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제3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 김지우의 첫 소설집. 등단작 <눈길>을 비롯해 최근 5년간 발표한 7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각각의 소설들에는 결핍된 조건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그 생활 속으로 들어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삶의 현장을 묘사하고 있다.
표제작 <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풀고 있다. 주인공이 겪는 복잡한 심리적 갈등은 우리 시대의 세태를 폭로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강하게 표출된다. <디데이 전날>과 <그 사흘의 남자>는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삶의 현장을 밀착해 재치있게 세태를 표착한 작품이다.
내 작품 속 인물들, 노숙을 하고, 보험사기를 치고, 노래방에서 노래하고, 험한 눈길을 걷고, 꽃들이 무슨 죄라고 꽃들을 죽여대고, 감히 서슬파란 대통령각하께 편지쓰기 거부하는.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생의 절정에 다다른 변방의 마이너리그 인생들. 나는 언제나 그들에게 눈길이 간다. 내가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한 그들은 나의 여전한, 가슴 아린 사랑이다.
젊은 작가 김지우의 첫 소설집인 이 책은 다른 여성작가에게서는 흔치않은 특징이 있는데, 위트와 유머의 능란한 구사가 그것이다. 진실을 너무 정색해서, 너무 진지하게 발언함으로써 실패한 소설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았나. 위트, 유머가 없이 진지하기만 한 연애가 재미없고 그러한 강연도 따분하듯이, 진지한 소설은 실패하기 쉽다는 징크스를 이 작가는 발랄한 동작으로 극복해내고 있다. 날렵하고 발랄한 위트와 유머로써 발언된 그의 푸짐한 이야기에 어디 한번 귀기울여보자. - 현기영(소설가)
김지우는 일상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아슬아슬한 삶의 모습에 때로는 부드럽고 따뜻한, 때로는 날카롭고 신랄한 시선을 던진다. 이런 시선을 유지하면서 작가는 경제적 조건, 사회적 정의감이나 도덕성, 때로는 미학적 사유를 결여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독자들을 깊숙이 끌어들인다. 그의 소설이 우리의 가슴을 따스하게 적시는 것은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가녀린 희망과 전편에 흐르는 문체의 힘 때문이다. - 황광수(문학평론가)
첫댓글 읽어보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