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단행된 지방국세청 과장급 인사에서 광주지방국세청 박요주 세원관리국장이 광주청 관내 기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두지휘하는 총책인 조사국 수장으로 전격 발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조사1국장의 발탁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해묵은(?) 관례를 깨고 이뤄진 인사였기 때문. 그 동안 광주청 조사국장 직위는 서울 등 타 지역에서 근무하다 내려 온 관리자가 1년 임기만 뚝딱 해치우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정거장'으로만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광주청 조사1국장 자리는 서울에서 부이사관 승진예정 서기관이나 부이사관 승진자가 임명돼 왔다.
지난 2001년 광주청 양모 前국장이 조사 1국장 보직발령 이후 광주청 재임 서기관이 조사1국장 자리를 이어 받기는 6년만의 일이다. 이 같은 관행에 비춰볼 때 박 조사1국장이 지방청의 요직에 발탁됐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작은 거인'‥넓은 포용력 갖춘 '덕장(德將)'
광주청 내에서 '작은 거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박 조사1국장은 작은 체구와는 달리 넓은 포용력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있으며 아랫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덕장(德將)'으로서 상하 직원간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 조사1국장은 부하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조금은 '자유스러운' 관리자에 속한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업무 스타일이 때로는 직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애교섞인 불평도 나온다.
그러나 직원들이 오히려 업무에 더욱 힘을 쏟을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해 그가 일선 세무서장 재직시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실적을 수확할 수 있었다는 것이 직원들의 귀띔이다.
박 조사1국장은 자신의 발탁소식을 듣고 "결코 능력이 특출나서가 아니라 지역민의 민심을 반영하고 광주청 소속 직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인사의 결과였던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세금이 무서워 창업이 망설여진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왜 과세해야 하는지 정당성을 설명하고 조사직원과의 다툼이나 의견차이가 발생하면 세원육성차원에서 과세당국이 조금 손해보더라도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끔 세법을 적용해 세무조사는 성실납세를 담보하는 '최소한'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그러나 "세법질서 문란자나 음성탈루소득자, 변칙을 통한 부의 세습행위등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불성실 신고 고소득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는 법과 원칙에 맞게 철저히 실행할 뜻을 내비쳤다.
광주청 개청이래 관내 기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최고액의 세금을 추징한 장본인이기도 한 박 조사1국장은 관내 납세자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조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주위의 우려에 대해서는 "업무와 인간관계를 연장선상으로 봐선 안 된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박 조사1국장은 "법 테두리 내에서 과세하고 납세자의 불합리한 요구에 대해선 설득시켜 납득할 수 있는 조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요주 신임 광주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은?]
박 조사1국장은 1949년 전남 보성에서 출생했으며 광주제일고, 조선대학교를 졸업했다.
지난 1969년 9급으로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법인, 조사, 정읍·북광주·서광주서장직을 맡아오다 광주청 세원관리국장에 발탁됐었다.
세원관리국장 재직시 종합부동산세 자진시고비율 99.6%를 기록해 전국 관서 1위, 현금영수증 가맹비율 전국 1위, 소득세 및 원천세 전자신고·기장신고비율 전국 1위 등 광주청이 업무평가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하는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