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날아가려는 기러기는 결국 우리 자신이다. 바지게는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며 질곡의 삶을 살아왔다. "정작 당신 입에 좋은 것 못 드신" 부모님, 어느 것이건 하나라도 온전히 입에 넣지 못했을 "8남매 키웠던 바지게"는 우리의 부모님이시다. 그리운 것들을 찾아 고향을 향해 발길을 돌린 우리는 이미 기러기와 다름없다. 가난과 인고의 삶을 살아오셨던 부모님이시다. 그들의 생이 헛간 모서리에 기댄 채 세월을 기워냈으며 늙은 소나무와 감나무만이 그 자릴 묵묵히 지키며 반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