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DSM-5 기준.
A. 다음 증상 중 둘(혹은 그 이상)이 1개월의 기간(성공적으로 치료가 되면 그 이하) 동안의 상당 부분의 시간에 존재하고, 이들 중 최소한 하나는 (1) 내지 (2) 혹은 (3)이어야 한다.
1. 망상
2. 환각
3. 와해된 언어(ex. 빈번한 탈선 혹은 지리멸렬)
4. 극도로 와해된 또는 긴장성 행동
5. 음성 증상(ex. 감퇴된 감정 표현 혹은 무의욕증)
B. 장애의 발병 이래 상당 부분의 시간 동안 일, 대인관계 혹은 자기관리 같은 주요 영역의 한 가지 이상에서 기능 수준이 발병 전 성취된 수준 이하로 현저하게 저하된다(혹은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경우, 기대 수준의 대인관계적, 학문적, 직업적 기능을 성취하지 못함).
C. 장애의 지속적 징후가 최소 6개월 동안 계속된다. 이러한 6개월의 기간은 진단 기준 A에 해당하는 증상(ex. 활성기 증상)이 있는 최소 1개월(성공적으로 치료가 되면 그 이하)을 포함해야 하고, 전구 증상이나 잔류 증상의 기간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전구기나 잔류기 동안 장애의 징후는 단지 음성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진단 기준 A에 열거된 증상의 2가지 이상이 약화된 형태(ex. 이상한 믿음, 흔치 않은 지각 경험)로 나타날 수 있다.
D. 조현정동장애와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 또는 양극성 장애는 배제된다. 왜냐하면 1)주요우울 또는 조증 삽화가 활성기 증상과 동시에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거나, 2)기분 삽화가 활성기 증상 동안 일어난다고 해도 병의 활성기 및 잔류기 전체 지속 기간의 일부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E. 장애가 물질(ex. 남용약물, 치료약물)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다.
F.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아동기 발병 의사소통장애의 병력이 있는 경우, 조현병의 추가 진단은 조현병의 다른 필요 증상에 더하여 뚜렷한 망상이나 환각이 최소 1개월(성공적으로 치료가 되면 그 이하) 동안 있을 때에만 내려진다.
단기 정신증적 장애
Brief psychotic disorder
전체적으로 환청, 망상(delusion), 와해된 언어(disorganized speech) 등, 조현병과 같은 증상이 보이나, 증상이 발생한 지 30일이 안 되었을 경우를 의미한다. 치료는 환자를 입원시킨 후 항정신성약물(antipsychotic) 및 벤조다이아제핀(benzodiazepine)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들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약물 투여 기간이 장기간 유지되어야 하면) 조현병 진단이 내려진다.
조현양상장애
Schizophreniform Disorder
조현병과 같은 증상이 보이며, 특히 음성 증상(negative symptoms)이 발견되나, 증상이 발생한 지 30일 후~6개월 안일 경우를 의미한다.
위의 단기 정신증적 장애와 같이, 같은 병을 두고 증상의 기간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
증상은 똑같지만 조현병보다는 발병이 급성이고 회복도 빠르다. 예후가 좋은 타입[53]은 62%가 6개월 이내에 낫지만, 나쁜 타입은 고작 27%다. 이렇게 낫지 않고 6개월이 넘어가면 조현병으로 취급된다.
조현정동장애
Schizoaffective disorder
조현병 증상에 기분장애 관련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중요한 점은 환청(hallucination) 및 망상 등이 위의 기분장애 관련 증상이 보이지 않을 때 2주 이상 보여야 조현정동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증 삽화에서 조현병 증상이 보인다고 조현정동장애로 진단되지는 않는다. 조증 상태에선 도파민 과다 상태가 되어 조현병과 비슷하게 환청, 망상 등이 나타나기 때문. 조증과 조현병이 서로 오진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냥 조현병보단 그나마 기분장애 때문에 뭔가 이상하다는 병식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에는 다른 질환으로 진단된다. 우울증이나 조증 삽화가 끝났는데도 정신병적 증상이 지속되는 것이 진단 기준 B에 해당한다.
