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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
01. Introduction (2:59)
02. Prologue (1:52)
03. Any Dream Will Do (2:59)
04. Jacob and Sons - Joseph's Coat (5:37)
05. Joseph's Dreams (2:53)
06. Poor, Poor, Joseph (2:31)
07. One More Angel In Heaven (5:38)
08. Potiphar (5:22)
09. Close Every Door (4:03)
10. Go, Go, Go Joseph (6:25)
11. Pharaoh Story (3:06)
12. Poor, Poor Pharaoh (2:20)
13. Song of the King (Seven Fat Cows) (3:36)
14. Pharaoh's Dream Explained (1:24)
15. Stone the Crows (2:38)
16. Those Canaan Days (6:12)
17. The Brothers Come To Egypt - Grovel, Grovel (4:28)
18. Who's the Thief? (2:11)
19. Benjamin Calypso (2:28)
20. Joseph All the Time (1:28)
21. Jacob In Egypt (1:05)
22. Finale: Any Dream Will Do / Give Me My Colored Coat (3:48)
23. End Credits (5:53) [1:21:07]
Director: David Mallet
Writer: Tim Rice
Donny Osmond: Joseph / Maria Friedman: Narrator
Richard Attenborough: Jacob / Joan Collins: Mrs. Potiphar
Christopher Biggins: The Baker / Robert Torti: Pharaoh
Alex Jennings: Butler / Nicholas Colicos: Reuben / Ian McNeice: Potiphar
Produced by Andrew Lloyd Webber
Cinematography by Nicholas D. Knowland
Film Editing by Dave Gardener, Rose Landfield, David Mallet, Nick Morris
Casting by David Grindrod / Production Design by Mark Thompson
Art Direction by Michael Minas / Costume Design by Mark Thompson
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 (1991/ 1968)
<원종원의 올 댓 뮤지컬>에서 옮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가족 뮤지컬
초연: 1968년 3월 1일 런던 해머스미스의 콜렛 코트 스쿨 올드 어셈블리 홀(수많은 아마추어 버전과 간이 무대가 꾸며졌지만 정식 공연 버전의 제작은 1991년 6월 1일 런던 팔라디움 극장에서 완성되었음)
기획·작곡: Andrew Lloyd Webber
작사: Tim Rice
연출: Steven Pimlott
안무: Anthony Van Laast
수상: 1982년 토니상 7개 부문 후보(남우조연, 여우조연, 원작, 안무, 연출, 음악, 최우수 작품)|1992년 로렌스 올리비에상 세트디자이너상 수상
대표곡: ‘Any dream will do’ (어떤 꿈이라도 좋아)
‘Close Every Door’ (모든 문이 닫혀 있네)
‘Go, go, go, Joseph’
‘Song of the King’
‘One More Angel on heaven’ (하늘에 천사가 한 명 늘었어요)
‘Those Canaan Days' (가나안 시절에)
1990년대 영국사회의 트렌드는?
영국 텔레비전의 인기 프로그램 중에 시간여행 다큐멘터리가 있다. 10년 주기로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옴니버스 식의 속도감 있는 진행도 흥미롭지만 당시 인기를 누리던 갖가지 일들―유명인. 대중문화 상품. 유행 패션이나 소품 등―을 하나둘씩 나열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맞아, 그때 그랬었지” 하며 감탄하게 만드는 것이 묘미다.
영국인들은 1990년대를 어떻게 추억할까.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만난 90년대 시간여행은 진행자부터 흥미로웠다. 반쯤 벗어진 머리에서 중년의 냄새가 흠씬 나는 영국 아저씨. 그는 런던 팔라디움 극장에서 뮤지컬배우로 이름을 날렸던 인기 가수 제이슨 도노번 Jason Donovan이었다. 제작진이 꼽은 가장 인상적이 90년대 초 영국사회의 트렌드는 바로 뮤지컬《조셉 엔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이하《조셉》)와 이 무대를 통해 10대 소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주인공 제이슨 도노번 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날도 특별히 그가 전체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았다.
