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히...]
늘 보이던 환자가 보이지 않으면 대게 입원중이다.
그리고 다시 만날땐 더 좋은 컨디션이기 보다는 안타던 휠체어를 타고 오기도 하고 심하면 당뇨합병증으로 손가락과 발가락 혹은 발목 아래를 절단하고 오는 환자들도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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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하나로도 충분히 힘이 들건만 오랜 투석으로 인한 후유증들을 환자들은 적어도 2~3개 쯤은 애교수준으로 다들 가지고 있다. (투석은 한 두번으로도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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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낮은 혈압으로 인한 심장비대증과 신장에 있던 물혹들로 신장 2개를 절제했건만 그 물혹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최근 간에 8.5cm의 물혹과 작은 낭종들이 발견되고, 극심한 편두통과 통풍 그리고 공황장애와 짧아진 호흡 그리고 부위를 가리지 않고 오는 쥐와 경련들.... 무엇보다도 더 힘이 든것은 계속되는 수면부족(수면제도 듣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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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일로 받게되는 투석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몇년간 지속된 불편한 투석자세로 인하여 발생된 허리통증으로 재활과 카이로프랙틱을 매주 가야한다는... 그나마 투석없는 예비일은 각종 검사와 의사문진과 CT, mri 등으로...(병원을 가려고 살아있나 착각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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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시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은 요란한 투석기계음과 생명력없이 축 늘어진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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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든 환자들이 살아내고 견뎌내고 버티려고 그 두터운 2개의 바늘을 의지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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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치열한 매일의 생존현장이며 삶의 전쟁터이다.
두발로 걷는 것과 숨이 차도록 한 번 달려보는 것, 아니 사랑하는 가족들과 30분이라도 가볍게 산책하는 것 조차도 사치가 되고 소원이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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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욕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현기증과 어지러움에 2~3번 뒤로 넘어지고 그 넘어진 아픔보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 뜨거운 온수마저 잠그지 못하고 가족들이 올때까지 누워있었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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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의 컨디션 조차 가늠할 수 없고, 크고 작은 수술만 20여회, 응급실과 입원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나를 더 힘들게 하는건 언제까지 일지 모르는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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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을 보내며 주님의 고난을 바라보면서 이렇게라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악착같이(?) 감사의 조건들을 찾는 이들도 있음을 알아 주셨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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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하루라도 이 투석을 받지 않고 이식이 이루어 지기를....
하루라도 덜 아프고 고통이 없기를 기도하고 기도하지만 가끔 이 기도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또, 나보다 더욱 힘든 환우들을 보면 참 말이 안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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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건강할땐 누구보다 내일 일을 몰랐고, 그리고 내 멋대로 살았다.
믿음대로 살았나? 꼭 그렇치만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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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에 나는 살려고 바둥하지만 우리를 위해 죽으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다시 묵상해 본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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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오늘도산소호흡기
#고통은누구나_고난도누구나
#죽기까지
#고난주간이거듭되어도
#자발적순종_원치않는
#아프냐_난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