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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대 8기동창회
 
 
 
카페 게시글
....건강/여행/시사 스크랩 여행 봄눈 내린 태백선 산골역 풍경들(예미역-문곡역)
한새지기 추천 0 조회 99 10.03.19 21: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어제 올렸던 충북선 철도에 이어 오늘은 태백선 철도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태백선은 제천에서 시작하여 정락역, 송학역, 입석리역, 쌍용역, 연당역, 영월역, 탄부역, 연하역,
석항역, 그리고 예미역으로 이어지는데 예미역에서부터 출발을 해 볼까 합니다
 
그러잖아도 요즘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마라는 조언도 있었구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진들을 올리다 보면 또 스토리가 아주 지루해 질것 같아서죠
 
한데 예미역에서부터 시작을 한다고 해도 이야기는 조금 길어질것 같슴니다
글을 읽다가 지루하다고 생각되시는 분들께서는 귀를 후비시거나 하품을 하십시요
그러면 즉시 글과 사진들을 접어놓고 신청곡을 받겠습니다 ^ ^
 
예미역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10년 3월 09일 촬영)
 
10년 3월 09일 봄눈이 사각사각 내리던날 나는 제천역에서 기차를 탔습니다
조치원역에서 제천역까지는 철로변에 눈이 제법 싸였지만 영월과 예미는 눈발만
조금씩 날리고 있었죠. 하지만 추전역에서부터는 많은 눈이 쌓여 있더군요
그러면 우리열차는 곧 바로 예미역을 출발 하게 되오니 같이 한 번 떠나 보도록 할까요 ?
 
예미역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강원도 정선군에는 정선역을 비롯하여 구절리역, 아우라지역, 증산역, 예미역, 자미원역, 사북역,
 고한역, 등 이렇게 많은 역사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조용한 역은 예미역과 자미원역 입니다
 
함백선의 함백역이란곳도 바로 이 부근에 있기는 하지만
기차가 지나지 않은지 17년이란 세월이 지났죠
 
예미역은 정선군 신동읍에 있는 역으로서 신동역이라 불려기지도 합니다
이곳에서부터 기차는 가파른 산 길을 타고 자미원역까지 올라가게 되는데요
이 구간은 국내의 철도중에서 가장 경사가 가파른 곳으로 알려졌죠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절대 창밖을 내다 보아서는 아니 됩니다
민둥산역까지 신발만 쳐다 보시며 가시도록 하십시요
 
예미역을 출발하여 산꼭대기 조동역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태백선 무궁화호 열차
 
예미역에서 조동역으로 가면서 내려다 본 함백 - 정선군 신동읍 함백리
 
해발 1466m 두위봉 골짜기에는 오래전부터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는데
그곳은 다름 아닌 지금 사진에서 보시는 함백탄광 광산촌이었습니다
 
함백탄광촌은 지금으로부터 53년전인 1957년부터 광업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땅 속에서는 석탄이라 불려지는 검은 돌덩이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죠
 
그때부터 함백탄광과 함백역 주변으로는 이렇게 광산촌이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늘 이곳을 찾아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마을이었습니다
 
함백은 지나가는 강아지들도 만원짜리 돈을 물고 다녔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풍요로움도 잠깐.....
 
1993년 함백의 모든 광업소들이 폐광한 뒤 사람들은 모두 썰물처럼 마을을 빠져 나갔죠
그리고 한 동안 무섭도록 고요한 정막이 흘렀습니다. 지금 사진에서 보시는 마을이 옛날
몰려드는 사람들도 시끌북적했었던 산속도시 함백 탄광촌이었습니다
 
함백에서 조동역을 향하여 가파른 경사를 힘겹게 오르고 있는 태백선 무궁화호 기차
 
조동역
 
조동역은 역무원이 없는 무인역으로서 신호장 역할만 하는 역사입니다
조동역에서 자미원역을 지나 민둥산역까지 기차는 산 정상을 달리게 됩니다
 
기차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마치 비행기를 타고 가는듯한 느낌이 들죠. 이 코스가 바로
우리나라 철도 역사상 경사가 가장 가파르다는 예미역, 조동역, 자미원역, 증산역 구간입니다
 
조동리 엽기소나무가 있는 고냉지 채소밭
 
이곳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나오는 엽기소나무가 있는 고냉지 채소밭입니다
이곳의 고냉지 채소밭은 해발 1천미터나 되는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로 오르기에는 좀 힘겨운 코스죠
 
언젠가 전지현과 차태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라는 영화가 대 히트를 기록하면서 엽기소나무도
세간에 많이 알려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그 화제의 엽기소나무를 한 번 보고자
산 꼭대기 고냉지 배추밭으로 몰려들어 한때 조동리 고냉지 배추밭은 몸살을 앓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당시의 열기가 좀 식었는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죠
영화나 드라마의 인기가 절정에 올랐을때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그리고 드라마가 끝나면 다시 잠잠...
조동리 산꼭대기에 있는 지금의 엽기소나무가 그렇죠
 