이 경우 우선적으로 항우울제(antidepressant - SSRI 등)와 기분안정제(mood stabilizer - 리튬, 발프로산 등)를 처방해 기분장애 증상을 완화시키게 된다. 그 후 차도가 없을 경우에만 항정신성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치료
조현병은 여타 정신병들과 비교했을 때도 초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게 꼽히는 질병 중 하나이다. 발병 후 첫 치료 기간까지 소요된 일수가 길어질수록 치료 성과가 떨어지며, 심한 경우는 환자가 내부적 사고에 적응해버려 어떤 약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띠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항정신병제가 필요하며 주위의 도움을 동반한 정신사회적 치료를 함께 할 때 더 나은 치료 성과를 보인다. 초기 조현병이고 나쁜 예후 인자가 없다면 약을 쓰는 동안은 완전히 정상인으로 돌아 온다. 조현병 메인 기전에 뇌 전체에 도파민이 증가되어 있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모든 항정신병약물은 도파민 차단제이다. 간혹 부작용으로 근육 운동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심하지 않고, 이런 부작용도 주로 투약 시간이 길어졌을 때 나타난다. 조현병 약은 가격과 성능이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맞는 약이 있고 안 맞는 약이 있을 뿐이다. 실제로 병원에서 초발일 경우 리스페리돈 등을 투여하고, 효과가 없으면 약을 바꾸어 가면서 환자에게 맞는 약을 골라 낸다고 한다.
예전에는 항정신성 약물이 부작용이 심하여 환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기도 하였지만 현대에는 비전형적 항정신제[54]가 매우 발전하여 그런 부작용이 거의 없이 조현병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55]
골치 아프게도 다른 심인성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에 치료가 곤란하며, 격리 치료라는 극단적 방법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도 일반인들에게 정신병에 대한 편견을 심어준 중요 요인.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는 전두엽 절제술이나 Hot Blanket Therapy[56]이나 인슐린 쇼크 요법 같은 충격요법을 실시하기도 했는데, 이런 충격을 주면 환자가 제정신이 든다고 믿었다.
대다수 병이 그렇지만 조현병은 특히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환자에게 자기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받아 들이게 해야 치료가 빠른데, 대부분의 환자는 자신이 스스로 조현병 환자라고 자각하지 못하는 데다 각종 피해망상(ex. 의사가 나를 해치려 한다.), 관계망상(ex. 누구와 누구가 나에 대해 욕하고 있다.) 때문에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주치의가 병명을 알려준다 해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이런 경우엔 가족들에게라도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조현병은 초기 치료를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초기에 약간의 양성 증상은 도파민만 억제해주면 금방 좋아지고, 이후 약을 꾸준히 복용하거나 외래추적만 잘 받으면 정상인이나 다름없게 살 수 있다. 당뇨 환자가 매일 당뇨약을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본인이 병식을 가지지 못하고,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양성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음성 증상까지 생기는데 시간이 갈수록 상황도 심각해진다. 도파민 이상에서 비롯한 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점점 심해지면 도파민 뿐 아니라 온갖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엉켜버려서 도파민 억제만으로는 치료 효과가 떨어져버리고, 그러면 차료 효과가 나오질 않으니 순응도도 떨어지고, 치료를 제대로 안 받으면 뇌 내 신경전달물질은 계속해서 엉망이 되고, 그렇게 조현병 증상이 계속 지속되면 그 상태에 맞게 대뇌 회로가 변화, 증상이 완전히 고착화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거기에 조현병은 자신과 주변을 황폐화 시키는 질환으로 유병 기간이 오래될수록 사회경제적 수준은 추락, 주변 사람들도 다 떠나버리기 때문에 더욱 질병 치료를 못 받는다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따라서 주변의 적극적인 지지로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것이 제일 중요하며, 치료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조현병 역시 치료 의지와 주변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다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다.
약물 치료가 잘 안 듣거나, 긴장증적 증상이 주된 증상이거나, 임신 중이어서 약물을 쓰기 힘든 경우 등에서는 전기 충격 요법(ECT)라는 방법을 사용한다.[57] 두뇌에 전기를 흘려 보내 일시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치료법으로, 뇌를 리부트시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현병 외에도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장애에서도 사용하는 방법이다.
