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4일
본문 : 삼상 16:12-13, 17:45-49, 18:6-7
제목 :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담긴 함의
중심내용 : 소년 다윗의 기름 부음(삼상 16장/차기 왕으로 내정)-이스라엘과 블레셋의 전장에 심부름(삼상 17장 전반부)-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승리(삼상 17장 후반부)-이스라엘 여인들의 창화(삼상 18장 전반부)
명제 : 인간의 세속사는 하나님의 구속사의 방편으로 기능한다
설교목적 : 창조주 하나님은 역사의 주관자로서 인간의 세속사를 방편 삼아 하나님의 구속사를 성취해 가신다. 이는 우리가 경험하는 일체의 세상사를 합력해 하나님의 선하신 뜻(구속사적 경륜)을 이루어 가심을 의미한다(롬 8:28). 우리가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며 믿음으로 인내하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이런 사실에 근거한다(전 3:1-2).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계시 의존적이고 섭리 의존적인 신앙관의 정립이 강력히 요구된다.
1. 도입 : 이스라엘 역사의 근간으로 기능하는 아브라함 언약과 그 성취
소년 다윗의 기름 부음은 사울 왕을 폐하시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을 세우시려는 하나님의 경륜 속에서 진행된 계시적 사건이다. 다시 말해 다윗의 기름 부음은 아브라함 언약 중 자손 언약(출애굽 사건)과 땅 언약(여호수아) 성취에 이어, 왕 언약과 관련해 그 성취의 필요성 암시(삿 21:25), 왕의 내정자 시사(룻 4:18-22, 창 49:10) 및 사울의 폐위 작정(삼상 16:1)에 이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의 당사자로 다윗을 명실상부한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으로 내정하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역사가 하나님의 언약적 구속사 진행에 방편으로 선용되는 과정에서 아브라함 언약이 신적 언약의 실제적인 효시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2. 전개 : 왕 언약 성취 과정
(1) 사울을 폐하시고 다윗을 차기 왕으로 내정하심
하나님께서는 자손 언약과 땅 언약의 성취에 이어 사사들의 과도기적인 통치를 통해 중앙집권적인 왕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암시한다(삿 21:25). 이는 사사기가 왕정으로 가는 과도기적인 기간이었음을 시사한다. 이런 사실은 시내산 율법을 통해 계시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신 17:14-19)이 누구 인지를 룻기를 통해 다윗을 암시적으로 지목하는 방식으로 보다 진전된다(룻 4:18:22). 이때 족보가 계시의 방편으로 사용된다. 룻기 저자는 과거 유다가 다말에게서 낳은 베레스로부터 왕의 계보를 기술하면서 다윗에게서 마친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기술이다. 왜냐하면 과거 왕권에 대한 야곱의 예언적 축복이 유다의 후손을 통해 실현될 것이라는 내용(창 49:10)이 바야흐로 다윗에게서 구체적으로 성취될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다윗이 신정 왕국인 이스라엘의 왕으로 즉위하기에 앞서, 사람의 마음에 합한 사울을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청에 따라 왕으로 허락하신다(삼상 8:20). 이런 사실은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하나님의 생각에 반(反)하는지를 알게 하셔서(마 16:22-23/베드로의 만류와 주님의 책망), 인간의 연약과 부족과 실패를 깨우쳐 주심으로 전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받들게 하시기 위한 의도적인 처사다. 실패를 통해 하나님 경외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해 주시기 위해서다. 사무엘서 기자는 사울이 왕으로 통치하는 동안 여러 차례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사건들을 기술한다(삼상 13:8-15, 15:9, 12절). 저자는 그때마다 변명으로 일관하는 사울의 무책임과 불충(삼상 13:11-12, 15:21), 그리고 불경을 소상하게 기록한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사람의 마음에 합한 왕의 모습이 얼마나 하나님 보시기에 자격 미달이며 역부족 인지를 우회적으로 증거한다.
(2)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의 시사 :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 담긴 본의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이새의 아들 다윗을 기름 부어 사울을 대신해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을 것을 명하신다(삼상 16:1). 이것이 다윗이 통일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르기까지 세 번에 걸쳐 기름 부음을 받게 되는 첫 번째 경우다. 이때는 가족들만 모인 가운데 철저히 비공식적으로 예식이 치러진다(삼상 16:13).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은밀한 중에 기름 부음을 받은 소년 다윗을 이새의 심부름 명목으로 이내 블레셋과의 전쟁터로 내보내신다. 거기서 골리앗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게 하심으로(삼상 17:45-49)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을 다윗에게로 옮겨 놓으신다. “사울의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라고 기록된 이스라엘 여인들의 창화 소리가 이런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삼상 18:7). 다윗의 승리에 부속돼 이스라엘이 구원의 승리에 동참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연합돼 부활의 생명과 승리의 영광에 동참하게 될 교회공동체의 모습을 예표해 준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의 구속사적 의미가 이런 사실에 집중된다. 이 사건을 통해 다윗을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왕으로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소개하시는 상견례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셈이다. 사울을 대신해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의 자리에 오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주도면밀한 섭리 역사의 일환으로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세상 역사의 본질이 하나님의 구속사인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계시적 사건인 셈이다.
3. 결론 : 골리앗과의 싸움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이스라엘의 왕으로 옹립된 다윗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건을 계기로 다윗은 철저히 사울의 견제를 받는다. 심지어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피신을 하기에 이른다. 진리의 성향이 이렇다(빌 1:29). 사단이 왕노릇 하는 피조 세계 속에서 상대적으로 비진리가 성행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사울의 핍박을 통해 다윗을 연단하심으로 더욱 여호와 중심의 신앙관에 깊이 접촉시켜 주신다. 마침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사울이 죽자 다윗은 유다 땅 헤브론으로 귀향한다. 유다인들이 헤브론에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저들의 왕을 삼는다(삼하 2:4). 이것이 두 번째 기름 부음이다. 첫 번보다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행사다. 마침내 하나님의 섭리적 작정 기간이 차게 된다.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장로들이 헤브론에 모인다. 저들이 한마음으로 다윗을 기름 부어 명실공히 이스라엘 12지파의 왕으로 옹립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세 번째 기름 부음 받는 사건이다(삼하 5:3). 마침내 다윗은 명실상부하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통일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르게 된다. 아브라함 언약 중 왕 언약이 순리를 좇아 성취되는 사건이다.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때가 찰 때 반드시 은혜로 맺어주신 신적 언약을 성취하신다. 우리가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며 어떤 경우라도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신앙의 정절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이런 사실에 근거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력해 선을 이루시는 전능하신 분이다(롬 8:28). 계시 의존적이고 섭리 의존적인 신앙관을 확립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