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산지관리위원회,
강화바이오골프장 조건부 승인해버려!
민통선안까지 골프장 건설이 승인되어 버렸다.
아름다운 숲과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는 강화도 창후리 북쪽 민통선안 '별립산'
보기드물 정도로 우수한 숲 생태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지방지단체의 산지전용 허간권한이 확대되면서 인천시가 처음으로 골프장에 대한 산지전용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였다. 그 대상이 바로 강화도 인화리의 '강화바이오골프장'에 대한 산지전용 심의로, 2011년 5월 31일 열린 인천시 산지관리위원회는 이를 '조건부 가결'하였다. 이로 인해 보기드물 정도로 아름다운 숲과 수만 그루의 나무가 베어나가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문제는 이미 별립산에는 30만평이 넘는 골프장(강화 인화리 골프장)이 허가가 난 상태로, 이번 추가 골프장 허가로 인해 작은 산에 2개의 골프장이 건설되며 산의 절반이 파헤쳐질 지경이 이르렀다. 강화도 창후리 북쪽 민통선안에 있는 '별립산'은 북한과 조강( 祖江 : 한강과 임진강이 합수되어 서해 강화로 빠져나가는 지점)이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산으로 2개의 골프장이 한꺼번에 승인되며 산을 파헤치고 흙을 갈아엎으며 이제 산으로서의 그 명목을 유지하기 힘들게 되었다.
한강의 끝자락을 지키고 있는 '별립산'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는 '별립산'은 남한 서북쪽 끝에서 한강의 끝자락을 지키고 있는 산으로, 민통선 안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우수한 식생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뿐만 아니라 해발 400미터 정상에 오르면 바다 건너 교동도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지며 동쪽으로는 고려산이 보이고, 북한땅도 한눈에 보여 마치 '한폭의 그림' 또는 '수석작품'과 같은 훌륭한 경관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꽤 많은 등산객들이 민통선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찾는 산이기도 하다.
8등급의 숲이 7등급으로 저평가
또한 별립산의 북사면쪽은 식생이 우수해 수많은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상수리 나무와 신갈나무, 소나무, 밤나무, 잣나무가 주 종을 이루고 있으며 수령이 50년에 달하는 나무들과 수고가 25미터에 달하는 나무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원시림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강유역환경청에서도 '사업예정지역은 식생이 양호한 녹지자연도 7등급이 대부분(94%)이고 급경사지가 많고, 우수한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법적보호종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인 바 골프장 조성은 바람직하지 않음'이라고 검토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사업자측에서 제시한 자료(7등급)와같이 밝히고 있으나 5월 26일 인천시 산지관리위원회가 현장조사를 한 결과 7등급이 아니라 8등급임이 밝혀졌다. 함께 조사에 참여한 녹지분야 전문가 2분은 명확이 이 지역은 7등급이 아니라 8등급이라고 밝히며, 사업예정지의 녹지자연도가 저평가 되었음을 지적했다.
그런데 환경부(한강유역환경청)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자측이 내민 자료만 가지고 사전환경성검토를 실시한 결과 협의를 해주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인천시 사진관리위원회는 이와 같은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소관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건부 승인을 해버렸다.
입목축적조사까지 엉망!
그렇다면 산지관리위원회 소관인 입목축적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졌는가? 5월 26일 현장조사에서는 4개의 표준지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별립산 입구는 초입부터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확인한 표준지는 울창한 숲을 다 지나서 절반밖에 나무가 없는 곳이었다. 강화군과 사업자가 보여준 표준지는 이 산의 평균 입목축적율인 138%와 비슷한 126%인 곳이다. 결국 이 표준지가 이 산의 평균 입목축적이라는 것인데 그저 황당하기만 했다. 이곳까지 걸어 오는 동안 빼곡이 나무가 다 차있었건만 왜 이곳이 표준지가 됐는지.. 조사한 담당자는 격자방식에 의해 GPS로 찍은것이라고 주장하지만, GPS의 오차범위가 10~20미터나 되니...
< 표준지 30번 : 절반은 나무가 없이 텅빈 표준지 >
그리고 두번째 표준지는 사업예정지 중 최고의 입목축적율을 보이고 있는 231%의 표준지 46번이었다. 계양산의 경우에도 최고 입목축적율은 342%에 달하건만... 그 다음 표준지는 더 황당하다. 이 울창한 산림에서 어떻게 산소를 찾아냈는지 산소 한가운데에 표준지를 정한 46번 표준지이다.
< 표준지 46번 : 산소 한가운데를 표준지로 정한 곳 >
강화군과 사업자측은 이 산이 원래 산소가 많단다. 우리가 본 표준지 4곳 중 2곳이 산소였다. 참 많긴 하다. 강화군 녹지과와 인천시 녹지조경과는 며칠에 걸쳐 입목축적 현장조사를 진행했으나, 표준지 선정의 오류를 찾아내진 않았다.
우수한 산림훼손을 방관하는 산지관리위원회
인천시 산지관리위원회는 8등급의 녹지를 7등급의 저평가하고, 재량권을 부려 치졸한 술수로 입목축적조사를 실시하는 등 저급한 조사 자료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화바이오 골프장 건설을 승인해 주었다. 이로 인해 민통선 안의 아름다운 산인 별립산은 처참히 난도질 당하고 내팽겨치게 되었다. 산지관리위원회는 법적하자가 없으면 허가를 내주라고 심의권을 준 것이 아니다. 우수한 산림을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번 강화바이오골프장 심의 결정은 산지관리위원회의 목적 자체를 망각한 결정이었다. 아직 공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인천시 산지관리위원회는 입목축적조사를 재실시하여 제대로 산림을 평가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환경부 역시 잘못된 자료로 사전환경성검토서를 승인해 주었다면, 재확인을 통해 명확히 녹지자연도를 밝혀야 한다.
개발제한구역 특별조치법을 개정하라!
그린벨트에 골프장이 건설이 허용되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사실 그린벨트는 1999년까지는 풀릴 수 없는 족쇄였다. 그전까지 그린벨트에는 골프장이 건설될 수 없었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도 1999년 6월 법이 개정되면서 부터이다. 이로인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산림(그린벨트)에 골프장이 마구잡이로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 그 누구하나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골프장 건설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이 계속되고 있지만 어떤 제동장치도 없다. 이대로 두면 국토의 주요 산하가 온통 골프장으로 뒤덮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1999년 잘못 개정된 개발제한구역법에 대한 재개정이 이루어져야한다.
한강과 임진강이 한 몸이 되어 흐르다 한줄기는 강화해협으로 흐르고 또 한 줄기는 예성강과 만나 서해 바다로 흘러가는 끝자락에 자리 잡은 별립산.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이다. 거대한 물줄기 너머 북녘땅이 보이고 북한의 연백평야와 송악산까지 한눈에 보이는 별립산이 이윤에 눈먼 기업과 강화군청에 의해 처참하게 파헤쳐지는 것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 이 아름답고 우수한 식생을 간직한 산에 작은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꼭 지켜야할 곳이 파헤쳐질 위기에 직면해 있기에...
2011. 6. 9 인천환경운동연합 이혜경