입원 치료는 진단적 목적, 약물 관련 이슈, 타인이나 본인에게 위험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존재할 때(특히 피해망상)[58], 실제적인 생활이 어려울 때, 그리고 위에 말한 ECT를 할 때 등에 고려한다. 증상이 심할 때는 혼자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급성기 치료나 중증의 경우에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의 지지가 전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조현병 환자는 자기가 병에 걸렸다는 인식[59]이 없기 때문에 재발도 본인이 판단할 수 없어서 가족을 포함한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낮 병원[60]은 입원과 외래 사이에 빈 공간을 채워주는 시설로 유용하다. 이렇게 조현병 환자를 관리하는 것을 사례관리라고 하는데 미국,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조현병 환자 치료의 방식이다. 이 방식의 유용한 점은 조현병 환자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재활치료를 받게 함으로써 입원 치료에 비해 치료 효과가 좋고 비용이 덜 들면서 훨씬 더 인권적인 방법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보호자가 없는 조현병 환자들이 합숙하면서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는 기숙사(그룹홈)가 뉴욕에 있을 정도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도시에서는 꽤 많이 찾아볼 수 있고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혹여나 어느 조현병 환자가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해도 술은 멀리 하도록 하자. 조현병과 알코올 중독은 정신질환의 "양대 산맥"을 달리는 질병들이며, 이 둘이 한 환자에게 겹쳐서 나타날 경우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규모로 이어진다.
완치 사례는 아니지만 사회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한 사례 중에는 이런 경우도 있다.[61] 어떤 병원에 입원해 있던 한 조현병자는 평소에는 조현병 증세를 보였지만 이상하게 자기 손톱을 정리할 때만은 온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이를 유심히 본 의사가 그 환자에게 네일아트를 교육시켰는데, 그 환자의 상태가 좋아져 2년도 안되어 퇴원하고 완전히 자립했다!
통원치료 노하우
조현병 환자가 복약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약물 부작용에 의한 신체 기능 저하(까라짐)이다. 이 부작용 때문에 환자는 일상 생활에 심한 곤란을 느끼게 되며, 그 정도가 심할수록 더 큰 복약 중단의 유혹을 받는다. 정신은 말짱해도 몸이 무겁고 한없이 늘어져 손 하나 까딱하는 것도 불편하여 그냥 계속 누워만 있고 싶어지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환자와 담당 의사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의사는 질병의 전문가이고 환자는 증상의 당사자이다.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담당 의사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지만, 문제는 조현병의 투약에 따른 부작용은 100명이면 100명 모두가 다 다르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박사님이라도 환자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부작용을 잡아낼 수 없다. 또 조현병은 심각한 질병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의 교수급 의사들이 담당하게 되는데, 이분들은 전부 매우 바쁘기 때문에 환자가 부작용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으면 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일반적인 처방에 머무른다. 따라서 환자는 첫째로 자기 신체의 컨디션 변화에 매우 예민해야 하고, 둘째로 신체적인 불편함이 있으면 담당 의사에게 불편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통상적인 질병으로 내원했을 때처럼 의사가 묻는 말에만 답변하는 식으로 진료 면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부작용 해소에 딜레마가 있다. 비정형 제제조차도 약물을 충분히 줄였을 때에만 까라짐이 없어지는데, 증상 재발의 위험은 약물 용량과 반비례 관계다. 부작용을 없애자고 약물을 줄이면 증상 재발의 위험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따라서 환자가 자신의 컨디션에 민감할수록 의사도 더 공격적인 처방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도파민 상태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으면 증상 재발이 시작되는 시기에 신체 변화를 환자가 눈치 채고 의사에게 알리면 즉시 투약 용량을 충분하게 늘려서 재발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의사도 안심하고 용량을 줄일 수 있다.
