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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저/이관용 그림 | 보누스 | 2006년 01월
책소개
독문학자이자 문화평론가인 저자가 유럽권과 영미권의 위트를 주제별로 엄선하여 풀어쓴 위트 상식사전의 결정판. 촌철살인의 재미와 철학적 요소를 겸비한 위트들로 구성되어 있어 글로벌한 시대에 맞는 위트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위트감각을 익히는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한편 일러스트레이션, 애니메이션, 영화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클래식과 B급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하고 매혹적인 필치로 주목받는 디자인계의 열혈남아, 이관용이 삽화를 그려 위트의 풍미를 배가한 것도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이 책은 삶을 관통하는 주제 8가지를 범주화하여 장으로 구성하였다. 정치와 외교, 테크놀러지와 경제 등을 비롯하여 철학과 학문 그리고 열정과 삶, 믿음 등이 그것으로, 예컨대 정치와 외교에 관한 장에서는 미국의 패권주의와 반(反)아랍정책의 부당성을 교묘하게 비트는 위트들을 소개하고, 경제와 테크놀러지에 관한 장에서는 경제논리를 비상하게 꿰뚫어보는 에피소드들과 기술문명 속에서 소외당하는 현대인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주식에 관한 정의, 여성을 위한 마케팅전략, 부자불변의 법칙, 특히 사장과 직원 간의 관계를 논한 위트는 가히 인상적이다.
한편 철학과 학문에 관한 장에서는 논리학적 관점에서 현실의 문제를 기지 넘치게 비판하는 짧은 우화를 시작으로, 인생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정의한 철학개론, 마르크스는 과연 ‘노동자였을까 학자였을까’라는 물음을 통해 제기되는 철학의 정체성 등이 해학적이면서 비판적으로 그려진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들이나 현재 논쟁의 와중에 있는 인물들, 그리고 상아탑에 갇힌 학자들을 희화화하고 꼬집음으로써 허위와 위선의 이중주를 까발긴다는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이동준
독문학자이자 문화평론가인 저자는 고려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현대독문학, 드라마이론과 문화이론을 전공했다. 독일에 체류하는 동안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창설한 극장 ‘베를리너 앙상블’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현대연극의 기수인 브레히트의 예술론을 연구했고, 베를린 극단 ‘클라이네스 테아터’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다.
저서로 17인의 홍대문화 옴니버스 《홍대 앞으로 와》와 《여행독일어》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 2, 3》, 《서기 1000년의 세계》,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 《전쟁과 폭력》, 《전쟁과 영웅》, 《미래의 도전들》, 《촛대의 전설》, 《인간은 어떻게 개와 친구가 되었는가》 등이 있다. 현재 월간 〈PAPER〉에 고정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독일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예술가들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평론집과 인간의 심리를 미학적 관점에서 심층분석한 이론서를 기획, 집필하는 등 저술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림 : 이관용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영화포스터, 일러스트레이션, 애니매이션, 캐릭터 등 그래픽디자인 분야에서 클래식과 B급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필치로 주목받는 디자인계의 열혈남아다. 한겨레신문, 씨네21에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연재했으며 그로테스크하고 매혹적인 삽화로 책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 《지문사냥꾼》과 위트 속에 등장하는 현대인의 물질성을 압축적으로 포착한 《위트 상식사전》, 친숙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아, 그거!》의 삽화도 그의 작품이다.
일찍이 대학 시절부터 여성영화제, 뉴 이탈리안 필름 페스티벌, 영국영화제와 〈질투는 나의 힘〉, 〈품행제로〉, 〈친절한 금자씨〉, 〈너는 내 운명〉, 〈태풍〉 등 수많은 영화포스터를 작업했다. 이 전방위적 작가는 제2회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 애니메이션부문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여우계단〉으로 베스트 디자인에 선정되었고,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목차/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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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정치와 외교에 관하여Politics & Diplomacy
용감한 시만상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
정치란 무엇인가?
