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가뭄에 콩 나듯이
아주 오랫만에 한 번씩이다.
어쩌다 흘러다니는 소문 속에 등장하거나
간간이 들려지는 목소리 만으로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니
4년 전의 만남이후
만나지는 얼굴이 반갑고도 반갑다.
최동문 시인.
눈이 맑다고 했던가?
심성이 여리다고 하던가.
암튼
첫 만남이후 한결같이 누님을 앞세우며
막내동생이듯 하는 최시인은 한때 신부를 꿈꾸는 청춘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로만 칼라를 벗고 그저 소시민으로서의 독신,
종교를 버리지 않은 채 신부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다.
아마도
적응되지 않는 로만칼라의 뒷면을 감당하지 못했으리라는 심증과
시인으로서의 삶을 지독히도 사랑하면서 살아내는
일상의 행복을 놓치기 싫어서 이기도 할 것이라는 억측만 할 뿐이다.
물론
때로는 그런 그의 현실 속의 삶이 버거워 보이고
힘들어 보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감내하며
자족스런 시인의 삶을 살아내는 그가
대견스러울 때가 더 많다.
그 삶을 영위하고 유지하기 위해
20여년의 세월동안
몸과 마음의 병마와 싸우기도 한 그이고 보면
지금의 최시인으로서는
마지막 투병기인 셈이기도 하다.
이제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의 외향과
언제나 변함없는 그의 내면 울림 소리가
새벽 이슬처럼 맑고 투명하기만 하다.
그래서
오랫만의 발걸음에 등을 두드려 주고 싶었다.
애썼노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다....만
그저 사람답게 살아내는 이야기와
교감의 일치를 보이는 선문답 만 실컷 하고 말았다.
이은유 시인....안성에서 만난 지인 중의 하나 다.
그녀는 말이 없다.
듣는 귀가 발달한,
남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기만 하는
배려감 많은 시인이다.
그런 그녀기에
여전히 말없음표...그저
무설재 쥔장과 최동문 시인의
선문답만 열심히 들어낼 뿐이다.
그 와중에
사람다운 사람이 된다는 것과
시인이 된다는 것...어느 것이 더 어려운 것인지
한번 쯤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동시다발 두 면을 소유하고 있다.
때때로
그들이 찾고자 하는 것....근본적인 인간관계요
어느 한 면으로도 치우치지 않을 詩의 세계다.
그런 까닭에
그들의 참살이가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그 곁에 있음으로 절로 행복한 무설재 쥔장,
넘치는 복에 빠져 있음이다.
진지하게 써내려가는 그들의 흔적들
소원담기....역시 순한 사람들이다.
누구에게나 어느 한 켠에 숨겨져 있을 내면의 감성..
그 감성을 일깨워 줄 시어가
그들로 부터 비롯될 지니
그대,
잠들어 있는 감각을 깨울 일이다.
..............오늘 이후로 그들이 바라는 희망사항이 꼭 이뤄지길 바라면서
그들과 무설재 쥔장의 무한대 교류가 앞으로도 계속 쭈욱 이길....
첫댓글 한 편의 짧은 기행문을 봅니다. 조금 쑥스럽게 그리고 고마운 마음으로...늘 받기만 합니다. 받은 법에서 배운 항아리에 내용을 채워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오롯이 돌려줄 것입니다....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모든 가진 것의 내용물이 드러나고 그것을 자유롭게 드릴 마음 하나. 살을 빼고 좀 가벼워져서 한 사람이 움직이는 날까지... 누님? 잘 계시죠!
-5? 그렇게 까지 안해도 지금 나쁘지 않아요. 시집 들고 다시 한 번 오삼.
이병률 시집 바람의 사생활 시인의 말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날들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몇사람에게 마음을 돌렸고 몇사람하곤 가까워졌다.... 하지만 더 많은 시간만큼이나 사람을 얻으려 하지 말며 사람을 이기려고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무설재의 물소리와 바람과 햇빛과 나뭇잎과 보이차와 주인장의 따뜻함이 오래 오래 제 영혼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융숭한 대접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반가왔삼. 자주 들락거리며 詩心을 나눠 주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