며 마음을 편하게 갖습니다.
매일 매 순간 어떤 큰 성과보다 그냥 좀 더 주변을 돌아보고,
한발 더 나아가고, 작은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하느님께서 밝혀주신 길 위에서 제가 걸어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느님! 제게 연기할 수 있는 달란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하느님의 빛을 늘 밝혀주세요.
저는 부족하지만 하느님의 빛을 따라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게요.
그리고 늘 하는 말이지만, 사랑합니다! 하느님”
글 : 김하늘 (세실리아) –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