해발 688m 고지에 자리잡은 자미원역 - 강원도 정선군 남면
 
예미역에서 무인신호장역인 조동역을 지나 해발 688m고지의 자미원역에 도착하니 간밤에 내렸던
눈들이 그대로 쌓여 있었더군요. 강릉행 무궁화호 기차가 요란한 쇳소리를 내며 힘겹게 올라왔지만
이곳에선 타고 내리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냐 하면 기차가 무정차로 통과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자미원역이 모든 열차가 다 무정차로 통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두차례 
기차가 정차하는데 그 기차는 다름 아닌 제천에서 출발하여 아우라지역까지 가는 정선선 기차죠  
 
자미원역 열차 시각표 - 09년 8월에 촬영
 
자미원역에서는 기차가 상,하행선 각각 두 번 정차하는데 상행선 종착역은 제천이고
하행선 종착역은 아우라지역입니다. 그러니까 이곳에서는 태백선이나 영동선 기차는
무정차로 통과하고 정선선 기차만 하루에 두 번 정차하죠  
 
   
               춘설 내린 자미원 마을                                     자미원역                                                 
 

     자미원역 마을은 오가는 사람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 주변 산등성이에 듬성듬성

자리잡은 스레트집 농가들도 침묵속에 잠겨 있었죠

 
이제 제천발 강릉행 무궁화호 기차는 이곳에서부터 또 가파른 산 길을 타고 민둥산(증산)역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좀 전에 이야기 했듯이 고소공포증이 있는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여기서부터 절대 기차의 창밖을 내다 봐서는 아니 됩니다  
 
자미원역에서 가파른 산 길을 타고 민둥산역으로 내려가는 태백선 무궁화호
 
이제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절대로 차창밖을 내다 보아서는 안 된다고 한 뜻을 아시겠죠 ?
이제 이 까마득한 급경사의 벼랑길을 타고 민둥산역까지 가면 그때는 차창밖을 내다 보셔도 됩니다
 
까마득한 벼랑길을 타고 급경사 길을 내려가는 강릉행 무궁화 기차
 
자미원역에서 민둥산(증산)역까지 태백선 무궁화호 기차는 이렇게 까마득한 급경사의 벼랑길을 타고
내려갑니다. 직접 운전 하시는 기관사 분들께서는 바짝 긴장 되는 순간이지만 타고가는 사람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죠
 
증산역 - 강원도 정선군 남면(09년 4월 촬영한 사진) 
 
민둥산역 - 강원도 정선군 남면(10년 3월 촬영한 사진) 
 
그런데 이곳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역사의 간판에 한 번도 보도듣도 못한 이름이 걸려 있는 것이었
습니다. 민둥산역이라고요. 순간 나는 역이 다시 하나 생겼나...하면서 고개를 갸웃둥 거렸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가만히 살펴보기 시작했죠
한데 이곳이 바로 작년까지 증산역이었던 곳이죠
증산역이 민둥산역으로 역사의 명칭이 순식간에 확 바뀌어 버린것입니다  

 

민둥산(증산)역으로 내려가는 무궁화 기차

 

   

증산역에서 명칭이 바뀐 민둥산역

 

사북 시내 전경
 
증산역을 출발하여 골짜기를 따라 10여분 정도 달려오면
사북시내의 삐까삐까한 호텔 건물들과 상가 건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70~80년대 탄광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사북과 고한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읍내 전체가 스레트와
함석지붕, 그리고 판자집들 뿐이었는데 이제는 새로 건축한 매끈한 모텔과 호텔들이 거리마다 즐비
하게 늘어섰고 사람들의 못 매무새도 검은 작업복에서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확 바뀌어 버렸습니다
 
승용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된 삐까삐까한 사북시내 거리
 
  
            사북역                                                 한산한  강릉행 무궁화호 객실  
 
사북역을 출발한 기차가 고한역을 향하여 달려갈때쯤 강릉행 기차의 객실 좌석은 텅텅 비어 있었죠
역에서 기차에 오른 할부이 할무이들은 그저 아무좌석이나 걸터 앉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자리잡죠
 
신발벗고 좌석 두어개를 점령한체 다리 한쪽 걸쳐놓고 가는 할부이들과
비스듬한 자세로 드러누워 가는 할무이들.....
 
