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열형제가 KBS 1FM의 생생클래식 DJ로 데뷔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습니다. 고등학교때 별밤부터 시작되었던 나의 라디오에 대한 추억은 다양한 음악과 즐거운 이야기로 항상 라디오를 벗삼게하는 해주는 가까운 친구같은 존재입니다. 기열형제는 따뜻한 음악과 추억을 선사하는 모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DJ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은 저의 인켈오디오에 얽힌 추억을 한번 되집어보려 합니다.
아마 고등학교 1학년때 쯤으로 기억되는 데 공부 잘 하면 오디오를 사준신다는 아버지 말씀(지금도 여전히 써먹는 부모님의 당근)에 밤새워 열심히 시험공부 해서 1년만에 기대하던 인켈 오디오를 사게 된 것이 지금 오디오 취미의 시작으로 생각된다. 그때는 집집마다 오디오 사는 것이 티비, 냉장고, 세탁기 다음으로 이어지는 가전제품 구입순서로 월남전 파병 때 일제 오디오가 국내로 흘러 들어오던 이후 최고의 오디오 전성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때 아버지가 월남파병갔다 오실때 가지고 오신 소니카세트플레이어는 오디오축에 끼지 못하니 내 오디오의 시작은 인켈오디오로 시작했다고 볼수있다. 나도 아버지를 열심히 졸라서 드디어 인켈 오디오 세트를 얻게 되었다. 앰프(AK-650), 튜너(TK-600), 데크(CK-7700), 턴테이블, 스피커로된 풀시스템이다. 이놈으로 처음 음악다운 음악을 들어가며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했으나 당근을 얻은 다음에는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다음 당근이 그리 먹음직하지 않아서...
여동생 둘이 음악을 전공하고 있어서 집에 많은 LP판이 있었고 나도 틈틈히 용돈을 모아 클래식과 팝송판을 즐겨 들었다. LP판이나 라디오에서 카세트테입으로 녹음해서 워크맨으로 버스타고 다니면서도 열심히 음악을 들었던 시절이다. 요즘 MP3에 비하면 음악을 구하고 녹음하기가 얼마나 어렵고 귀찮은 일이었는지 요즘 아이들은 모를 것이다. 그때 가장 좋은 선물은 자기가 엄선한 노래를 녹음한 카세트테입을 주는 것이었다.
나도 결혼해서 본가를 떠나오고 여동생 셋모두 출가해서 집에는 아무도 인켈오디오를 들을 사람이 없어 아버지가 버리실려고 몇번 나에게 물어보시기에 덩치큰 스피커는 버리고 나머지는 그냥 두시면 제가 가져가겠다고 말씀드리고는 가져 오지않고 방치해 두었다. 그리고 나서도 한 15년이 흐르고 나니 아버지가 어느날 다 버리셔서 시원하시다고 말씀하시기에 너무 안타까웠다.
몇해전 우연히 인켈 튜너 TK-600을 오디오 중고장터에서 구해서 몇몇 콘덴서를 교체해서 들었더니 요즘 나오는 디지털튜너와는 다른 푸근한 음색이 그만이었다. 구하는 김에 엠프로 같이 구해서 집의 서브오디오 시스템으로 한동안 사용했다. 요즘 나오는 엠프처럼 깨끗하고 선명한 음색과는 다른 좀 멍청한 옛날 소리이지만 쓸만한 CDP를 물려주었더니 푸근한 음색이 그만이었다. 지금 보아도 디자인이 이쁘고 질리지 않는 모양새에 아날로그시절의 손으로 조정하는 느낌이 좋은 엠프셋트이다.
지금은 튜너만 회사에서 다른 조그만 엠프에 물려서 FM을 듣는 용으로 사용중이다.
인켈의 간단한 역사를 보면 필소닉브랜드로 시작해서 이름이 소니와 비슷하다고 제소당해서 인켈로 이름을 바꾸고 SAE, Sherwood 등 미국업체의 OEM 납품하고 국내에 이 엠프시리즈를 시작으로 아주 좋은 오디오를 생산하였으며 OEM 납품하던 Sherwood는 인수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창업자가 자식은 사업시키기 싫다고 잘나가던 인켈을 해태그룹에 회사를 팔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인켈창업자는 오디오가 전성기일때 사업을 마무리하였으니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해태로 넘어간 인켈은 IMF의 된서리를 맞고 독자생존하여 지금도 근근이 연명하고 있으나 옛날의 명성은 되찾지 못하고있다. 물론 오디오시장이 전성기를 지나온 시점이기는 하지만.
![](https://t1.daumcdn.net/cfile/cafe/134EBF284BCBEE5B96)
양쪽이 나무로된 모델로 어렵게 구해서 셋트를 맛춘 TK-600과 AK-650
첫댓글 오늘 낮 12시 정각 라디오를 통해 기열이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끝까지 청취하지는 못했으나 얼마나 반갑던지. 저 위의 인켈로 들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고등학교때가 생각이 나네요... LP판 수집도 하고, 락에 심취도 하고... 전축에 관심도 있었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