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다음에 바람난공주님이 올린 글입니다.
저는 지금 임신 7개월째인 가정 주부랍니다.
제 친정이 충남 서산이라 지난 태안 기름 유출사건 때 국민의 일부로서 마음이 참 아프고, 다른 곳 같지 않게 어릴 때 부터 자주 갔던 태안 앞바다가 검게 물들어 가는 것에 자원봉사를 못 나가는 게 내심 마음이 아팠고, 미루고 미루다 어제 집에 있던 원단을 자르고, 수건과 옷가지들을 박스에 담아 택배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엇그제 택배 신청을 하고,어제 저녁 택배아저씨가 오셨는데 도착지 주소를 보시고는 계속 머뭇거리시며 "이거 착불로 보내실꺼에요?"하시는데
"아뇨~제가 내려구요~ 얼마에요?"하며 물어보자
"7,000원 인데요.. 우체국에 가져 가시면 이거 무료로 가는데..."하시며 자꾸 말씀을 흐리시는 겁니다.
그 말씀에 "그래도 내야죠 이거 착불로 보낼 순 없잖아요~괜찮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우체국에 직접 가져사면 무료란 말씀에 아쉽긴 했습니다만
임신중이고 저희 집에서 우체국까지 그리 멀진 않지만 날씨도 춥고, 걸어가면 그래도 20~30분 정도 거리라 부피도 있고 무게도 있는 박스를 들고가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라 선불로 보내리라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자꾸 택배아저씨는 쉽사리 택배 스티커를 붙이지도 않으시고 계속 머뭇머뭇 거리시며
"우체국에 가면 이거 무룐데....택배 접수하시면 선불이든 척불이든 돈은 내셔야 하거든요?
얼마전에 학교에서 단체로 보낸적이 있는데 그땐 단체로 가는거라 무료로 가져 가긴 했는데요~
이건 어떻하지...."하시며 자꾸 쉽사리 가져가시지 못하시길래~
"괜찮아요~ 임신중이라 들고가진 못하구요~그냥 제가 낼께요~"하는데도 계속 머뭇거리시더니
"그럼 제가 우체국에 갖다 놓을께요~ 좋은 일 하신다고 하시는건데 제가 직접 내 드리진 못해도 우체국까지 갖다 놓으면 되요~"하시면서 박스에 주소를 직접 적으시고 들고 가셨습니다.
갑자기 박스를 들고 나서는 우체국 아저씨의 둣모습을 보니 가슴에서 뭔가 울컥하는데...
음료수라도 한잔 드릴껄 하고 후회도 했습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국민이 다들 하나가 되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 대한민국엔 좋은분 들이 많다는거...
이런 분들의 마음을 모아 빨리 예전의 서해안이 돌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몇년뒤 지금 뱃속의 아가가 푸른 서해안에서 아장아장하게 걷는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