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방학을 맞아 애들 할아버지, 할머니 댁으로 가려고 출발 했어요.
프랑스 북서부 브르딴뉴(Bretagne)지방의 알리늑(Allineuc)이라는 코딱지 만한 깡시골 마을 이랍니다.
집을 나와 조금 달리니 이정표에 빠리가 나오네요
자~ 지금부터 빠리를 향해 달려 달려야 합니다.
우리집 마인츠(Mainz)에서 자뷔뤽켄(Saarbruecken) 국경까지는 150Km입니다
독일과 프랑스 국경이 요래 생겼어요.
뭐 서서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그냥 좀 천천히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이제 요기부터는 프랑스다 이거지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오래 살다보니 국경을 막 넘은 순간부터는 나무들도 독일나무와는 달라
보이고 나르는 새들도 전부 더 수다스러울 것만 같고 공기도 뭣인가가 다른것 같이 느껴진답니다.
아! 확실하게 달라지는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독일에는 없는 고속도로 요금이 있다는 겁니다.
톨게이트 마다 줄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피하려고 자동 지불을 신청해 멈추지 않고
요렇게 생긴 톨게이트를 계속 지나며 가다보면 나중에 날아 오는 계산서가
우리집-시댁 왕복 112유로 한..십육마넌이 좀 넘네요.
요런 저런 마을들을 지나며 계속 달립니다.
원래는 이쯤되서 아침식사를 하는데요 오늘은 빠리에 사는 친구네 들러서 점심을 먹기로
했기때문에 길에서 오래 지체할 수 가 없어 집에서 싸온 샌드위치로 차 안에서 때우고
화장실에 들리려고 휴게소에 멈췄어요.
프랑스는 아직 방학이 아니라 한가합니다.
"놀고 싶어라...."
"쉬~했으면 빨리 가자!"
또 출발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것만 같은 평원이 계속 되지요.
뭘 심으려고 잘 갈아 놓은 밭...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없구요.
으~아아 좀 지겨워 진다....라는 생각이 날 때쯤이면 이런 조형물이 나타납니다요.
단조로운 풍경에 사람들이 졸까봐 걱정이 되서 이런 장식이라도 해 놓자 한것 같아요.
항상 보면서 저는 속으로 저거 튼튼히 달아 놨겠지? 안 그러고 굴러 떨어졌다간
대형사고다....이런 생각을 해요. ㅋㅋ
아이들이 어렸을 땐 구경하며 숫자 세느라 잠시 지겨움을 잊기도 했었지요.
요런 모양도 있고
피라미드 모양도 있고
판때기도 있고...
으으....아직도 빠리는 멀었는가.....
그래도 다행히 아이들은 먼길 다니는게 어렸을때부터 습관이 되서 나름 지들끼리 잘 놉니다.
이제 초원만 봐도 지겨우시지요?
500Km쯤 달려 드디어 도착했어요.
빠리 근교 유로디즈니가 있는 외곽지역 신도시랍니다.
빠리는 건물들이 오래되고 낡아 꼬질꼬질한데 비해 여긴 신도시라 한국 어디쯤 하고도 비슷하죠?
그 집 동생하고도 놀아주고
오래간만에 만나 전부 신이났어요.
점심은 집 근처 일식당에서 시켜다 먹었지요. 한국처럼 배달을 안 해 주기때문에
주문하고 몇 분있다 찾으러 가야 한답니다. 모듬초밥, 꼬치구이, 매콤한 우동..등등을
먹었는데 너무 배고파 전부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찍는걸 잊었네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또 갈 길이 머니 일어섭니다.
고돌아~ 너도 잘 있어라~
잘가라옹~ 또 언제 오냐옹~
누가 빠리 근처 아니랄까봐 막히는 군요...그래도 완전히 정차해 버리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막히는것도 아니건만 운전대만 잡으면 폭력배(?)처럼 변하는 남편...씨부렁거리기 시작 하는군요.
이럴땐 자는게 상책이지요.
아니면 신문을 읽던가요.