자신의 컨디션에 민감해지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 보통 상당히 긴 전구증상 기간을 겪기도 하는데 보통 사춘기가 시작되는 10대 시절에 많이 시작된다. 감정 변화가 큰 사춘기 시절에 병증에 의한 우울증이 발생하는데, 문제는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나이에 우울증이 시작되므로 자신의 우울한 감정에 문제 의식이 없다. 우울한 상태가 보통의 평범한 감정이고 어른이 되면 다들 그렇게 사는 것이려니 하고 생각하게 된다. 즐거움도 못 느끼고 의욕도 없으며 그냥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진다면 우울한 상태다. 치료를 꾸준히 받아 상태가 많이 좋아지면 우울한 감정이 사라진다. 그러다 다시 이런 상태가 되면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예전에는 우울하지 않은 감정을 아예 몰랐기 때문에 우울해도 별 스트레스 없이 지냈지만, 우울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되면 이전과 달리 굉장히 고통스럽고 견디기 상당히 힘들다. 1주일 이상 이런 감정이 지속되면 신체 균형을 기대하긴 어려우니 빨리 처방을 받아야 한다. 도파민이 부족한 상황인데 항우울제로 도파민을 활성화 시켜야 할 수도 있고, 반갑게도 신체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어 항도파민제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또 투약을 즉시 늘려야 하는 응급 신호에 예민해야 한다. 가장 먼저 오는 신호는 수면이다. 도파민 양이 과해지면 수면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꿈을 많이 꾼다. 수면은 상당히 큰 징후다. 의사의 지시에 의해 약을 한 단계 줄일 때도 심각한 수면장애가 오는데, 보통은 1주일 이내에 신체 균형을 찾아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 때 상태를 잘 기억해야 한다. 약의 변화가 없는데도 갑자기 약을 줄인 것처럼 수면장애가 오면 명백한 재발 신호다. 즉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수면보다 약한 신호는 편집적 사고와 관계 사고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이 나를 특정해서 의도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든다면 이 또한 응급 신호다. 그리고 TV 속 인물이나 인터넷, 신문 등 전혀 그럴 수 없는 공적인 매체가 자신에게 무엇인가 암시하는 숨겨진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역시 응급 신호다. TV 속 인물이 자신을 쳐다보거나 자신을 의식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경우도 있다.
그리고 조현병은 한창 연애를 할 청년기에 주로 발생하는데, 연애 감정은 도파민 분비와 직결되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일단 누군가에게 반했다면 약을 늘려서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을 추천한다. 상대가 완곡하든 단호하든 거절을 했는데 미련이 생기거나 튕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음 기회를 기다려보자는 생각을 하는 등 단념이 안 된다면 의사에게 이야기해 약을 늘리는 게 절대적으로 유익하다. 복용량이 늘어나면 신기하게도 미련이 없어진다. 누군가 때문에 애타는 감정이 생겼다면 불필요한 고통은 겪지 말자.
투약을 줄여야 하는 신호도 있다. 추체외로증상이라고 하는 도파민 부족 증상인데, 마치 파킨슨병처럼 혀가 굳어 침 삼키는 게 불편해지고 팔다리도 굳어 서있는 것조차 불편해지며 심장도 두근두근하는 게 느껴진다. 보통 복약 후 1시간 정도 지나 증상이 생기고 불편을 참고서 잠을 자면 아침에는 괜찮아진다. 처음 겪게 되면 굉장히 당황하게 되고 겁이 나는데, 이 증상은 명백한 도파민 분비 감소 신호이므로 기뻐해도 된다. 빨리 의사에게 알려서 용량을 줄이자.
보통 항도파민제에 의한 까라짐을 줄이기 위해 다량의 항우울제를 병용하게 되는데, 복용량이 많을 때는 항우울제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효과가 없다. 하지만 점점 상태가 좋아져 용량이 줄어들면 우울감이 사라지고 좀 더 좋아지면 즐거운 감정도 느끼게 된다. 그런데 도파민 과다 증상인데 환자는 감정 변화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 즐거운 감정이 정상적인 상태인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만약 기분이 들떠서 행동이나 대인관계에서 의도치 않은 실수들이 일어난다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조현병 환자라면 아주 어릴 적 유소년기에 마냥 들뜬 기분에 함부로 나대다가 사고를 쳐서 부모님께 혼난 경험이 빈번할 것이다. 이런 상태가 도파민 과다 상태다. 이런 식으로 들떠서 사고를 치거나 이유 없이 기분 좋은 상태가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신체 균형이 깨진 상황이니 의사와 상담을 통해 항우울제를 줄이면 된다.
이렇게 적극적인 통원 치료로 복용량이 상당히 줄어들면 부작용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못할 정도로 경미해진다. 그러면 당신도 이제 조현병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병식에 대한 노하우
자신에게 질병이 있다는 인식을 병식이라고 하는데, 조현병 환자는 앞서 서술된 것처럼 병식 능력이 전혀 없다. 진짜 미친 사람 치고 자기가 미쳤다고 주장하는 자는 없다는 세간의 말대로 조현병 환자는 자신이 처해진 고통스런 상황의 원인에 대해 온갖 망상과 음모를 다 떠올리면서도 '뇌정신증 때문에 이럴 수도 있다'는 생각에만큼은 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질병이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다른 사람이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 하면 편집적인 망상을 늘어놓는데, 이를 들어 보면 백이면 백 모두 말도 안 되고 앞뒤도 안 맞는 망상이다.