그렇게 가다가 기차가 역에 정지하면 벌떡 일어나
진돗개 꼬리처럼 돌돌 말아 올라가는듯한 그 특유의 사투리로 깜작놀라 물어봅니다  
 
" 다 왔다니요 ? "
" 아닙니다. 이제 사북역인데요 "
 
" 내는 도계까지 간데 아잰 워데까지 간다니요 ? "
" 저는 강릉까지 갑니다 ! "
 
" 하이고매 ~ 멀리도 간데요 "
 
가차가 정차할때마다 벌떡 일어나 놀란 눈으로 두리번 거리는
할부이 할무이들을 볼때마다 알수 없는 묘한 웃음이 흘러 나오곤 합니다
 
강원랜드 앞을 지나고 있는 태백선 무궁화호 기차
 
호텔과 모텔, 그리고 고층빌딩에 포위된 사북시내의 스레트집들
 
한쪽에는 강원랜드를 비롯하여 삐까삐까한 호텔, 모텔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또 다른 한쪽은 마치 80년대 탄광촌으로 다시 되돌아간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고한역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사북역을 출발한 강릉행 무궁화호 기차가 5분 정도 달려오면 고한역입니다
이곳 고한역도 사북역과 마찬가지로 7~80년대 석탄산업이 한창 호황을 누리고 있을때
이곳의 주민들이 이용하던 역이었지만 지금은 주로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죠
 
춘설 내린 고한역
 
아주 한적한 강릉행 무궁화호 기차 객실
 
국내서 가장 북적이고 혼잡한 노선은 역시 경부선 철도죠. 서울에서 부산까지 아무리 달려도
도심의 공장들이나 고층빌딩들 때문에 하늘과 산맥들을 제대로 보기 힘듭니다  
 
게다가 미리 예매를 해 두지 않으면 좌석표 끊기도 아주 힘든 상황이고요
입석표를 끊어 한 2~3시간 서서 가다보면 그날은 이미 녹초가 되는 날이죠
 
하지만 태백선이나 영동선 기차는 하늘과 산맥들도 아주 잘 보이고
 또 아무때나 나와도 좌석표를 쉽게 끊을수 있습니다
 
평일날은 이렇게 자리가 텅 비어 있을때가 많기 때문에 좌석표와 관계없이
그저 아무곳이나 자리잡고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가면 됩니다
 
고한역에서 정암터널로 가는 길목에서 본 고한읍내의 또 다른 풍경
 
이 철로변을 흐르는 하천은 지금도 온통 검은색과 황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물들은 대부분 함백산에 있었던 폐광된 탄전의 갱구에서 흘러나오는 물이죠
3~40년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도 이 하천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한역에서 정암터널로 가는 길목에서 본 고한읍내의 또 다른 풍경
 
정암터널은 태백시 추전역과 정선군 고한역 사이에 있는 터널로서 터널의 길이는 4천5백미터 입니다
국내의 기차터널중 가장 긴 철도 터널로 알려졌죠
 
제천서 정동진까지 승차요금은 11,300원 입니다
표는 정동진까지 끊었지만 결국 강릉역에서 내렸습니다
 
추전역 -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
 
추전역은 국내서 가장 높다는 해발 855m고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싸리밭골 언덕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싸리나무 "추"자 밭 "전"자, 해서 추전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하는데요 연평균 기온이 국내의 기차역 가운데 가장 낮다고 합니다
 
그리고 적설량도 가장 많은 역이어서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연중 난로를 피워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태백선의 다른 역사에 비하여 눈도 가장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3월, 폭설 내린 추전역 전경
 
눈 보라를 일으키며 추전역에서 태백역으로 달리는 강릉행 무궁화호 기차
 
추전역에서 태백역으로 달리며 내려다 본 골짜기 마을 풍경
 
3월, 폭설내린 태백시 화전동
 
3월, 폭설내린 태백시 화전동
 
3월, 폭설 내린 태백역
 
강릉행 무궁화호 기차가 추전역에서 가파른 경사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니 태백역이었습니다
이곳 태백시는 태백산맥 중심부에 위치하여 시가지가 자리잡고 있는 골짜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천미터 가까운 고원지대로 이루어져 있죠. 때문에 눈도 많이 오고 또 한 번 온 눈이
잘 녹지도 않습니다
 
3월, 폭설 내린 태백역
 
쌓인 눈을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오는 태백선 무궁화호 기차
 
때 아닌 폭설을 만난 태백시 전경
 
폭설에 파묻힌 문곡역 - 태백시 문곡동 
 

 폭설에 파묻힌 문곡역 - 태백시 문곡동

 
눈 내린 태백시 문곡동 전경
 
문곡역을 무정차로 통과하여 동백산역을 향하여 달리는 강릉행 무궁화호 기차
 
문곡역은 태백선의 마지막 종착역이라 할수 있습니다. 제천서 출발한 무궁화호 기차가 문곡역에
들어서면 태백선은 끝나고 다음역인 동백산역에서부터 영동선이 시작되죠
 
따라서 태백선 이야기는 여기서 막을 내리고 다음편엔 폭설에 파묻힌

영동선 간이역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Nazca - Waltz 2 From Jazz Suite (Valse N2)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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