국내 팝 마니아 중에도 간간이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데, 지금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호주 출신의 미녀 가수 카일리 미노그 Kylie Minogue와 함께 1988년 <당신에게만 특별히>라는 노래로 사랑받았던 금발의 미남 가수가 바로 그다. 당시 미노그와 도노번은 TV 연속극《이웃들 Neighbours》에서 사랑스러운 연인으로 출연해 영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두 천재의 첫 작품
그러나 사실 뮤지컬《조셉》이 초연된 것은 90년대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다. 이 작품은 원래 뮤지컬의 황제라 불리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신이 내린 작사가라 불리는 팀 라이스가 처음으로 함께 만든, 이른바 황금커플의 처녀작이기 때문이다.
《조셉》이 첫 선을 보인 때는 1968년 3월 1일이다. 당시 스무 살 안팎의 재기 어린 로이드 웨버와 라이스는 젊은 천재들답게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그들만의 ‘물건’ 구상에 골몰해 있었다. 그러던 중 런던 세인트 폴의 주니어 스쿨인 콜레트 코드 스쿨 Colet Court School의 학기말 학예회 무대에 올릴 노래극 제작을 의뢰받는다. 이렇게 해서 15분 길이의 칸타타 형식을 띤 로큰롤 노래극《조셉》이 처음 세상에 등장한다. 이 노래극의 성공으로 로이드 웨버와 라이스는 보다 실험적이고 스케일이 큰 작품을 기획하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바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다. 그러니까《조셉》은《지저스》제작의 모태인 셈이다.
‘조셉’은 성경 속 인물 ‘요셉’의 영어식 발음이다. 야곱(극중에서는 제이콥)의 열한 명 아들 중 하나였던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해 아버지의 사랑을 독자치한다(뮤지컬에서 야곱은 수많은 아내들 중 조셉이 사랑스러웠던 그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며 익살을 떤다). 이런 아버지의 편애는 다른 형제들의 불만을 산다. 몰래 작당한 형제들은 조셉을 꼬드겨 사막으로 끌어내서는 이집트의 노예로 팔아버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조셉이 늑대를 만나 비명횡사했다고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한다.
이집트로 팔려온 조셉은 부호 포티파의 시종이 된다. 오래지 않아 특유의 근면함으로 주인의 신임을 얻지만, 음탕한 포티타 부인의 유혹을 거절하다 모함을 받아 그만 감옥에 갇힌다.
그런데 이곳에서 조셉은 신통한 해몽 능력으로 유명해진다. 마침 악몽에 시달리던 이집트 왕 파라오가 소문을 듣고 조셉을 불러 꿈 풀이를 명한다. 난해한 파라오의 꿈에서 이집트의 미래를 읽어낸 조셉은 앞으로 다가올 풍요 뒤의 환난을 경계하라고 진언한다. 그 공으로 조셉은 이집트의 재상이 된다.
한편 가나안 땅의 조셉 가족은 환난 속에서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야곱의 아들들은 풍요로운 이웃 나라 이집트를 찾아가 곡식을 청하기로 작심한다. 물론 자신들이 노예로 팔아버린 조셉이 이집트의 재상으로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다.
