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眞202- 李潮八分小篆歌(이조팔분소전가: 이조의팔분소전을 노래함)
- 杜甫(두보)
李潮: 小篆을 잘 쓴 사람으로 杜甫의 생질. 唐 慧義寺의 彌勒象碑가 그의 글씨라 한다.
八分: 八分書로 小篆體를 발전시킨 자체로 隸書에 더욱 가까워진 것이다.
蒼詰鳥跡旣茫昧(창힐조적기망매)하니,
창힐이 새 발자국 보고 만든 글자 이미 어떤 건지 모르게 되었으니,
蒼詰: 黃帝의 史官으로 漢字를 처음 만든 사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鳥跡: 새 발자국. 창힐은 새 발자국을 보고 힌트를 얻어 한자를 만들었다 한다.
茫昧: 아득하고 어두워서 알 수가 없는 것.
字體變化如浮雲(자체변화여부운)이라.
自體의 변화는 뜬 구름처럼 알 수 없네.
陳倉石鼓又已訛(진창석고우이와)나,
진창의 석고 이미 변해 버렸으나,
陳倉石鼓: 앞 韓愈의 [石鼓歌]에 나오는 석고. 陳倉은 陝西省 寶雞縣(보계현) 동쪽의 地名.
본시 석고가 그곳에 흩어져 있었다.
訛: 잘못 전해지다. 訛傳되다.
大小二篆生八分(대소이전생팔분)이라.
大篆과 小篆이 八分書를 낳게 했네.
大小二篆: 大篆과 小篆. 大篆은 籒書(주서)라고도 하며 周 宣王 太史籒가 만들었다는 자체이고,
小篆은 秦 丞相 李斯가 자체를 통일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다. 八分書는 이전의 한자를 근거로 만들어낸 것이므로,
‘대전과 소전이 팔분서를 낳게 했다’고 한 것이다.
秦有李斯漢蔡邕(진유이사한채옹)하고,
진나라에는 이사가 있었고 한나라에는 채옹이 있었으나,
李斯: 秦始皇의 丞相으로 郡縣制를 실시케 하고 禁書令을 내리게 하였고, 小篆을 만들어 한자의 자체를 통일한 사람.
蔡邕: 後漢 사람으로 자는 伯喈(백계). 뒤에 中郞將 벼슬을 지냈다. 그는 八分과 飛白이 입신의 경지였고,
大小篆과 隸書도 入妙의 경지로 썼다는 서예의 명인이다.
中間作者寂不聞(중간작자적불문)이라.
그밖의 작가들에 대하여는 아무것도 전하지 않네,
中間: 이사와 채옹 사이뿐만 아니라 채옹과 두보의 시대 사이까지도 뜻한다.
寂不聞: 잠잠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도 이름을 남긴 이가 없음을 뜻한다.
嶧山之碑野火焚(역산지비야화분)하니,
始皇의 嶧山碑도 들불에 타버리니,
嶧山之碑: 秦始皇이 동쪽 군현을 巡狩하다 山東省 鄒縣에 있는 嶧山에 올라가 세운 秦나라 송덕비.
李斯의 小篆으로 쓰인 것이다.
棗木傳刻肥失眞(조목전각비실진)이라.
대추나무에 옮겨 새긴 게 전한다지만 자획 굵어져 진짜와 다른 것일세.
棗木傳刻: 대추나무에 전하여 새기다. 역대로 많은 사람들이 ‘역산비’의 탁본을 요구하여 그 고을 사람들은 탁본을 만들어
올리느라 괴로움을 당하였다. 이에 고을 사람들이 장작을 바 위에 쌓아놓고 불을 질러 태워버려 다시는
摹拓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뒤에 여러 사람들이 새로 비문을 새겨 전하여 여러 가지 別本이 전한다.
唐代에는 대추나무에 摹刻한 비문도 있었던 듯하다.
肥失眞: 자획이 굵어져 진짜와 다르게 되다.
苦縣光和尙骨立(고현광화상골립)하니,
고현엔 한 대에 세운 老子碑 아직 우뚝 서 있는데,
苦縣光和: 苦縣은 後漢 靈帝 光和 연간(178-183)에 邊韶(변소)가 만든 것이라 하니, 杜甫가 읊은 것은 다른 碑인지도 모른다.
