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임병석 회장은 무리한 사업확장의 후유증으로 자금난을 겪게 되자 지난 2006년 7월 외부에서 전문경영진을 대거 영입했다. '제2의 창사'를 내세우며 그룹 명칭도 쎄븐마운틴그룹에서 C&그룹으로 바꿨다. "연륜 있는 전문경영인으로부터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이들을 내세워 회사의 위세를 과시하고 자신의 구명 로비에 '병풍'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지적도 있다.
임 회장은 당시 세양선박(현 C&상선) 대표이자 자신의 삼촌인 임갑표씨를 C&그룹 총괄부회장(해운담당)으로 승진시키고, 외부에서 영입한 부회장 2명으로 전문경영인체제를 갖췄다. 애경화학 부회장 출신인 임성주씨가 제조담당 부회장을, 롯데건설 사장 출신인 임승남씨는 건설부문 부회장을 각각 맡았다. C&그룹의 한 간부는 "당시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었는데 사업을 하다 보면 이들이 그동안 구축해온 인맥을 활용할 일이 당연히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밖에 임 회장은 그룹과 계열사의 고문이나 사장, 임원 중 상당수도 대기업에서 금융을 담당하던 전직임원이나 금융권에 영향력 있는 인사를 영입해 M&A 등에 활용했다. 2005년 우방 인수 과정에서는 당시 여권 의원의 보좌관을 이사로 영입했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임 회장은 부안임씨 종친이나 동향 출신을 선호했는데 동향 출신들이 주로 돈을 끌어오고 주무르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과정에서 술집 여종업원을 비서로 데려오는 등 경영과 무관한 후안무치한 사람이 간부로 들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