형제들이 구걸을 하기 위해 찾아오자 조셉은 이들을 떠보기 위해 막내 동생 벤자민에게 누명을 씌운다. 그러나 이미 조셉의 일을 마음 깊이 뉘우치고 있던 형제들은 저마다 나서 벤자민 대신 자신을 벌해 달라고 애원한다. 예전과 다른 형제의 우애를 확인한 조셉은 그제야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이제 그리운 곳.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총천연색 꿈의 외투가 있는 고향땅으로 금의환향 한다.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만화 같은 뮤지컬
사실 뮤지컬《조셉》의 재미는 단순히 잘 알려진 성서 이야기에 기인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1991년 런던 팔라디움 극장에 오른 장편 뮤지컬《조셉》은 갖가지 장난기와 유머로 치장돼 관객을 즐겁게 했다. 고대 이집트 왕 파라오가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하고 나와 로큰롤을 부르는가 하면, 선글라스를 낀 하나님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춤추면 등장한다. 조셉을 노예로 팔기 위해 작당을 꾸미는 장면에서는 형제들이 느닷없이 안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빼내어 쓰고 쑥덕공론을 펼친다. 이집트 부호 포티파가 등장하면, 주일학교 선생님을 연상케 하는 내레이터는 그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사고파는 부동산 중개업으로 돈을 번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티파가 등장할 때면 항상 검은 양복에 짙은 선글라스를 쓴 경호원들이 주변에서 삼엄한 경계를 하며, 이들에 둘러싸인 이집트 부동산 갑부는 한 손에 휴대전화기를, 다름 손에 골프채를 들고 다닌다. 한때 국내에서 인기를 누리던 고우영 화백의 만화『삼국지』에서 장비가 탱크에 기관총을 들고 나오고, 천리마가 고급 세단으로 표현된 것과 비슷한 발상법이다. 그야말로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만화 같은 뮤지컬을 탄생시킨 것이다.
사람들의 흥미를 끈《조셉》의 또 다른 특징은 별난 이야기 형식에 있다. 《조셉》은 무대 속의 무대인 ‘액자 구조’를 통해 극중극 형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리고 그 극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어린이 합창단이 대거 등장한다. 이들은 때에 따라 극중 관객과 극중 배우로 변신해가며 출연 배우들과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준다. 나이들의 맑은 노랫소리는 관객들로 하여금 절러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애초에 초등학교 학예회용으로 구상했던 만큼 작품 곳곳에서 아이들을 배려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 막이 오르면 여교사가 아이들을 이끌고 무대로 나오는데, 그녀는 옛날 성서의 인물 중 꿈을 버리지 않고 살았던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노래를 시작한다. 그러면 무대는 어느새 선생님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는 형식이다.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잇는 친절한 이야기 구조이다.
또 하나 특이한 사실은 팔라디움 극장에서의 리메이크 공연에 등장한 어린이 합창단이 각지에서 열린 ‘드림코트 합창단 선발대회’를 거쳐 등용된 뮤지컬 꿈나무들이었다는 점이다. 지금도《조셉》이 공연되는 나라에서는 어김없이 합창단 선발대회가 개최되는 전통이 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사상 최초로 구성된 ‘뮤지컬 전문 어린이 합창단’ 선발 과정을 통해 뮤지컬 제작의 참여정신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여러 모로 재미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조셉》
세계적인 히트 뮤지컬을 작곡하는 로이드 웨버이기에 그의 작품에 대한 부든 사업을 관장하는 회사가 별도로 설립돼 있다. 회사의 이름은 ‘리얼리 유스풀 그룹 Really Useful Group', 직역하자면 ’정말 쓸 만한 그룹‘이라는 뜻이다. 연간 매출이 수조 원에 달해 한때 남미 국가인 볼리비아의 연간 GDP에 육박하는 규모의 수익을 올린 적도 있다.
다름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이 회사에도 여러 계열사가 있는데, 그중에는 ‘리얼리 유스풀 필름 Really Useful Film'이라는 곳이 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정규 공연을 마친 로이드 웨버의 작품을 다시 영상화하는 작업을 맡고 있는 회사다. 2004년에 국내에도 소개된 뮤지컬 영화《오페라의 유령》을 공동 제작한 곳도 바로 이 회사이다.
뮤지컬 영화《조셉》은 1999년 리얼리 유스풀 필름에서 1시간 18분짜리 영상물로 제작했다. 영화《조셉》은 국내에서도 교육방송을 통해 방영된 적이 있다. 비록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아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회자되었지만, 전 세계 극장가에서 영화《조셉》은 꽤 인기를 끌었다. 요즘도 런던의 영화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싱 얼롱 sing-along 조셉 앤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라고 적힌 간판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영화관에서 뮤지컬을 보면서 스크린 자막의 가사에 맞춰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다는 내용의 홍보문구다.