논리적 사고에 주된 문제가 있는 편집증이나 망상장애 환자와 달리 조현병에서 발생하는 편집과 망상은 환각에 기반한 논리적 사고의 결과물이다. 즉, 중심적인 문제는 감각의 이상이지 사고의 이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현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환자는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횡설수설하는 지리멸렬 증상을 보이는데 이때조차도 조현병 환자는 자신이 입에서 내뱉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으며, 그래서 원하는 대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을 답답해한다. 그럼에도 망상장애와 달리 조현병의 망상이 기괴한 이유는 그 망상이 비현실적인 환각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의 논리적 사고 능력은 다른 기능에 비해 정상적이다. 하지만 조현병 환자가 경험하는 환각은 실제 감각과 차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자신이 환각으로 경험하는 왜곡된 감각이 사실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환각으로써 자신에게 발생하는 사건들의 비현실성 때문에 공포감을 느낀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허무맹랑한 일들이 현실에서 정말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각에 이상이 생겼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 채, 주변 환경의 변화를 편집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하여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추론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완성되어 인지도식을 완성하게 되면 그것이 환자의 망상이 된다. 그리고 자신이 완성한 망상에 영향을 받아 망상이 참이라는 결론을 지지하는 잘못된 감각(환각)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환자의 기괴한 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견고해진다.
예를 들어 이웃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망상을 가진 환자가 있다고 해 보자. 이러한 망상을 가진 환자의 상태가 심각해질 경우 뉴스에서 보듯이 타인을 해치게 된다. 하지만 이 사람이 그러한 망상을 갖게 된 경위에는 (극도로 주관적이긴 하지만) 그럴듯한 논리적 근거가 있다.
1. 이웃이 준 음식을 먹고 심한 탈이 났다 |
사실 조현병 환자의 망상 증상은 큰 스트레스가 있을 때 발병하기 쉬운데, 그런 스트레스 상태에서 배탈 등의 가벼운 신체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흔한 일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사고의 비약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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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얼마 지나 그 이웃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는데 나를 적대적인 눈빛으로 바라봤다. |
자그만한 환각이다. 이웃은 사물을 보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환자는 적대적 눈빛의 환각으로 보였고, 이를 객관적으로 구별하기는 당사자의 입장에선 매우 힘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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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 이웃이 "이유도 없이 나를 미워할 리 없다"고 부인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
환자 입장에선 나름 합리적인 사고를 했지만, 이유도 없이 나를 미워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부터 강박적 사고로 인해 환각이 증폭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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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밤에 이웃이 나를 해치려고 모의하는 속삭임을 들었다. |
망상이 유발한 환청이다. 이웃은 당사자와는 무관한 일상적인 대화를 하고 있었을 것이고, 아예 대화가 아닌 단순한 소음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당사자는 그것이 환각임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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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왜 그 사람이 그런 모의를 할까 생각하고 과거 사건들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
강박관념과 이에 혼합된 환각으로 인해 편집적 사고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는 주변을 뭐든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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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년 전 그 이웃과 부딪혀서 넘어진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가면서 다리를 절뚝였다. 아무래도 그때부터인 것 같다. |
편집적 사고로 인해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다. 해당 사건은 이 일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거나 극히 희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당사자 입장에선 이 두 가지 사건간의 인과관계는 언급조차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당연시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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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러고 보니 몇 달 전 나와 마주쳤을 때도 행동이 좀 이상했다. |
편집증과 이로 인한 환각이 서로 맞물려 더욱 심각한 망상으로 발전되고, 이는 환자가 받고 있던 스트레스를 증폭시킨다. 설령 몇 달 전엔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도 이미 환자의 입장에선 '주변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부인하는 이웃의 수상한 행동'은 명백한 사실로 인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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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 사람이 나를 해치려고 하는 게 틀림 없다. |
공포에 사로잡힌 망상의 완성. 이 망상을 급성 상태의 조현병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진술하면 "한 이웃이 나를 해치려고 하는 게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1년 전 다리를 절뚝였기 때문이다."로 표현된다. 이 시점에서 자그만한 기폭 또는 추가적인 환각만 가해저도 스트레스에 대한 대미지 컨트롤이 취약한 환자는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무력화되는 격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62] |
대략 이런 식으로 환각에 따른 악 순환의 고리가 돌기 때문에 자력으론 빠져나올 수 없다. 환자를 설득하려고 해도 환각에 따른 경험은 당사자 입장에선 정말 눈 앞에서 일어났던 일이라서 설득이 불가능하다. 거기다가 강압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하려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면 추가적인 환각만 발생할 뿐인지라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환각이 극도로 심해지면 공포에 사로잡힌 환자가 정신이 피폐해진 나머지 방어적 목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63]
여기서 병식을 주입하는데 중요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망상의 핵심에는 환각이 자리잡고 있다. 즉 망상의 근거가 되는 경험이 환각임을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줘야 한다. 쉽게 말해서 환자가 증상이 발발했을 때 환각을 경험한 대상을 투약 등의 방법으로 감각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뒤에 접해주면 된다.
