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交友投分~]

<STYLE>P{margin-top:2px;margin-bottom:2px;}</STYLE> 91. 交(사귈 교)友(벗 우)投(던질 투)分(나눌 분) 벗을 사귈 때에는 서로가 분에 맞는 사람끼리 사귀어야 한다. ◈ 부름님 부연설명 ◈ 朋友有信(붕우유신)을 생각하게 하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의 投分(투분)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 分은 나누어 가진 '몫'을 뜻하고, 投는 '던지다' , '주다' 정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도움을 서로 주고받을 때에서는 제 몫을 던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어떤 광고에 이와 관련된 문구가 눈에 띄더군요. "자신보다 남을 더 챙겨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찾았습니다." 보험 광고였나 생각이 잘 안나는데요. 벗을 사귐에도 제 몫보다 친구의 몫을 더 챙겨준다면 더 할 나위가 없겠죠. 하지만 꼭 그렇다고만 해서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순 없을것 같습니다. 그럼 이 세상에는 다 성인 군자들만 친구 사귀라는 말이 되어 버리는 거잖아요. 그렇게 친구의 몫만 챙겨주다보면 은근히 자신의 몫도 바라게 되는게 사람의 보통 심리 아닌가요. 속 편하게 자기 몫을 주고 받는 가운데 정분을 나누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92. 切(끊을 절/모두 체)磨(갈 마)箴(경계 잠)規(법 규) 열심히 닦고 배워서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 ◈ 부름님 부연설명 ◈ 切磨(절마)는 절차탁마라는 사자성어의 줄임말로서,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절차탁마의 의미가 이번 구절에 들어오면서 '벗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다듬는다.'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요. 사람의 정체성은 자기 주위의 사람, 특히 벗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箴(잠)은 경계하다라는 뜻과 함께 바늘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옆에서 친구가 졸고 있으면 콕콕 찔러서 깨운다는 의미에서 경계하다라는 의미가 나왔다고 하는군요. 規(규)는 법, 즉 일탈을 막아준다는 의미로 사용 됩니다. 한꺼번에 풀이하면 '깎고 갈고 일깨워주고 바른말로 잡아준다.'정도로 할 수 있겠네요. 93. 仁(어질 인)慈(사랑할 자)隱(숨을 은)惻(슬플 측) 어진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고 또는 이를 측은히 여겨야 한다. ◈ 부름님 부연설명 ◈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 두 개가 묶여 있는 구절이군요. 인자와 측은이라는 단어 말이죠. 위의 풀이대로 인자는 어진 마음으로 사랑한다, 측은은 남을 마음 속으로 불쌍히 여긴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가지, 隱(은)의 의미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마음속의 기미'라는 뜻에서 숨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르침으로 백성들로부터 얻고자 한 반응은 무엇일까요? 물론 지배층의 입장에서 말이죠. 인자와 측은 속에는 자신이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커보이게 하는 효과를 품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의 왜소함으로 인해 어떠한 모순과 갈등도 폭력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하난군요. 좀 억지스럽게 갖다 부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남을 시기하기도 하지만, 왠간해선 장점보단 단점을 보려고 하는 자세가 위의 설명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인자은측의 자세를 갖추되 남을 일부러 깍아 내려서는 안되겠죠? 94. 造(지을 조)次(버금 차)弗(아닐 불)離(떠날 리) 남을 위한 동정심을 잠시라도 잊지 말고 항상 가져야 한다. ◈ 부름님 부연설명 ◈ 먼저 '조차'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次(차)는 고문자에서 '천막,야영하다'라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조차'는 실제로 '천막을 짓다'라는 뜻이 되는 것이죠. 천막이란 위급하거나 경황이 없을 때에 임시로 짓는 것이므로 의미가 전이되서 '황급함' 등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조차불리'는 '황급한 경우에서라도 (앞의 인자은측)을 떠나서는(잊어서는) 안 된다'를 뜻하게 됩니다. 내가 처한 상황도 곤란한데, 다른 사람을 먼저 돌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죠. 현실적으로 거리감이 있다면 현실에 맞게 재해석 해 봅시다. 처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긴박한 상황에서 인자은측을 잠시나마 잊었다고 칩시다. (현실에서) 그 후의 대처 방안으로 두 가지를 얘기합니다. 