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극이 나에게는 두 번째로 보는 연극이 되었다. 지난 번의 늙은 부부 이야기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연극은 정말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연극이었다.
먼저 연극의 내용은 다섯 커플이 각각 여관이라는 제한된 공간속에서 펼쳐지는 다른 사랑이야기는 담고 있다. 첫번째 커플은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로서, 결혼식의 피로연뒤에 여관으로 왔다. 초등학교 동창인 두 친구는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일까!? 둘은 계속해서 티격태격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었다. 사랑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것처럼 둘은 싸우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고, 마음도 열리게 된다.
두 번째 스토리는, 각각 다른 방에 있는 사람들이 끝에는 서로를 확인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각각 다른 사연은 가지고 여관에 들어온 남녀. 남자는 농촌에서 올라온 베트남 여자와 결혼을 하기위해 상경한 남자. 그리고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된 뒤, 죽을 결심을하고 여관에 들어온 여자. 둘의 성격은 정말 다르게 설정되어 있었다. 여자가 죽으려고 하면, 남자가 몇 번의 훼방을 놓곤 한다. 그리고 농촌 총각의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다시 한 번 듣고 싶다. 이 스토리를 보면서 '사랑은 서로를 위해 하는 것인지, 아프게 하기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번째 스토리는, 정말 재밌는 스토리였다. 전라도에서 배를 타는 남편과 그의 아내가 등장한다. 남편은 뱃주인과 싸움을 하여, 사고를 쳐 서울로 도망온 남자와 그의 아내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미움의 감정보다는 사랑의 감정의 더 보였다. 특히, 남편이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준 스카프는 정말 연극의 명장면이었다. 그리고 두 부부와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사랑도 담고 있었다. 사랑이 꼭 남녀와의 둘만의 사랑만이 아니고, 가족과의 사랑도 나타내고 있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부모님이라는 생각이 떠오른면서, 다시 한 번 가족을 생각나게 했다.
네번째 스토리는 시한부를 선고 받은 남자와 그의 아내가 등장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 부터, 여자는 모든것에 지쳐버린 것 같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막대하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사랑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남편은 자기가 죽은 뒤에, 아내를 생각하여 재혼은 말하고,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지친다는 듯이 고맙다고 빨리 죽으라고 말한다. 아내와 남편은 서로에게 속내를 감추고, 자신의 마음과 다른 뜻을 비추고 만다. 그러다 지난 옛 일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긴다. 다섯개의 스토리 중에서 가장 무거웠던 스토리였다.
다섯번째 스토리는, 할아버지 할머니 커플이야기다. 이는 지난 연극에서도 봤지만,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사람은 다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자 한 듯 하다. 이민은 가겠다고 하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잡고 같은 집에서 살고 싶은 할아버지. 사진첩을 보며 옛이야기도 나누고, 또 핸드폰을 선물하여 할머니에게 프로포즈 하려고 했던 할아버지. 나이가 들면 애정표현에 시들에지기 마련인데, 할아버지는 정말로 할머니를 사랑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할머니가 자신의 속마음을 담아서 얘기하면 할아버지는 주무시는 설정으로하여, 할아버지는 결국 할머니의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관객들만이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이렇게 하여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던 것 같다.
이 연극을 보면서 나는 무대장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보려고 했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무대장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두 개의 출입문이 있고 침대와 화장실이 있으며, 대칭되게 설정된 TV와 화장대, 그리고 창문. 무언가 의미하고자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의미를 알기란 쉽지 않았다.
이 연극을 보고나서 소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소묘는 채색이 아니라, 단색으로만 사물의 형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극에서 사랑을 이것저것으로 옷 입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현재의 한 사건만을 가지고 구성한 것이 소묘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다섯 스토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소풍이다. 각 커플마다 담겨진 사연으로 소풍을 가고 싶다고 했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그냥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 소풍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처럼 사랑하고 싶은 사람과 거창하게 말고, 옆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본다.
연극은 정말 보면 재밌는 것 같다. 내 앞에서 실감나게 연기하는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는 것이 너무 좋다. 그리고 마지막에 배우들과 사진을 찍어서 너무 좋았고 특히 내 옆에 네 번째 스토리에서 나온 누님과 찍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첫댓글 연극을 호흡하는 것, 배우들과 살아있는 예술과 같이 호흡하는 것 너무 좋지
올해 사랑소묘로 행복하셨다면 내년도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