예를 들어 환자가 급성기에 TV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자신에게 말했다는 망상을 진술했다면, 한동안의 투약으로 감각이 진정된 뒤에 그때의 TV 뉴스를 보여주면 자신의 감각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감각이 아직 충분히 진정되지 않았다면 그때의 화면과 지금의 화면이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환각 등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증상 및 치료 의지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방치의 위험성
모든 병이 그러하듯이 초기에 조현병이 발생했다면 충분히 치료 가능하며, 초기를 놓치면 점점 고치기 어려워지고,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환자가 병에 대한 자각[64]을 가져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당뇨병처럼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다. 한 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이 두 조건만 갖춘다면 단순한 정신적 이상에 가까운 조현병은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보다 관리하기 훨씬 쉽다.
그러나 정반대로 그 병식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65] 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이 좀 호전되면 복약에 소홀해지는 등으로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웬만한 불치병보다 끔찍한 미래가 기다리는 병이기도 하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기간[66]이 길면 뇌 신경 조직의 손상이 커져 이에 따른 사고기능장애로 점점 더 재활이 어려워 진다. 신경조직 손상에 따라 사고 능력이 저하되어서 병에 대한 자각 능력까지 떨어지게 되며, 이게 중첩될 경우 당사자는 극도로 심각한 환각 속에 치매에 버금가는 인지 기능의 실질적 손상까지 입게 된다.[67]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만약 조현병에 걸렸다는 것을 인지했거나 타인에 의해 이상 증세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미루지 말고 꼭 조현병 담당 의사한테 진료를 받도록 하자. 초기에 진단을 받아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8. 경과 및 합병증
조현병의 예후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불량하며, 아직까지 완치를 위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70] 약물치료를 하는 도중에 투약을 중단할 경우, 1년 후의 재발률은 약 70%이며 지속적으로 항정신성약물을 투여할 때는 약 23%로 감소된다. 25~30년의 치료 추적기간 동안의 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1/3만이 회복 또는 증상이 소실되었고[71] 그 밖의 환자는 주증상이 지속되고 있거나 여전히 입원치료를 하고 있다. 이는 보통 333룰로 대변되는데, 전체 환자의 3분의 1은 약물과 상담 치료만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다른 3분의 1은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병원을 주기적으로 들러야하며, 나머지 3분의 1은 약조차 듣지 않아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하고 심하면 병원입원조치를 취하게 된다.
조현병으로 첫 입원 치료 후 5년에서 10년 추적 관찰한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10~20% 정도의 환자들이 좋은 결과를 가지는 것으로 되어있다. 절반 정도의 환자는 결과가 좋지 않아 반복적인 입원, 증상의 악화, 우울 삽화의 경험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조현병 환자가 좋지 않은 경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가령 최소 20~30%의 환자들은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분장애 환자들에 비해서 예후가 나쁘고, 초기에 치료할 경우 예후가 좀 더 나은 편이다. 생각보다 높은 1%나 되는 유병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초기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1. 항정신병제 부작용: 비만
복용하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체중 증가가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심각한 비만은 자존감을 크게 해쳐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므로 치료에 방해가 되는 문제이다.
대개는 항정신병제제가 입맛을 좋게해서 식사량이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상은 항도파민제가 뇌의 에너지소비를 크게 줄여서 기초대사량이 극도로 낮아지는게 원인이다. 꾸준히 복약해서 안정된 환자는 평소 먹던 분량의 절반만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으며 살이 찌지 않으려면 옆에서 봤을 때 '이정도만 먹으면 굶어죽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적게 먹어야 한다. 그렇게 적게 먹어도 별로 힘들지 않다.