苦縣은 河南省 綠陰縣 동쪽의 옛 땅 이름으로, 老子의 고향이다.
骨立: 우뚝히 서 있는 것. 여윈 모습으로 있는 것.
書貴瘦哽方通神(서귀수경방통신)이라.
글씨란 여위면서도 힘 있게 씀이 귀중한데 그래야만 신통하게 된다네.
瘦哽: 글씨 획이 여윈 듯하면서도 굳센 것.
惜哉李蔡不不得(석재리채불부득)이나,
애석하게도 이사와 채옹 다시 나올 수 없으나,
吾甥李潮下筆親(오생리조하필친)이라.
내 생질 이조의 글씨 그들에게 가깝고,
下筆親: 글씨 솜씨가 李斯와 蔡邕에 가깝다는 뜻.
尙書韓擇木(상서한택목)이오,
또 상서 한택목과,
韓擇木: 공부상서 벼슬을 지냈고 예서와 팔분서에 뛰어났었다.
騎曹蔡有隣(기조채유린)이라.
병조참군 채유린이 있네.
蔡有隣: 蔡邕의 18代孫이며, 벼슬은 右衛率府兵曹參軍을 지냈고[杜甫는 騎曹라 약칭함] 팔분서에 뛰어났었다.
開元以來數八分(개원이래수팔분)하니,
개원 이래로 몇 명의 팔분서 쓰는 분이 있는데,
數八分: 수명의 팔분서 쓰는 이가 있었다는 뜻.
潮也奄有二子成三人(조야엄유이자성삼인)이라.
이조에겐 밑에 두 아들이 있으니 합치면 세 사람일세.
況潮小篆逼秦相(황조소전핍진상)하여,
더욱이 이조의 소전은 진상 이사에 가까워서,
逼秦相: 秦 丞相 李斯의 小篆 수준에 가깝다는 뜻.
快劒長戟森相向(쾌검장극삼상향)이라.
예리한 칼과 긴 창이 삼엄하게 마주보고 있는 듯하네.
森相向: 삼엄하게 서로 마주보고 있다.
八分一字直百金(팔분일자치백금)하니,
팔분서 한 자는 百金의 값이 나가니,
直百金: 백금의 값이 나간다. 直는 値와 통함.
蛟龍盤拏肉屈强(교룡반나육굴강)이라.
교룡이 틀임을 하여 근육이 억세 보이는 것 같네.
盤拏: [용 같은 것이] 서리다. 틀임을 하다.
屈强: 억세다. 강하다.
吳郡張顚誇草書(오군장전과초서)나,
오군의 장전이 초서로 뽐내고 있지만,
吳郡張顚: 오군에 사는 장전. 오군은 지금의 강소성 蘇州.
草書非古空雄壯(초서비고공웅장)이라.
초서는 옛것 아니고 부질없이 웅장하기만 한 것일세.
豈如吾甥不流宕(기여오생불류탕)고?
어찌 내 생질이 멋대로 굴지 않음만 하랴?
流宕: 멋대로 행동 하는 것. 방탕하게 구는 것.
丞相中郞丈人行(승상중랑장인항)이라.
이사나 채옹 같은 노성한 경지에 이르러 있네.
丈人行: 나이가 선배인 사람. 老成한 경지의 사람. 丈人은 노인, 行은 등급을 뜻함.
巴東逢李潮(파동봉이조)하니,
파동에서 이조를 만나,
巴東: 後漢 때 巴郡(파군: 四川省 동부)을 셋으로 나누어 三巴라 하였는데, 삼파중의 한 郡.
逾月求我歌(유월구아가)라.
한 달 넘도록 내게 노래 지어줄 것을 요청하네.
我今衰老才力在薄(아금쇠로재력재박)하니,
나는 지금 노쇠하고 재주와 능력도 없으니,
潮乎潮乎奈汝何(조호조호내여하)오?
이조여! 이조여! 그대를 어이 노래한단 말인가?
解說:
杜甫가 자기 생질 李潮의 八分書를 칭송한 詩. 李潮의 팔분서에 관한 명성은 杜甫의 이 詩를 통하여 지금까지 전해진다. 杜甫는 李潮를 李斯, 蔡邕 이래의 小篆의 大家로 크게 내세우고 있다. 大詩人의 글이 후세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