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 지류인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 됐고 미호천에 많이 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물고기, 미호종개! 전 세계에서 오직 금강에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454호인 미호종개가 지금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과연 미호천에서 미호종개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베일에 쌓인 미호종개의 생태를 최초로 영상에 담았다. |
연출: 김민희 / 구성: 심수영
■■■ 기획의도 ■■■
물고기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얼굴 보기 힘든 종으로 알려진 ‘미호종개’는 금강 지류인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돼 1984년 국제학계에 신종으로 보고된 한국 고유종이다. 그 미호종개가 신종 보고 후 불과 20년 만에 멸종위기종이 됐다. 미처 그 생태에 대한 베일이 벗겨지기도 전에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오직 한국만의 물고기. 그 많던 미호종개는 왜 고향인 미호천에서 사라져버렸는가? <환경스페셜>에서는 최초 발견지인 미호천에서 이미 2000년 이후 절멸된 것으로 알려진 미호종개를 찾아 금강 지류들을 탐사한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마지막 집단서식지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미호종개의 생태를 밀착 관찰한다. 그러나 여전히 벼랑 끝에 선 미호종개의 생존. 미호종개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미호종개, 베일에 싸인 생태 추적 ■■■
1984년의 신종 보고 이후 지금까지 미호종개에 대해 알려진 것은 눈으로 관찰되는 생김새 뿐. 무엇을 먹는지, 어떻게 번식을 하고, 어떤 환경에서 살아남는지,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다. 때문에 마지막 집단 서식지로 알려진 백곡천에서 미호종개를 발견한 환경스페셜 카메라에 담긴 미호종개의 화려한 산란 춤과 수정된 지 24시간 만에 부화하는 생명 탄생의 순간은 미호종개의 생태를 밀착 기록한 최초의 영상 보고다. 그 밖에도 입으로 빨아들인 모래를 아가미로 걸러서 먹이를 섭취하는 미호종개의 특이한 먹이습성과 함께 생에 대부분의 시간을 모래 속에서 생활하는 모습 등이 최초 공개된다.
■■■ 마지막 집단서식지에 닥친 위험 ■■■
미호천을 포함한 금강 지류에서 탐사를 벌인지 두 달째. 미호천 수계의 최상류인 충북 진천군 백곡천에 도착했다. 수중 카메라로 관찰한 물 속에서 발견한 몸길이 10cm 미만의 물고기. 다른 미꾸리과 어류에 비해 유난히 꼬리부분이 가늘고 긴 녀석은 모래바닥에 숨어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우리가 찾고 있던 미호종개다. 순천향대 방인철 교수의 조사결과 백곡천은 약 만 마리의 미호종개가 서식하는 마지막 집단 서식지로 확인됐다. 그러나 상류의 하천공사현장에서 흘러드는 토사는 불과 몇 주 만에 백곡천을 진흙으로 뒤덮는다. 뻘로 덮인 하천을 재탐사한 결과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는 미호종개. 고향인 미호천에서 쫓겨난 채 상류로 떠밀려간 미호종개의 마지막 집단 서식지는 이렇게 사라지는 것인가?
■■■ 미호종개는 왜 미호천에서 사라졌는가? ■■■
► 누가 물의 흐름을 빠르게 바꿔 놓았나?
유속이 완만하고 바닥에 모래가 있는 수심 1미터를 넘지 않는 얕은 곳에서 살아가는 미호종개. 빠른 유속은 몸집이 작은 미호종개의 생존을 위협한다. 실제로 현재 미호천의 유속은 80년대보다 빨라졌다. 미호종개 주서식지인 수심 50cm의 유속을 비교한 결과, 미호천의 유속은 40cm/sec. 미호종개가 집단으로 발견된 백곡천의 유속보다 무려 4배나 높다. 이렇게 미호천의 유속이 빨라진 이유는 그동안 하천에 진행된 무분별한 개발의 결과다.
► 고운 모래가 사라진다.
지금까지 미호종개가 발견된 곳에는 언제나 고운 모래밭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래밭의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미호종개는 사라졌다. 그렇다면 미호종개가 선호하는 특별한 모래 굵기가 있다는 뜻이다. 제작진은 실험을 통해 미호종개가 선호하는 모래의 굵기를 알아보고, 모래바닥이 미호종개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그 결과 미호종개가 가장 선호하는 모래입자는 0.6mm이하의 고운 모래. 모래입자가 1.9mm로 굵어지면 미호종개는 모래 속으로 파고들려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그 상처는 감염의 위험을 높여 결국 생명을 위협한다. 더구나 굵은 모래는 미호종개가 아가미로 통과시킬 수 없기에 먹이활동도 어려워진다. 그런데 미호종개가 선호하는 고운 모래는 바로 사람들이 건설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모래이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 금강 전역에서 진행된 골재채취가 미호종개의 생존을 위협한 주범으로 꼽히는데, 지금도 낙동강에서는 연간 1천800만 루베(㎥)의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 오염은 미호종개 생존에 치명적, 돌아올 수 없는 어머니의 강
그러나 고운 모래밭과 적당한 유속이 유지된다고 해서 미호종개가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미호천은 골재채취가 중단되고 부분적으로 고운 모래밭이 다시 만들어진 상태. 그러나 여전히 미호천에 미호종개는 살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악화된 수질 때문. 미호종개가 떠난 미호천의 수질은 이미 3급수로 전락한 상태, 갈수기이거나 여름철 장마로 상류의 오염물질이 떠내려 올 때의 수질은 4급수로 떨어진다. 실제로 수질분석치를 비교한 결과 백곡천은 20년 전 미호천의 수질을 유지하지만 미호천은 오염인자인 총인과 총질소의 양 등이 백곡천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이처럼 수질오염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미호천은 더 이상 미호종개에게 어머니의 강이 아니다.
■■■ 미호종개는 부활할 것인가? ■■■
환경부 지정 1급 멸종위기 동식물로 종복원 대상인 미호종개. 반달곰이나 산양의 종복원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현재 미호종개의 종복원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하는 순천향대 방인철 교수팀은 이미 미호종개의 인공증식과 복원에 성공한 상태. 그러나 인공증식에 성공한 미호종개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이 난관에 부딪쳐 있다. 미호종개의 주서식지였던 미호천 본류는 악화된 수질 등의 요인으로 도저히 미호종개가 살기 어려워진 것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한반도 고유어종을 구출할 길을 열었지만 돌아갈 곳이 없는 미호종개. 미호종개가 돌아갈 수 없는 하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댓글 대전갑천 일부구간에서 채집해본적 있습니다..개체수가 많지는 않치만..
매번 1-2마리 이상 채집이 됩니다.
1987~2004 서식지 28~30곳. 2005~2007 서식지 2~3곳. kbs에서 방영했는데..보면서 참 맘이 쓰라렸습니다.
대운하 건설되면 멸종되겠군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