일단 찐 살은 식사량을 여기서 더 줄이거나 운동으로 에너지 소비를 늘려서 허기로 고통을 느낄 정도가 되어야 뺄 수 있는데 조현병 환자에게는 치트키가 하나 있다. 바로 카페인. 조현병이 발병하면 까라짐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카페인의 각성효과를 의지하는데 카페인에 굉장히 둔감해져 아무리 섭취해도 별 효과가 없다. 이를 역이용하면 카페인의 지방분해 기능을 이용해 극단적인 절식을 하면서도 공복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항정신병 약물 중 아리피프라졸과 지프라시돈은 체중 증가 부작용이 비교적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약들도 다른 부작용은 있다.
9. 역학
10대 후반~20대 초반에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빈발하며,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에게 빈발한다.[72] 군대 때문에 남자의 경우 20대 초반에 많이 발생한다고 오해할수도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발병 비율은 차이가 없으며 상대적으로 저학력자보다 고학력자에게서 빈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젊은 계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는 생물심리학적으로 젊은 계층이 취약한게 아니라 조현병의 소인을 가진 사람이 본격적으로 조현병 증상을 발현 하는게 이 때 라서다. 그리고 40대 후반 이상일 경우 발병할 확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다. 다만 늦은 나이에 발병할수록 치료 효과가 없다. 가장 최악인 건 젊었을 때 한 번 앓고 나았다가 나이 들고서 재발한 경우.
발병에는 유전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유전자로는 COMT(전전두엽 기능 과다 유발)와 BDNF가 있다. 단 이건 뇌전증과도 밀접한 영향이 있어서 연관성은 더 밝혀야 될 문제다.
유전적인 소인도 어느 정도 있어, 한 쪽이 문제가 있을 경우(특히 선천적으로) 발병 확률이 1%에서 10% 정도로 올라가고, 부계보다 모계의 영향을 더 받는데 조현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 또한 정상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보다 조현병과 발달장애, 다른 정신병, 그리고 신경계 질환 빈도가 유의하게 높다.[73] 양쪽 모두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40%의 발병 확률까지 보인다고 한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44.3%의 유병률을 보여 강력한 유전적 소인이 있으나, 한 가정의 쌍둥이가 입양가정 쌍둥이보다 유병률이 높다. 즉, 환경에 따라 유병률이 차이가 난다.[74] 이에 대해 가장 합리적인 설명은 리스크 팩터 이론으로, 해당 질병이 발병할 수 있는 취약성은 일란성 쌍둥이 모두 공유하고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겪는 환경에 의해 발병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조현병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도 좋은 환경과 세심한 보호로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한번 발병하고 난 이후에는 예후를 확신할 수가 없다.
태아 상태에서 인플루엔자 등 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 중에서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바이러스가 태아의 뇌에 어떤 영향을 주어 성장하면서 뇌의 신경회로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가설이다.
소뇌 크기 감소가 조현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 범죄와의 연관성
10.1. 개요
조현병은 환각과 망상을 동반하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계획적이든 충동적이든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논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해 일 간의 상관관계도 잘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공격하는 묻지마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 지적장애나 발달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일반인보다도 낮은 편인데 비하여 조현병과 범죄 사이에서는 상당한 양(+)의 상관관계를 따르는 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장애 범죄자 수는 2013년 5,858명에서 2014년 6,265명, 2015년 6,980명, 2016년 8,287명, 2017년 9,027명으로 매년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정신장애 범죄자의 재범률은 2013년에서 2017년의 기간 동안 65%를 기록했는데, 이는 동기간 일반인 범죄자의 재범률 47%에 비해 20% 가까이 높았다.
