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일본 여행 붐’ 유탄 맞은 제주
김홍수 논설위원입력 2023. 3. 1. 03:18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23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942년 문을 연 제주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여객공항 중 하나다. 1시간당 항공기가 활주로를 뜨고 내리는 횟수인 슬롯(SLOT)이 35회에 달한다. 1분43초마다 한 대씩 이착륙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밀도 슬롯 운영 덕에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이 3000만명에 달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100만명 이상 많은 것이다. 제2 제주공항 건설론이 힘을 받을 만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연필과 볼펜, 쌀과 밀가루 등 서로 대신할 수 있는 상품을 대체재(代替財)라고 하는데, 관광 수요 면에서 제주와 일본은 대체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제주행 관광객이 11월 -4%, 12월 -7%, 올 1월 -10% 등 매달 격감 추세인 반면 1월 중 일본을 찾은 국내 관광객은 57만명에 달했다. 방일 외국인 중 38%가 한국인이었다. ‘대한민국 도쿄시’라는 말도 나왔다. 역대급 엔저(円低)도 일본 여행 붐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그러자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제주행 항공편을 일본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시장 선점을 위해 일본 중소도시 직항편을 늘리고, 왕복 9만9000원짜리 티켓을 앞세워 마케팅에 나섰다. 반면 1월 중 제주행 항공편 좌석은 1년 전에 비해 30만개나 줄었다. 좌석이 귀해지자 항공료가 급등했다. 주말 제주 편도 항공료가 15만~19만원 선까지 뛰었다. 코로나 절정기 때 커피값 티켓(편도 4000원)까지 등장했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제주 서귀포시가 지역구인 국회의원이 “제주행 항공료가 너무 뛰었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제주 관광 산업도 먹구름이다. 제주신라 호텔 1박 숙박료가 70만~80만원에서 40만원대로 떨어지고, 숙박료를 10만원대로 내린 특급 호텔도 등장했다. 바가지 가격으로 원성이 높았던 렌터카 가격도 연일 폭락세다. 1년 전 하루 18만원이던 중형차 대여료가 11만원대로 떨어지고, 하루 3만원대 렌터카도 등장하고 있다.
▶반면 해외여행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베트남 다낭 경우 한국 여객기가 하루 90편씩 뜨고 내려 ‘경기도 다낭시’로 불릴 정도다. 3·1절에 목·금 휴가를 붙여 닷새 연휴를 일본에서 보내겠다는 관광객 때문에 일본행 항공편이 일찌감치 동났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금지로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일본 불매 운동은 어디 갔나 싶다. 여행 커뮤니티에선 “역사와 사생활은 별개” “그래도 3·1절인데..”라는 약간의 공방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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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관광 흑자 12조인데… 한국은 적자 10조 - 2017.11.21.조선外 http://cafe.daum.net/bondong1920/8dIx/443
한국말만 들리는 일본 하네다공항 20221126 매경 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8dIx/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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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https://v.daum.net/v/20230301031811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