또 달리고 달려...
뭔가 분위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드뎌 브르딴뉴로 들어 왔습니다.
아침에 뜨는 해를 뒤통수에 받으며 출발해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해가 집니다.
주위는 깜깜해지고 집에 도착하기 전 무인주유소에 들렀어요.
전 이런 무인 주유소가 참 싫어요. 을씨년스럽고 썰렁하고...한국 같으면 어써 오쎄요하면서
기름 넣어주고 서비스로 휴지도 주고 하는데 말입니다.ㅎㅎ
이제 정말 잠시만 더 달려 시댁에 도착 했어요.
총 운전시간 9시간 53분에 거리 1005km.....
아침 8시 좀 지나 출발했는데 지금시간 밤 아홉시 반이군요.
징해요....
시어머님은 벗어 놓고 간 제 실내화에 꼭 이렇게 신문지를 넣어 잘 보관해 주신답니다.
아~ 이제 저녁 먹고 자야겠어요....
첫댓글 독-불간 국경이 한가롭네요.평화시절이 실감납니다.
고속도로는 우리나라 만큼 아기자기하고 잘 꾸며놓은 나라가 없더군요.
맞아요.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지겨울 틈이 없지요. 어딜가나 사람도 많고, 외로울 틈이 없는거 같아요.
맞아요.휴게소는 세계 최고죠.
먼길 다녀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와~~~~ 아홉시간!!!!
하고도 53분이랑께요. 운전만.
우리나라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국경....느낌이 이상하군요.
그나저나 1000km...9시간이라니....정말 헐~~~입니다.
우리나라를 한바퀴 휙 돌면 그쯤 되나?
아니, 서울에서 부산 왕복?
암튼 엄청 지겹겠습니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정도가 아닐까?
한번 다녀 올 때마다 다시는 안 가고 싶다다다....하면서 그래도 또 가요..ㅎㅎ
고돌이가 아직도 있네. 10년 전에 봤는데.
그 집 애들이 하필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 베란다로 쫓겨나 살고 있음.
집을 빙 둘러 있는 베란다라 그래도 넓고 집이랑 놀이터랑 나름대로 잘 갖추고 있어
지낼만 한 듯. 하지만 어렸을 적 영화를 생각하면...ㅋㅋ 좀 안됐음.
시어머니가 자상하시군요 ^^
덱일과 프랑스는 규정속도 이런거 없나요?
덱일은 아시다시피 속도제한이 없는데 모든 구간이 그런건 아니구요 보통 좀 위험하다
하는 구간은 100-130km제한이 있어요. 프랑스 규정속도는 보통은 시속130km, 눈비올때는 110km.
중간 중간에 한국과 그 곳을 비교 하시니......
봉투님도 친정에 오고 싶겠어요,ㅠㅠ
여기선 한국하고 비교하고 한국가면 여기와 비교하고...이제는 어디사나 양쪽을 다 그리워
하게 생겼어요.ㅎㅎ
브르딴뉴지방엔 몽쎙미쉘(Mont Saint-Michel)이 있다지요..그기도 한번 구경시켜주세요 ㅎ~
그리고 토요일 지리산 함양 영상물 보냈습니다..확인해 보시길~
저도 아주 오래전에 한 번 갔었지요. 사진 찍으러 담에 함 가야겠네요.
메일 잘 받았습니다. 시간 날때 잘 볼게요 ^^
시속 평균 102킬로 퍼 아워..안전운전 합격 ~~~ㅋ
합격인가요? 캄사합니다~
여기에 유럽차가 튼튼한 이유가 있었군요 *_*!
고속도로옆 조형물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옆은 재밌는 볼 거리도 많은데 왜요?
오랜만에 들어와서 한꺼번에 읽어내려가고 있다 시댁까지 그렇게 멀었던가? 내 기억으로는 가깝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대단한 신지원입니다 그리고 예쁘기도 하고... 아이들에겐 좋은 엄마네...
좋은 엄마로 치면 송여사가 단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