항로를 변경하라!
언론의 술책
CIA와 KGB 그리고 비밀경찰
흐루시초프의 조크
아랍인의 아들, 아메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진짜 공무원
정치가의 배려
퀴즈 영웅 스즈키
조지 W. 부시의 교수법
주류와 비주류
부시와 토니 블레어
정치가 혹은 비둘기
대통령의 책사
공무원의 세 가지 소원
7대 불가사의
비밀편지
유대인들의 경축일
타이타닉호의 교훈
테러리스트의 협박
낙방의 이유
남자의 소원
힐러리의 선택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모으는 법
스코틀랜드인은 자린고비
신문 부고
Chapter 2 테크놀러지에 관하여Technology
컴퓨터 시스템 회사가 운영하는 항공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청소부
이메일 살인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는 8가지 단계
인터넷 경매에 중독되었다는 신호
천국으로 간 빌 게이츠
프로그래머와 공주
이메일이 섹스보다 더 좋은 이유
트라비 혹은 티코
고속도로 표지판
작지만 큰 차이
차마 말 못한 이유
시속 260킬로미터
Chapter 3 경제에 관하여Economy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주식에 관한 가장 간단하고 명료한 정의
‘사장’과 ‘사원’의 공식
세일즈의 왕도
성공이란 무엇인가?
대출의 목적
부자불변의 법칙
CEO의 열정
대학원졸 신입사원
오너의 유머
광고의 성패
마지막 유언
바이올린 연주자
고양이의 몸값이 높은 이유
마을버스
변호사와 시가
Chapter 4 철학 혹은 학문에 관하여Philosophy & Scholarship
삼단논법
학자의 탈출 작전
철학개론
칼 마르크스
초등학생의 작문
철학자와 종교인의 논쟁
사랑학 강의
과학자와 식인종
화재에 대처하는 법
검은 양에 관한 학설
교수님의 맞춤 틀니
용감한 의대 교수
통조림을 따는 법
졸업시험
바이올린 케이스
Chapter 5 일과 유희에 관하여Working & Pleasure
희한한 밀수꾼
주차단속원에게 복수하는 법
교통경찰관에게 복수하는 법
택시기사에게 복수하는 법
“기차역이 어디죠?”라는 질문에 대한 직업별 대답
노동조합의 위력
유능한 비서
사장에게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
부모가 된다는 것
솔직한 부동산업자
시골에서 의사로 산다는 것
레몬즙 짜기
출근 시간에 늦지 않는 비결
입사 시험
법정의 진실
약사의 처방
상인의 임종
화가의 나이
교란작전
뱀파이어의 저녁식사
교체 선수
축구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이론: 일본의 월드컵 우승 가능성은 얼마인가?
축구 해설가의 최고 멘트
시뮬레이션 액션
국제 축구 심판
축구 선수의 아들
도박꾼
페라리 도둑
가장 싸게 섬을 여행하는 법
Chapter 6 열정에 관하여Passion
칼에 손가락을 베었을 때 보이는 남녀의 반응
남자가 여자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 11가지
여자가 남자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 15가지
여자의 장점과 남자의 장점
운명적인 만남
똑똑한 여자
남편 길들이기
남자가 여자의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다
찜질방
친절한 아내
마지막 시험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경마장에서 걸려온 전화
식인종 아빠
맥주가 여자보다 좋은 이유 11가지
여자와 남자의 낱말사전
백화점 엘리베이터
이혼한 바비인형
남자에 관한 진실 5가지
여자가 말하는 남자에 관한 질실 9가지
심리 클리닉
염소의 고백
초강력 다이어트 법
사소한 복수법
술을 마신 죄
백만장자의 청혼
스위스 국기
신기한 샌들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일기
‘마이 달링’의 진실
화려한 싱글
잃어버린 자동차 키
복화술
서부 영화
Chapter 7 삶에 관하여Life & Living
나는 이럴 때 살쪘다고 느낀다
거북이의 과거
낙타의 궁금증
참새와 오토바이
바다로 간 물고기
마피아 아버지
의문의 죽음
100세 건강법
삶은 계란이다
화장실에서 전화할 때 주의할 점
부모님과 여자친구
성질 급한 카우보이
기차표와 검표원
고속도로 순찰차
카우보이의 협박
첫 경험
행복지수와 나이
대학 기숙사
양이 우물에 빠진 날
정신병원 원정기
장님이 복수하는 방법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남자
노부부의 건망증
돌발상황 대처법
메리 크리스마스
거짓말과 거짓 말
Chapter 8 믿음에 관하여Faith & Belief
무신론자와 곰
랍비의 홀인원
교황이 땅에 키스를 하는 진짜 이유?