영화《조셉》은 특별 게스트로 찬조 출연한 세계적 명성의 톱스타들로도 화제가 되었다. 예를 들자면 국내에도 AFKN을 통해 소개 되었던 인기 멜로드라마《다이너스티》의 여주인공 조앤 콜린스 Joan Collins나 영화《간디》의 감독 혹은《쥐라기 공원》에서 공룡을 부활시키는 재력가 회장 역으로 출연한 배우이자 감독 리처드 어텐보로 Richard Attenborough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스크린에는 무대보다 더 극적인 영화적 재미가 더해졌다. 막이 오르면 배경은 영국의 한 초등학교 강당. 전교생들이 가득 찬 이곳에서 역사담당 여교사의 공개수업이 열린다. 근엄한 노교수들과 선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있지만, 정작 공개수업을 할 교사는 장난기 어린 시선으로 아이들을 응시한다.
물론 수업 내용은 꿈을 잃지 않고 살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긴다는 성서 속 인물 조셉에 대한 설명이다. 무대에서와는 다르게 시공을 초월한 장면의 전환이나 빨강, 노랑, 파랑, 보라 등 원색의 화려한 배경과 세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같은 인상마저 준다.
스타 마케팅을 접목하다
뮤지컬《조셉》은 2002년부터 웨스트엔드의 뉴런던 극장에서 리메이크 공연을 올려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았다. 엄격히 말하자면 10녀 년 전 팔라디움 극장에서 선보였던 화려하고 큰 규모의 버전은 아니고 무대 연출가 빌 켄라이트 Bill Kenwright에 의해 아기자기하게 재구성된, 주로 투어 버전으로 활용되었던 공연이다. 켄라이트는 윌리 레셀 Willy Russel의 히트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90년대《조셉》이 청춘스타 제이슨 도노번을 전면에 새운 것처럼, 21세기《조셉》에서는 스티븐 게이틀리 Stephan Gately가 주연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아일랜드 출신의 미소년 밴드 ‘보이존 Boyzone'의 멤버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히트곡 내 인생의 열쇠 Key to my life>의 리드 보컬을 맡았던 가수이다.
스타 마케팅을 활용한 뮤지컬의 제작은 비교적 손쉽게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완성도가 높지 않을 경우 비난과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다. 어차피 뮤지컬은 태생 자체가 대중성과 흥행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할 듯싶다. 90년대 영국에서 이룩한《조셉》의 신화가 2000년대 한국 뮤지컬 대중문화의 한 흐름으로 재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시 한국 공연을 기대하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뮤지컬《조셉》이 국내 무대에 소개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젊은 뮤지컬 애호가들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조셉》은 우리나라에 저작권 개념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90년대 중반, 극잔 현대극장이 세종문화회관에 막을 올렸다. 당시 주인공인 조셉 역으로는 가수 유열이, 내레이터 역으로는 가수 신효범이 열연했다. 프로듀서 시절, 출연자 대기실에서 만난 유열에게 알려지지 않은 여담을 부탁하자 공연 도중 신효범이 노래하며 뒷걸음치다 오케스트라 피트로 떨어져 부상을 당했던 일화를 꺼내 흥미롭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부상의 아픔도 잊은 채 한참이나 높은 무대 위로 껑충 뛰어올라 공연을 무사히 마친 뒤 병원에 실려 갔다는 것이다. 공연 중에 배우는 정말 모든 것을 잊을 만큼 집중하게 되나 보다.
간간이 국내 제작자의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조셉》의 리메이크 소식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뮤지컬 극장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잇는 건전한 오락 뮤지컬이 높은 흥행을 기록하는 추세다. 디즈니의《라이온 킹》이나《미녀와 마수》, 최근 브로드웨이 히트작《아이다》, 영국산 가족 뮤지컬《치티치티 뱅뱅》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조셉》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관객들에게 소개하고픈 좋은 가족 뮤지컬임에 틀림없다. 뜻 있는 기획자의 발 빠른 행보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