대중이 조현병 환자의 강력범죄에 대해 유달리 우려를 표하는 것은 단순히 조현병 환자가 살인을 많이 저질러서가 아니라, 그로 인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에도 개인 차원에서 피해를 방지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불확실하고 대안이 없는 상황을 그렇지 않은 상황에 비해 훨씬 두려워하므로, 조현병 환자에 대한 여론이 단순히 편견이나 차별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강력범죄는 원한, 치정 등 피해자가 주로 피의자의 관계자에 국한되거나 치안이 좋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개인이 이를 인지하고 나름대로의 대응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조현병 환자의 범죄는 애초에 환자 본인이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어 시간, 장소, 대상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한다. 피해자가 아무 잘못이 없어도 혼자서 망상을 부풀려나가다 이내 찾아가서 칼을 휘두르거나, 혹은 문자 그대로 길거리에서 아무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마구잡이로 휘두르기도 한다. 이를 예상하고 경찰 등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관련 법령상 어떤 피해를 실제로 입기 전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조현병의 특성과 제도적인 한계 때문에 개인 입장에서는 피해를 방지하고 대응할 방법이 거의 없다. 조현병 환자의 강력범죄에 대해 대중이 공포심을 갖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또한 그들이 비 조현병 범죄자들에 비해 처벌을 받지 않거나 면죄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똑같은 수준의 범죄를 저질러놓고도 상대적으로 면죄부를 받는다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공포나 피해의식이 커지는 게 당연하며 '일단 피하고 보는게 상책이구나'라는 극단적인 여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심신미약 감경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어 판결이 지엄해졌다곤 하나 하단에 서술된 범죄자 목록을 보면 알듯이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피의자나 안인득처럼 여론의 관심이 최고 수준으로 집중된 흉악 사건들도, 형벌 자체는 징역 수십년~무기징역의 중형이 나왔을지언정 결국엔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감형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기에 조현병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처벌을 덜 받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사실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심신미약의 기준에 부합할 만큼 병증이 심하다는 게 증명이 된다면 아무리 잔혹한 범인이라고 해도 판사 입장에서도 반드시 감경을 해줄 수 밖에 없다. 이는 조현병 만이 그런 것이 아니며 모든 심신미약 범죄자들에게 다 해당하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조현병에 대한 나쁜 인식은 상윤이 사건의 진행과도 유사한데 이 사건에서 피해자를 잔혹한 방식으로 추락사시켜 죽였는데도 무죄 처분을 받았다. 가해자 본인에게 책임을 물릴 수 없으며, 이쪽은 최중증 발달장애라 판단력 자체가 전무하니 그렇다쳐도 피의자를 방치한 책임자들까지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결론은 조현병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병세가 악화되어 폭력성을 드러내는 환자는 책임자가 제재를 가하여 강제로라도 치료를 받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에서 정신질환 관련 복지에 각별히 신경쓰는 이유도 이로 인한 사회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안인득처럼 치료를 거부하는 중증 환자와 이를 손놓고 방치한 책임자들 때문에 사건이 터지고, 그렇게 다시 질병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고, 그러면서 사회적 지탄을 두려워한 일반 환자들의 치료 거부가 더 심해지며 다시 사건이 터지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태이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조현병 범죄자의 특징
범죄를 저지르는 조현병 환자는 대부분 자신이 환자임을 극도로 부인하여 병식이 없어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병식이 있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일반인 진상보다도 위험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병식이 없어 치료를 거부하는 조현병 환자는 망상을 현실이라 믿고 극도로 괴로워하며 주변 모두를 의심하거나, 망상 속에서 환각의 명령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75]
조현병 환자들의 폭력적인 행동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이 급성 기간에 보이는 스팟 증상이다. 이 경우 대부분은 자신이 위해를 당할 것이라는 편집 망상에서 기인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격적 행위를 나타내게 되는데, 당연하게 현실적인 목적성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므로 사이코패스의 행위와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며 치료와 격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환각이 극도로 심해지면 공포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은 환자가 타인을 해칠 수도 있다.
질병에 대한 이해가 사회에 확산되어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이 빨리 병원으로 인도하고 본인이 병식을 가지고 꾸준히 격리치료를 받았다면 100% 예방되었을 사건들이므로 안타까움이 크다. 이들은 최고위험도 정신질환자 이므로 이들에 대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필요하다면 강제로라도 입원시켜 사회로부터 격리해 치료받게 하는것이 극단적인 상황 예방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관련 범죄 사례
아래의 사례들은 대부분 조현병 환자가 가해자인 사례이나, 반대로 조현병에 걸린 환자를 돌보던 보호자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환자를 살해한 간병살인 사건도 존재한다. 2021년 5월 3일, 서울특별시 강서구에서 조현병과 양극성장애를 앓는 36세 딸을 23년간 돌보아 온 66세 어머니가, 딸의 증세가 악화되자 결국 흉기로 자신의 딸을 살해한 사건이 그 예시. 1심에서 재판부는 '오랜 시간 정신질환을 앓아오던 피해자를 정성껏 보살폈다 하더라도 독자적인 인격체인 자녀의 생명을 함부로 결정할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라며 징역 4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 재판부는 '어머니는 자신과 남편이 죽은 후 혼자 남을 피해자가 냉대 속에 혼자 살 수 없다고 판단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남편도 선처를 호소하고 있고, 딸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