등산객의 판단력
곤돌라와 신앙 고백
셜록홈즈의 추리력
병문안시 주의할 점
마지막 질문
케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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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책속으로
한 남자가 뉴욕에 있는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한참 걷고 있던 중에 불현듯 한 소녀가 무서운 맹견에게 쫓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남자는 맹견으로부터 소녀를 구하기 위해 당장 달려가서 맹렬하게 싸웠다. 결국 남자는 어렵사리 맹견을 죽이고 소녀를 위험에서 구해 냈다.
마침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숨을 헐떡거리고 있던 이 용감한 시민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진정한 영웅입니다! 저는 신문사의 기자입니다. 내일 아침 신문에는 ‘용감한 뉴욕 시민이 위기에 처한 소녀를 구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게 될 것입니다. 꼭 봐주십시오.”
그러자 소녀를 구한 남자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뉴욕 시민이 아닙니다.”
기자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이렇게 쓰겠습니다. ‘용감한 미국 시민, 위기에 처한 소녀를 맹견으로부터 구하다!’ 그러면 되겠습니까?”
남자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저는 미국 시민이 아닙니다.”
당황한 기자가 다시 물어보았다.
“그럼 당신은 도대체 어디 사람입니까?”
남자가 말했다.
“저는 파키스탄 사람입니다.”
다음날 아침, 신문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1면에 대서특필되었다.
“이슬람 과격단체의 일원으로 보이는 신원 미상의 남자가 무고한 미국의 개를 잔인하게 죽이다. 테러집단과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어.”---p.15
‘사장’과 ‘사원’의 공식
영리한 남자와 영리한 여자가 만나면: 로맨스
영리한 남자와 미련한 여자가 만나면: 스캔들
미련한 남자와 미련한 여자가 만나면: 임신
미련한 남자와 영리한 여자가 만나면: 쇼핑
영리한 사장과 영리한 사원이 만나면: 이윤
영리한 사장과 미련한 사원이 만나면: 생산
미련한 사장과 영리한 사원이 만나면: 진급
미련한 사장과 미련한 사원이 만나면: 야근---p.102
IQ128을 위한 테스트
한 남자가 배낭을 짊어진 채 자전거를 타고 국경을 지나고 있었다.
세관원: “세관에 신고할 물품은 없습니까?”
남자: “없습니다.”
세관원: “배낭에는 뭐가 들어 있습니까?”
남자: “모래가 들어 있습니다.”
세관원이 남자의 배낭을 검사해보았다. 배낭에는 정말로 모래만 들어 있었다. 그로부터 남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자전거를 타고 배낭을 짊어진 채 국경을 넘어서 오갔다. 8일째 되던 날, 아무래도 남자가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 세관원이 남자의 가방에서 모래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다.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진짜 모래만이 검출되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덧 두 달이 지났고, 여전히 남자는 똑같은 행색으로 국경을 넘나들고 있었다.
마침내 세관원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며 애원조로 말했다.
“당신이 이겼소. 대체 밀수하는 물건이 뭐요?”
그러자 남자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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