하나는 사실은 떠났으면서도 떠나지 않은 것처럼 속이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떠났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하되 그것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였다고 하는 것입니다. 긴 안목에서는 후자가 오히려 유익하다고 하네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의 인자은측을 항상 맘속에 지녀야 한다는 강박관념 자체가 아닐까요? 95. 節(마디 절)義(옳을 의)廉(청렴 렴)退(물러갈 퇴) 청렴과 절개와 의리와 사양함과 물러감은 늘 지켜야 한다. ◈ 부름님 부연설명 ◈ 절개, 의리, 청렴, 용퇴 를 뜻하며, 이것은 옛날 사대부들이 주군을 섬기는 데 필요한 대표적인 윤리의식을 말하고 있습니다. 음............ 더 이상의 설명은 낱말 풀이 밖에 안되겠군요. '용퇴'라 함은 '스스로 물러난다'라는 뜻인데, 늙은 신하가 자신의 용도가 더 이상 없어질 때 주군의 염려를 끼치지 않고 스스로 관직에서 물러남을 일컫습니다. 절개, 의리, 청렴이야 뭐... ^^ 96. 顚(엎드러질 전)沛(자빠질 패)匪(아닐 비)虧(이지러질 휴) 엎드려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용기를 잃지 말라. ◈ 부름님 부연설명 ◈ 顚沛(전패)는 엎어지고 자빠짐을 뜻하는데, 이는 좌절과 환란을 당한 경우를 지시합니다. 즉 어려운 상황이 와도 앞의 절개,의리,청렴,용퇴를 잃지 않는다는 얘기겠죠. 일단, 이번 구절의 의미는 위의 해설과 같습니다. 이제 살펴봐야 할 것은 앞의 '인자은측 조차불리, 절의렴퇴 전패비휴'까지 입니다.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보면, '인자함과 측은해함은 아무리 황급해도 떠나서는 안되고, 절개,의리,청렴,용퇴의 덕목도 아무리 다급해도 흠을 내선 안된다' 라고 하죠. 여기서 단순 비교 하나 해 봅시다. 우리 사회에선 인자함과 의리 중에 어느 덕목이 더 우선시 되고 있을까요? 제 생각입니다만, 인자함이 모자란 사람들은 '모질다, 독하다' 같은 부정적이기보다 왠지 현실적이고 강해보이는 인상을 풍기는데요, 의리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은 정말 혹독하죠. 의리 빼면 시체라면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 아닙니까? 근거는 제시할 수 없지만 이런 사회 분위기가 대충 맞다면, 의리나 절개의 덕목이 인자함을 앞서 간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의리는 지킨다'는 얘기를 할 때 그 의리에 대해선 잘 알지만, 표현조차 하기 힘든 인자함은 그 것이 뭔지도 잘 모르는데 차이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97.性(성품 성)靜(고요할 정)情(뜻 정)逸(편안할 일) 성품이 고요하면 뜻이 편안하니 고요함은 천성이요 동작함은 인정이다. ◈ 부름님 부연설명 ◈ 性(성)은 타고난 착한 본성을, 情(정)은 사물로부터 자극을 받아 형성된 욕망을 각각 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착한 본성을 다치지 않고 타고난 그대로를 유지한다면 그에 따라 욕망도 적절히 조절되어 마구 뛰도록 내버려두더라도 도를 넘지 않을 만큼 편안하게 된다는 것. 이것이 이 구절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98. 心(마음 심)動(움직일 동)神(귀신 신)疲(피곤할 피) 마음이 움직이면 신기가 피곤하니 마음이 불안하면 신기가 불편하다. ◈ 부름님 부연설명 ◈ 앞의 구절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마음이 움직이면 정신이 고달파진다.' '마음'(心)이란 앞의 성(性)과 정(情)을 제어하는 것이므로 마음이 사물에 현혹되어 이끌려다니면 본성이 흔들리고, 따라서 정신이 피곤해 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놓고 본다면 情보다는 性이 중심에 있고, 이를 제어하는 것이 心이기 때문에 心이 가장 근본에 있는 것이 되겠군요. 즉, 어떤 일에 있어서든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경쟁 상대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얘기겠죠? 99. 守(지킬 수)眞(참 진)志(뜻 지)滿(찰 만) 사람의 도리를 지키면 뜻이 차고 군자의 도를 지키면 뜻이 편안하다. ◈ 부름님 부연설명 ◈ 眞(진)은 신념이라는 의미로 차용되었습니다. 眞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겠습니다만, 그 중에 신념이라는 의미를 골라 쓴 것이지요. "眞은 도(道)이니, 도를 지키면 마음과 몸이 맑고 밝아져서 얽매임이 없게 되고 이지러지고 결핍됨이 없게 된다." 를 뜻하는 구절입니다. 이런 내용이 있네요, 의지(志)는 욕망의 산물이어서 항상 넘치게 마련이므로 이런 속성을 경계하고 억제하려는 것이 수진지만의 본래 의도이다... 라구요. '의지가 넘치게 마련이다'.. 욕망을 가리킴인데, 이것을 신념으로 제한한다는 (별로 쉽지 않은 풀이가 됐군요...) 내용인 것 같습니다. 100. 逐(쫓을 축)物(만물 물)意(뜻 의)移(옮길 이) 마음이 불안함은 욕심이 있어서 그렇다. 너무 욕심내면 마음도 변한다. ◈ 부름님 부연설명 ◈ 앞의 구절과 연결시켜서 풀이하면, "신념을 지키면 의지가 충만해지지만, 사물을 쫓아가면 의지가 흔들리게 된다" 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